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 대사·간·심혈관 개선 신호…적응증 확대 전망
[메디코파마뉴스=이호빈 기자] 노보노디스크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지방간염(MASH) 및 심혈관 질환 치료 영역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임상에서 MASH·심혈관 치료제로서의 잠재력이 확인되면서, 적응증 확대 및 급여 적용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비만 관련 합병증 위험 감소로
위고비의 체중 감소 효과는 앞서 진행된 다수의 글로벌 임상을 통해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이하 노보)는 위고비 최신 임상의 초점을 단순 체중 감소가 아닌 '비만 관련 합병증 위험감소'에 맞추고 있다. 실제로 노보는 최근 미국비만학회에서 발표된 위고비의 STEP UP 3b상에서 비만 관련 합병증 위험 감소와 밀접하게 연관된 새로운 치료 목표를 제시했다.
STEP UP 3b상에서 위고비 투여군은 평균 21% 체중 감량을 보였으며, 2.4mg 및 7.2mg 투여군의 절반 이상이 20% 이상 감량에 성공했다. 특히 BMI 27 미만과 허리–신장비(WHtR) 0.53 미만을 동시에 달성한 환자 대부분에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주요 심혈관 위험 인자가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
◇체중 감량과 무관하게 나타난 심혈관 보호 혜택
위고비는 체중 감소와 무관하게 유의한 심혈관 보호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 란싯(Lancet)에 게재된 'SELECT' 임상의 사전 지정 분석 결과, 치료 초기 20주간 체중 변화와 MACE(주요 심혈관 사건) 감소 간 직접적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허리둘레 변화는 전체 심혈관 보호 효과의 3분의 1 수준만 설명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효과는 세마글루티드 고유 기전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연구진은 해당 기전을 ▲내피 기능 개선 ▲죽상경화 경로 억제 ▲중추신경계 기반 염증 조절 ▲혈압·지질 조절 등 다중 경로 조절효과로 설명했다.
위고비의 심혈관 보호 효과는 경구용 세마글루티드에서도 확인됐다.
미국비만학회에서 발표된 OASIS 4 3상에 따르면, 15% 이상 체중 감량을 달성한 환자군은 15% 미만 감량군보다 ▲수축기·이완기 혈압 ▲C-반응 단백질 ▲비(非)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 주요 심장대사 지표에서 더 큰 개선 폭을 보였다. 특히 수축기 혈압은 –10.1mmHg로, 15% 미만 감량군(–4.1mmHg) 대비 두 배 이상 낮아졌으며, CRP 역시 0.34로 위약 대비 의미 있게 감소했다.
◇MASH에서도 독립적 효과…간 질환 영역 확장 기대
최근 미국간학회(AASLD)에서는 위고비의 간 손상 및 섬유화 개선 효과를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발표됐다.
발표된 ESSENCE 결과에 따르면, 대사기능 이상 관련 MASH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위고비 2.4mg은 체중 감량 수준과 관계없이 간 손상을 개선하고 섬유화 진행을 억제했다. 특히 체중이 거의 줄지 않은 ≤2% 감량군에서도 간 손상 해소율(48.4%)이 위약(25.8%)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았으며, 간 섬유화 개선도 위고비 투여군에서 더 우세한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최근 발표된 임상 결과들은 위고비의 향후 심혈관 및 MASH 적응증 확보 가능성과 급여 적용 논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위고비는 체중 감량을 넘어 간·심혈관·대사 지표 전반을 개선하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며 “이런 다중 효과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확인될 경우, MASH·심혈관 고위험군 등 비만 동반 질환 환자를 중심으로 적응증 확대와 급여 적용 필요성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