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올해 1~6월 ‘간암’ 관련 게시글 4,898건 분석
환자가 주목한 관심 키워드, ’병원·검사·수술·의사·아버지·약‘
국내 7번째 흔한 암이지만 진행된 이후 발견 생존율 낮아

▲ 본지의 자체 개발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 국내 대형포털에서 접근 가능한 암 환자 관련 게시판을 총망라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다. 위 이미지는 빅데이터 수집 결과에 대한 인포그래픽.
▲ 본지의 자체 개발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 국내 대형포털에서 접근 가능한 암 환자 관련 게시판을 총망라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다. 위 이미지는 빅데이터 수집 결과에 대한 인포그래픽.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사회 경제적 활동이 가장 활발한 40~50대 남성 사망률 1위로 알려진 간암.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일곱 번째로 흔한 암이다. 그런데 조기 발견이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아 국가암건진사업 대상 암종인 6대 암(위, 대장, 간, 폐, 유방, 자궁경부)에서 폐암 다음으로 생존율이 낮다. 남녀의 성비는 3:1로 남자에게 훨씬 많이 발생하는 암이기도 하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이는 대부분의 간암이 초기뿐 아니라 어느정도 진행된 경우에도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해 이미 병 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간암은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 등을 동반한 경우도 많아 치료에 걸림돌이 돼왔고 이로 인해 과거에는 걸리면 죽는 병이란 인식도 강했다.

그러나 최근 영상의학의 발전과 암 조기 검진 확대로 간암이 초기에 진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기에 수술(간절제), 간이식, 경동맥화학색전술(통칭 색전술), 항암제 요법 등 치료법의 발달로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향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공개된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2019년통계)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1993~1995년 11.8%에서 2015~2019년에는 37.7%로 대폭 올라왔다. 다만, 6대암으로 좁혀보면 폐암(5년 생존율 34.7%) 다음으로 아직도 낮은 수치다. 2019년 기준, 같은 기간을 대상으로 6대 암의 5년 상대생존율의 평균은 66.38%를 기록했다.

이처럼 간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현재. 환자와 그들의 가족들은 무엇을 가장 궁금해하고,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할까.

<메디코파마뉴스>는 창간 30주년을 맞아 자체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국내 대형 포털에서 접근 가능한 간암 관련 게시글을 분석하는 특집을 기획했다. 분석에 포함된 게시글은 올해(2022년 1월~6월 14일) 상반기 간암 관련 게시글로 4,898건의 댓글을 취합했다.

<간암> 두번째 편에서는 해당 질환을 핵심 키워드로 설정하고 이와 함께 언급된 단어들을 살펴 환자들의 의견을 분석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댓글을 종합해 보면 환자와 가족들은 수술, 색전술, 간이식 등의 치료와 관련해 병원과 의사에 대해 알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었다. 여기에 상태, 걱정, 시간과 같은 키워드에서 고민과 삶에 대한 절박함이 드러났고 항암제와 관련해서는 구입 비용과 효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황에 따른 환자들의 어려움이 키워드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 간암서 주목한 키워드, 병원·의사 등…올해는 ‘코로나’도 등장

우선 간암과 연관성이 깊었던 전반적인 키워드에는 병원(3,482건), 검사(피검사, 검진 포함 2,539건), 수술(2,301건), 의사(교수, 선생님포함 1,911건), 간수치(1,599건), 간이식(1,459건), 아버지(아빠 포함 1,434건), 약(1,328건), 입원(1,231건), 결과(1,179건), 간경화(1,132건), 엄마(어머니 포함 1,115건) 등의 단어가 버즈량 최상위권에 올랐다.

이외에도 복용(924건), 오늘(890건), 상태(883건), 걱정(859건), 생각(843건), 시간(721건), 궁금(699건), 피검사(679건), 간염(652건), 진료(639건), CT(624건), 색전술(596건), 지방(575건), 처방(572건), 코로나(565건), 공여자(556건), 항암(526건), 초음파(518건), 서울(512건), 마음(501건), 아산(500건), 도움(431건), 보험(379건), 부작용(300건) 등의 단어에서도 많은 빈도수가 나타났다.

