오픈스터디·단일맹검 임상 설계 덕 ‘톡톡’…기존 데이터 활용 가능
중등도 환자 치료 적응증 유일…경증보다 환자모집 및 등록 수월
임상기관 1곳 추가 임상 속도 탄력 기대감↑…확진자 증감세는 변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부광약품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레보비르에 대한 관심이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지가 벌써 6개월이 넘은 데다 환자모집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임상 진행 속도는 국내 확진자 증감세에 따라 빨라질 수도 느려질 수도 있는 변수가 있다. 이 회사의 계획대로 내년 1월 임상이 종료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시험 승인을 받은 약물은 총 24개다. 이 중 시장의 이목이 쏠려있는 것은 단연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 중인 약물들이다.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돼 상당수가 임상 2상에 진입해 있는 데다 치료 효과성이 확인될 경우 긴급사용승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먼저 임상 2상에 진입한 약물재창출 개발 치료제는 부광약품의 ‘레보비르캡슐30mg(성분명 클레부딘 이하 레보비르)’이다. 지난 4월(14일) 식약처로부터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임상시험 설계 과정에서 대조군으로 선정했던 말라리아치료제 ‘히드록시클로로퀸’이 치료 효과 및 안전성에 문제가 확인되면서 지난 6월 대조군을 위약으로 변경했다. 당초 10월이었던 임상 종료 시점이 내년 1월로 미뤄진 배경이다.

이처럼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레보비르 임상 일정이 일부 차질을 빚었지만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봤을 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조군 변경 전 임상이 ‘오픈 스터디’였던 터라 당시 레보비르 투약 환자 데이터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현재 단일맹검으로 진행되고 있는 임상 데이터와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 레보비르의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회사 측도 이 같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임상시험 실시기관이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구로병원(김우주 교수) ▲아주대학교병원(허중연 교수) ▲고려대학교의과대학부속안산병원(최원석 교수) ▲인하대학교의과대학부속병원(이진수 교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이재갑 교수) ▲길병원(엄중식 교수) ▲충남대학교병원(김연숙 교수)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고려대학교의과대학부속병원(손장욱 교수) 등 8곳이었는데 최근 ▲의료법인명지의료재단명지병원(이기덕 교수)을 추가한 것. 임상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레보비르가 중등증 환자 치료 적응증을 갖고 있는 것도 임상을 신속하게 진행하는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란 평가다.

보통 코로나19 확진자 중 경증이 70~80%, 중등도 이상이 20~30%를 차지하는데 경증 환자의 경우 병원이 아닌 생활치료센터에서 관리되고 있어 인원은 많지만 임상 등록이 쉽지 않다. 반면 중등도 이상의 환자는 대학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환자모집이 오히려 더 수월하다.

따라서 현재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약물 중에서 레보비르가 유일하게 중등도 환자 치료를 적응증으로 하고 있는 만큼 경쟁 약물보다 임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부광약품은 현재 대조군 변경 이후 레보비르와 위약 투여군을 2(40명):1(20명)로 나눠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환자모집이 완료될 때까지 이 비율에 맞춰 랜덤으로 환자들에게 약물을 투여한다는 계획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임상 일정을 내년 1월까지 연장한 것은 대조군 변경 영향보다는 국내 확진자 발생 추이와 현재 임상 진행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린 결정이다. 환자 약물 투여기간이 2주에서 최대 3주이기 때문에 모집(60명)이 완료되면 사실상 임상이 종료된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초기 모집 환자들의 투약은 이미 마무리가 된 상태고, 현재 진행 중인 임상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국내 확진자가 급격하게 줄어들 경우 계획보다 임상기간이 늘어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