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장기 지속형 경쟁 격화… 국내 기술가치 급부상
신한투자증권, 디앤디파마텍·펩트론·지투지바이오 주목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K-바이오가 글로벌 빅파마가 주도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본류(Main Market)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GLP-1 기반 치료제 경쟁이 1주 제형을 넘어 ‘1개월 지속형’과 ‘펩타이드 기반 경구제’로 확장되면서 한국 바이오기업들이 보유한 지속형 미립구·경구 흡수율 개선 기술의 전략적 가치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25일 보고서에서 “릴리·노보 노디스크·암젠 등 빅파마가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 개발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들과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 체결 속도가 2026년부터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릴리/카무루스의 위고비(Wegovy) 1개월 제형 임상 성공, 암젠의 마리타이드(Maritide) 1~2개월 제형 긍정적 데이터 확보는 글로벌 시장의 경쟁축이 “투약 빈도 감소”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디앤디파마텍의 펩타이드 경구제 플랫폼 오랄링크(ORALINK)의 산업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분자 화합물 기반 경구 비만약은 GLP-1 단일작용에 한정돼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다중 작용제(GLP-1/GIP/GCG)를 경구제로 구현하려면 펩타이드 흡수율 개선 기술이 필수이며, 국내 기업의 독자 기술이 글로벌 경쟁에서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기 지속형 시장에서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암젠의 전략 수정이다. 암젠의 1개월 제형 ‘마리타이드’는 52주간 체중 감량 -19.9%를 기록했으나 부작용으로 치료 중단률이 11%였다. 암젠은 최고 용량을 낮추고(Titration 확대) 다시 1상을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체중 감량 효과는 더 높아지고 부작용은 줄어드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이 같은 임상 조정은 장기 지속형 개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1개월 제형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국내 기업들의 지속형 미립구·펩타이드 경구 플랫폼 가치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단순히 편의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고서는 경구제·장기 지속형 제형 확대가 △체중 감량 효과의 지속성 △부작용에 따른 중단률 감소 △원료 사용량 감소에 따른 생산 단가 절감 및 약가 방어 등 다층적 이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031년 유럽, 2032년 미국에서 위고비 특허가 만료되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은 2026년 안에 신규 1개월 제형 개발을 위한 임상 1상 개시가 필수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장기 지속형 및 경구형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6년 비만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기업으로 펩트론과 디앤디파마텍을 제시했다. 관심종목으로는 지투지바이오를 언급했다.
펩트론은 일라이 릴리와 함께 1개월 지속형 미립구(GLP-1) 제형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디앤디파마텍은 화이자와 협력해 펩타이드 기반 경구형 GLP-1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투지바이오는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 제형 기술 개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보고서는 “2026년은 국내 기업들이 확보한 다수의 공동개발 과제가 본계약으로 전환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경구제·지속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K-바이오의 글로벌 비만 시장 진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