이들 키워드 중 병원, 검사, 수술, 의사, 간이식 등의 키워드가 가장 높은 빈도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초기 간암 진단과 진단 이후 수술을 받기 위한 병원 정보를 찾고자 하는 환자와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이 녹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간암은 보통 초기인 1기 일 때 간을 절제하거나 이식하는 수술 치료를 하게 된다. 또 2~3기 때에도 수술, 고주파열치료 등이 기본으로 사용된다. 이는 간이 다른 장기와 달리 재생력에 있어서 정상인을 기준으로 80%를 절제해도 남은 부분이 재생해 간 기능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간 절제술은 몸 상태가 건강해야만 실시할 수 있고 재발은 작지만 반대로 부작용이 제일 크다는 단점이 있다. 간이식은 면역 문제로 상급병실인 1인실을 주로 사용하게 되므로 비급여인 입원비의 부담이 상당히 발생한다. 고주파열치료는 태우는 형태라 다른 장기와 근접했을 경우 사용할 수 없고 수술보다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이처럼 간암 진단 초기 간을 절제하거나 수출치료와 관련해 커뮤니티에서는 수술, 간이식, 공여자 등의 키워드가 많이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어느 환자의 댓글에서 <친정 아빠의 간암 재발로 60% 잘라내는 절제술을 하셨어요. 3개월 후 재발 색전술시행 또 재발로 의사선생님이 그나마 건강할 때 간이식 하자고 하십니다. 아빠에게 공여하는 게 맞는데 신랑과 시부모까지 고생시키는 일이라 죄송하고 미안하고, 저또한 무섭고 또 무섭습니다. 여기에 현실적인 부분으로 아빠가 실비도 없고 보험도 없으셔서 큰 걱정입니다>라며 마음 아픈 사연을 전했다.

또 다른 가족은 사연에서도 <저희 아버지가 간암 2기 판정받으시고 올해 1월 간 절제술을 하셨어요. 수술만 하면 모든 게 잘될 줄 알았는데 그게 시작이었어요. 이후 배액관 문제가 발생하고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아버지도 가족도 너무 괴롭고 힘들어요. 아버지는 반대하지만, 의사가 권유한 간이식을 하기로 결정했어요. 간이식 이후 평범한 날로 돌아가고 싶어요>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간 절제술 이후 호전이 없어 이식을 고려할 때 공여할 가족들의 어려움과 고민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수술 등 치료가 힘들거나 치료 후에도 암이 진행되면 색전술, 항암화학요법 등의 항암치료가 고려되며 4기에 들어서는 항암치료가 집중된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종양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서 항암제에다 요오드 성분 물질인 ‘리피오돌’을 혼합해 그 물질을 주입하고 결국 종양으로 향하는 혈관을 색전물질‘로 막아버리는 치료 방법이다. 부작용은 제일 적지만 재발률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방사선색전술은 항암제 대신 방사선 원소를 투입하는 치료법으로 통증이 없고 1회로 끝나는 장점이 있지만, 종양이 크면 사용하기 힘들고 비용이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환자와 가족들은 <모 병원 산부인과 갔다가 종괴발견 이후 소아기 내과에서 간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불가하다며 색전술로 크기를 줄이자고 하십니다. 이미 수술이 어렵다는데 희망이 없는 건가요. 이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라며 환자 본인의 상태와 치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드러났다.

또 <현재 엄마가 간경화로 입원 중인데 색전술을 하자고 하십니다. 그러면 간암이라는 건데 현재 산정특례를 못 받았는데 색전술 후에 적용을 받을 수 있나요? 현재 수술전 검사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수백만원의 비용이 나갔어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아빠가 작년 암크기가 9cm가 넘어서 수술은 불가하다고 해서 색전술 받고 1년 동안은 잘 버텨주셨는데 최근 검사 결과가 너무 안좋네요. 이제는 의사 선생님께서 임파선 전이에 폐도 안 좋다고 수술은 당연히 안되고 딱히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항암제 처방만 해주신다는 말만 하시네요>라며 비용 문제와 색전술 이후 치료에 대한 고민도 토로했다.

또 검사와 진단과 관련된 키워드 사용도 주목됐다. 간암은 사전 예방과 조기 수술 치료가 주효한 만큼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키워드로 검사(2,539건), 수치(1,599건), 피검사(679건), 진료(639건), CT(624건), 초음파(518건), 진단(463건), 검진(284건), 건강검진(273건), 소견(242건), 판정(238건), MRI(202건), 혈액검사(196건)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촬영 검사와 관련해 비용적인 측면에서 약 10만 원 내외로 저렴한 장점이 있는 CT나 초음파 검사가 약 50~70만 원이 소요되는 MRI 검사보다 다수 언급되면서 이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CT의 경우 방사선 노출로 임산부 같은 경우 사용에 제한이 발생하며 MRI는 방사선 노출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시선을 끈 것 중 하나는 코로나 키워드(565건)다. 여기에는 수술, 간이식 환자나 간염 환자 등에게서 코로나19 백신을 과연 맞아야 하는지 걱정과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컸다.

