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00곳 2024년 4분기 경영실적 분석
몸집은 10곳 중 7곳 불었는데…영업익은 4곳 만이 늘어나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대체로 전년 4분기보다 수익성이 뒤떨어진 결과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3분기까지 많은 기업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겨울의 계절적 특성을 배경으로 실적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꺾였다는 점에서 실적 침체가 충격으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선전이 시선을 끌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대형사 중소형사 관계없이 기업들의 수익성에 대한 부진한 성적표가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앞서 2022년 4분기엔 위드 코로나19로 감기약과 항생제 등의 판매고가 크게 늘면서 전반적으로 내수 시장이 활성화된 것이 실적개선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반면 지난해 4분기엔 그 효과가 사라지고 3高(금리·환율·물가) 사태가 경영 악화를 초래하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디코파마뉴스>는 2023년도 잠정 결산실적을 공개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00곳의 4분기(3개월, 10월~12월) 경영실적을 분석했다. 단, 조사대상은 제약바이오 특성상 캐시카우 없이 신약개발만을 하는 곳을 제외하기 위해 4분기 매출 최소 100억 원 이상(연매출 500억 원 이상)의 기업만을 집계했다.

≫ 국내 제약바이오사 10곳 중 7곳 외형 성장…수익성 개선은 4곳 불과

지난해 4분기 전체 조사대상 100개 제약바이오사 중 69개사가 전년 4분기 대비 매출 성장에 성공했다. 10곳 중 7곳인 셈이다.

반면 수익성 악화를 보인 곳은 전체의 60%(60곳)에 달했다. 10곳 중 6곳은 영업이익이 줄어들었거나 적자를 낸 것이다.

대표적으로 한독, SK바이오사이언스, 동화약품, 명문제약, 알리코제약, 알피바이오, 바이넥스, 한올바이오파마, 국전약품, 부광약품, 일성신약, 동성제약, 엘앤시바이오, 조아제약, 파미셀 등 15개사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또 GC녹십자, 차바이오텍, 동아에스티, 제일약품, 일동제약,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니아, 신풍제약, 현대약품, 경동제약, 종근당바이오, 국제약품, 씨티씨바이오, 코오롱생명과학, 녹십자엠에스, HLB생명과학,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CMC제약, 경남제약, 메디포스트 등 21곳은 직전년 4분 영업적자에 이어 지난해 4분기도 적자가 이어진 곳들이었다.

반면,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늘거나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록된 곳은 전체의 40%(40곳)에 해당했다.

특히 종근당, 신신제약, 에스텍파마, 옵투스제약, HK이노엔, JW신약, 에스티팜, 팜젠사이언스 등 8개사는 영업이익이 최소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또 한국비엔씨, 비보존제약, 유한양행, 경보제약, 국전약품, 영진약품, 비씨월드제약, 녹십자엠에스, 이수앱지스 등 9개사는 영업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 지난해 4분기, 매출 규모 100억 원 이상 제약사 10곳 중 4곳 ‘역성장’

지난해 4분기 매출 규모 100억 원 이상의 제약사 100곳 중 60곳은 외형이 성장한 반면 40곳은 역성장했다.

이중 엔지켐생명과학(4분기 매출액 232억 원, 전년比 성장률 249.1%↑), SK바이오팜(1,268억 원, 102%↑), 이수앱지스(166억 원, 81.3%↑), 위더스제약(259억 원, 75.7%↑), 유바이오로직스(269억 원, 54.4%↑), 경남제약(205억 원, 39.9%↑), 옵투스제약(199억 원, 36.6%↑), 진양제약(246억 원, 34.1%↑),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227억 원, 32.9%↑), 한국비엔씨(235억 원, 32.7%↑), 메디톡스(680억 원, 30.1%↑) 등이 30% 이상의 고성장을 보였다.

이와 함께 바이오니아(641억 원, 28.8%↑), 일성신약(220억 원, 28.4%↑), 종근당(5,046억 원, 27.1%↑), 바디텍메드(359억 원, 24.4%), 국전약품(301억 원, 21.4%↑), 한미약품(4,224억 원, 20.3%↑), 팜젠사이언스(465억 원, 19.6%↑), 에스티팜(1,197억 원, 19.3%↑), 삼천당제약(525억 원, 17.9%↑), 동아에스티(1,813억 원, 17.6%↑), 테라젠이텍스(619억 원, 17.4%↑), 삼일제약(505억 원, 16.2%↑), 대원제약(1,409억 원, 14.9%↑), 보령(2,312억 원, 14.8%↑), 국제약품(353억 원, 14.1%↑), 신일제약(238억 원, 14%↑), 안국약품(642억 원, 13.2%↑), 동국제약(1,879억 원, 12.9%↑), 휴메딕스(367억 원, 12.4%↑), 휴온스(1,452억 원, 12.3%↑), 환인제약(584억 원, 11.9%↑), 지씨셀(525억 원, 11.6%↑), 파마리서치(598억 원, 11.5%↑), 삼성바이오로직스(1조735억 원, 11.2%↑), 현대약품(456억 원, 10.7%↑), 대웅제약(3,618억 원, 10.4%↑), 에스텍파마(163억 원, 10.1%↑) 등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이 역성장한 곳은 부광약품(250억 원, 59.3%↓), 코오롱생명과학(335억 원, 52.2%↓), 에스디바이오센서(1,245억 원, 36.9%↓), SK바이오사이언스(906억 원, 35.4%↓), 파미셀(132억 원, 29.7%↓), 셀트리온(3,826억 원, 25.1%↓), 조아제약(158억 원, 18.6%↓), 씨젠(1,005억 원, 18.2%↓), 신풍제약(501억 원, 14.8%↓), HLB생명과학(234억 원, 14.8%↓), 바이넥스(355억 원, 44.4%↓), 녹십자엠에스(236억 원, 14.3%↓), JW신약(245억 원, 10.4%↓) 등은 10% 이상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동성제약(217억 원, 8.7%↓), 하이텍팜(237억 원, 8.6%↓), 한독(1,266억 원, 6.9%↓), 대봉엘에스(223억 원, 6.7%↓), 경동제약(448억 원, 6.3%↓), 한국파마(205억 원, 6%↓), 비씨월드제약(196억 원, 4.6%↓), 바이오노트(218억 원, 4.5%↓), 고려제약(191억 원, 4%↓), 티앤엘(219억 원, 3.4%↓), 유한양행(4,372억 원, 3%↓), GC녹십자(4,049억 원, 1.6%↓), 일동제약(1,499억 원, 1.4%↓) 등도 4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출처: 각사 보고서
▲ 자료출처: 각사 보고서

