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7억7100만달러 투자…정제·캡슐 생산 허브 구축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스위스 생산시설에서 대규모 인력 조정을 실시한다. 북미 지역에서 공격적인 생산 투자 계획을 밝힌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본국에서는 제조라인을 축소하는 상반된 행보가 이어지면서, 회사의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 재편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약바이오 전문매체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25일(현지시간) 스위스 북부 슈타인(Stein) 생산단지에서 정제·캡슐 생산을 2027년 말까지 중단하고, 이에 따라 총 550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동시에 약 2600만달러(2600만 스위스프랑)를 투입해 생산시설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효율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슈타인 공장 축소와 별개로, 바젤 인근 슈바이처할레(Schweizerhalle) 공장에는 8000만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다. 이번 투자를 통해 siRNA 생산 역량을 확충하며, 2028년까지 약 80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예정이다.
이번 스위스 인력 감축은 불과 일주일 전 노바티스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총 7억7,100만달러 규모의 생산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직후 나왔다. 노바티스는 모리스빌(Morrisville)에 정제·캡슐 제형 및 패키징을 담당할 신공장을 짓고, 더럼(Durham) 인근에 바이올로직스 생산시설 및 무균 충전(sterile filling) 공장 2곳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미국 투자로 7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며, 향후 5년간 총 230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내 생산 기반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약사들에 대한 고관세(최대 100%까지)를 경고한 가운데, 미국 내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에 관세 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정책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스테펜 랑(Steffen Lang) 노바티스 글로벌 오퍼레이션 총괄은 “스위스에서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혁신 제조기술과 자동화 고도화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조정은 슈타인과 슈바이처할레를 혁신 생산 거점으로 재정립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노바티스·AZ·머크·로슈·J&J 등 글로벌 빅파마가 잇달아 미국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는 배경으로 미국 정부의 의약품 공급망 미국화 정책, 고관세 리스크 회피, 생산시설 인센티브 확산, 북미 시장의 높은 생산 효율성 등을 꼽는다. 반면 유럽 본사 생산기지는 구조조정·라인 축소 등 비용 효율화 기조가 강화되는 흐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