간암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힌 간염과 간경화에 관한 내용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간경화(1,132건), 간염(652건), 신장(455건), 보균자(369건), 바이러스(336건), 비리어드(292건), 간경변(244건), B형간염(201건), 알콜(164건) 등이 언급되면서 주목됐다. 비리어드는 만성 B형 간염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제 중 하나며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부분도 환자들 사이에서 화자된 것이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간암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간경화(간경변)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정상 간세포가 점점 줄어들고 섬유조직이 들어차 간이 재생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린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간경화의 4대 위험요인으로는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 과도한 음주, 복부비만이나 고혈당에 따른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환자와 가족들 사이에서도 피검사 등의 수치를 통해 의사로부터 간염과 간경화에 대한 진단과 조언을 듣고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B형간염 보균자 남성입니다. 피검사 결과 AFP 수치가 12.88로 나왔습니다. 간암 수치 관련 정확한 검사를 받고 싶은데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알콜성 간염으로 2년째입니다. 혈액 초음파 등 6개월마다 추적 관찰 중입니다>, <비알콜성 지방간염 진단받은 30대초 남입니다. 식단에 대해 질문드립니다>, <수직감염 B형간염 보균자입니다. 대부분 항바이러스약을 비급여로 드시는 것 같은데 보균자가 먹어도 도움이 되나요>, <B형간염 보균자로 처방약 먹는 동안은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먹으면 안되나요. 간에 무리가 있나요> 등 검사로 인한 효과와 비용, 간에 무리가 가는 약이나 검사인지 경험담을 요청하는 문의가 많았다.

≫ 병원과 의사에 대한 ’정보 부족‘, 데이터에 고스란히

특히 앞으로 치료를 맡겨야 할 의료기관과 의료진에 대한 관심은 무척 높았다. 병원이 3,482건으로 키워드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검사(2,539건), 입원(1,231건), 진료(639건), 의사(교수, 선생님 포함 1,911건), 지방(575건), 서울(512건), 예약(435건), 대학(417건) 등의 단어가 언급량이 많았다.

실제로 환자와 그 가족들은 <b형 간염보균자인데 강남이나 서울 쪽 검사 잘하는 병원 추천 부탁드려요>, <집 앞 병원 갔다 왔는데 간초음파를 한 시간 넘게 보시고 큰 혹이 있다며 큰 병원 가서 CT나 MRI 찍어보라고 합니다. 두려운 마음속에 병원과 교수님 추천 부탁드려요>, <간이식, 색전술로 저명하신 의료진 추천 부탁드립니다> 등의 질문과 조언 요청 등이 다수를 차지했다.

병원과 의사에 대한 정보 부족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환자와 그 가족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공유했고 소통했다.

아울러 병원의 전원과 관련한 문제로만 좁혀봐도 고민하는 게시글이 상당수 있었다. 퇴원(711건), 지방(575건), 서울(512건), 예약(435건), 집(421건), 추천(326건), 보호자(200건) 등의 키워드 등장 빈도가 높았다.

≫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눈돌리는‘ 환자들…치료 이후 고민도

대형병원들에 대한 관심도도 높았다. 대표적으로는 서울아산병원(500건), 삼성서울병원(149건), 서울대병원(145건), 신촌세브란스병원(86건) 등의 대형병원 이름이 오르내렸다.

환자와 가족들은 <어머니가 간경화로 지방 xx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삼성서울에서 암발견 후 저는 항암 전문병원을 동생은 응급상황에 대처할 가까운 대학병원을 생각하고 있어요>, <아산병원 간이식 비용 및 의료진에 대해 문의드려요>, <**병원에 입원하시고 계셔서 대형병원인 신촌세브란스로 전원 요청할려구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며 대형병원으로의 진료나 전원을 검토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 외에도 경제적 이유, 보호자 상황 등의 사유로 퇴원이나 전원을 하려 해도 쉽지 않아 고민하는 사연들도 나왔다. 어떤 환자는 <아버지가 대형병원인 **병원에서 치료 중인데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고 직장문제도 있어 고향병원으로 전원할 수 있을까요, 어찌해야 할까요>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검사를 받고 수치 결과에 대한 걱정과 우려 그리고 간암 투병 속에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는 가족의 심정이 담긴 키워드도 언급 빈도가 높았다. 아버지(아빠 포함 1,434건), 결과(1,179건), 엄마(어머니 포함 1,115건), 걱정(859건), 상태(883건), 생각(843건), 정상(577건), 마음(501건), 가족(402건), 남편(339건), 간절(247건). 제발(245건), 불안(197건) 등의 단어가 주를 이뤘다.

또 환자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대한 가족들의 고민도 묻어났다. 요양(235건)이란 키워드 속에서 <**병원에서 방사선하면서 지낸 요양병원을 찾고 있어요. 어디도 가면 좋을까요>, <간암 전문요양병원이 서울에는 없나요, 간암 환자들은 다 집에서 요양하시나요> 요양병원에 관한 정보와 또 <간이식 수혜자 퇴원후 요양병원을 들어갈려구 하는데 추천 부탁드립니다>라는 희망적인 문의도 있었다.

반면 <병원에서도 이젠 간성혼수 조절도 안되고 마지막을 생각하라고 하는데 이제는 요양병원으로 모셔서 조금 편하게 계시다 보내드려야 하는 걸까요>라며 더는 치료가 여의치 않은 환자들의 선택지도 이번 분석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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