≫ 최소 매출성장률 웃돈 곳, 상당수 영업이익도 개선

주목할 점은 매출성장률에 따라 수익성도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매출이 성장한 곳만을 대상으로 수익성 개선 여부를 따져본 결과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업계 평균 성장률인 7%를 초과 달성한 44곳 중 절반 이상인 24곳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 또는 두 자릿수 이상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SK바이오팜(4분기 영업이익 152억 원), 이수앱지스(44억 원), 위더스제약(32억 원), 유바이오로직스(95억 원), 한국비엔씨(11억 원), 테라젠이텍스(17억 원), 삼일제약(20억 원), 지씨셀(37억 원), 대웅제약(287억 원), 영진약품(26억 원) 등은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또한 종근당(1,144억 원, 515.2%↑), 옵투스제약(19억 원, 254.4%↑), 한미약품(701억 원, 80.5%↑), 팜젠사이언스(40억 원, 108.4%↑), 에스티팜(215억 원, 132.2%↑), 보령(148억 원, 60.9%↑) 등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뛰어올랐다.

다만 이들 중에서도 수익성 부진의 여파는 나타났다. 일성신약(-7억 원), 국전약품(-1억 원), 명문제약(-9억 원), 엘앤씨바이오(-6억 원) 등은 영업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이외에도 진양제약(2억 원, 86.8%), 메디톡스(24억 원, 85.1%), 안국약품(7억 원, 70.5%) 등은 영업이익이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반면, 성장은 했지만 최소 성장률을 넘기지 못한 25곳에서는 상당수가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실제로 집계된 25곳 중 18곳, 조사대상 72%가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차바이오텍(-180억 원), 메디포스트(-97억 원), 종근당바이오(-50억 원), 한올바이오파마(-43억 원), 제일약품(-16억 원), CMG제약(-10억 원), 알피바이오(-4억 원) 등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또 제테마(4억 원, 69.1%↓), 콜마비앤에이치(40억 원, 54.5%↓) 서울제약(3억 원, 69.2%↓), 이연제약(7억 원, 88.8%↓) 등도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50% 이상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수익성 악화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 삼성바이오, 압도적 영업익…전통 제약사에선 종근당 1000억 대 유일

지난해 4분기 제약바이오 기업 중 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낸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증가에 힘입어 4분기 영업이익으로 11.9% 늘어난 3,5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전통 제약사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종근당이 기술수출에 힘입어 1,144억 원의 이익을 올리며 4분기 영업이익 규모 2위로 올라섰다.

이어 한미약품은 80.5% 늘어난 70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휴젤(368억 원, 22.4%↑), JW중외제약(326억 원, 13.6%↑), 대웅제약(287억 원, 흑자전환), HK이노엔(225억 원, 169%↑), 에스티팜(215억 원, 132.2%↑), 동국제약(205억 원, 9.4%↑), 파미리서치(190억 원, 13.6%↑), 셀트리온(184억 원, 81.7%↓), SK바이오팜(152억 원, 흑자전환), 보령(148억 원, 60.9%↑), 휴온스(110억 원, 32.4%↓), 유나이티드제약(104억 원, 18.8%↓) 등이 100억 원 이상의 영업 흑자를 냈다. 이 가운데 이익이 감소한 수익성 부진을 드러낸 곳은 셀트리온, 휴온스, 유나이티드제약이다.

반면, 영업이익 적자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코로나 엔데믹화 이후 성장세가 수직 하락하고 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로 나타났다. 회사는 4분기 영업 손실만 296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 4분기 1,146억 원의 영업 손실보다는 큰 폭 줄어든 수치다.

이어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182억 원, 적자지속), 차바이오텍(-180억 원, 적자지속), 경동제약(-158억 원, 적자지속), 부광약품(-146억 원, 적자전환), 신풍제약(-146억 원, 적자지속) 등은 100억 원 이상 규모의 영업 손실을 내면서 적자가 발생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메디포스트(-97억 원), HLB생명과학(-84억 원), SK바이오사이언스(-84억 원), 바이오니아(-84억 원), GC녹십자(-84억 원), 코오롱생명과학(-82억 원), 알리코제약(-51억 원), 종근당바이오(-50억 원), 한올바이오파마(-43억 원), 조아제약(-34억 원), 동아에스티(-34억 원), 바이넥스(-33억 원), 엔지켐생명과학(-32억 원), 씨티씨바이오(-25억 원), 경남제약(-24억 원), 일동제약(-23억 원), 한독(-22억 원) 등도 20억 원 이상 영업적자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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