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OP 랭킹] 제약바이오 대주주 주식 가치 변동 순위(上)
지분 가치 ‘대격변’…국전약품 오너 ‘웃고’ 신풍제약 ‘울고’
삼진·삼성·광동·조아제약, 경영권 방어벽 ‘취약점’ 드러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신종 감염병(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자 제약기업 최대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돈방석에 앉은 오너가 있는가 하면, 주가의 거품이 빠지면서 일부는 최대 수 천억 원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주식 가치의 변동은 경영권 방어에도 막대한 영향을 줬다. 한국파마와 삼아제약 오너 일가의 경우 올해 65%가 넘는 지분으로 철옹성 진지를 구축한 반면, 삼진제약 최대주주의 지분은 12.85%에 그치면서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지난 15일 기준,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45곳의 최대주주 지분(보통주) 가치를 분석하고 주가 변동에 따른 손실 규모를 단독 공개한다.

≫ 제약바이오주 ‘코로나 버블’ 빠지니…‘오너 리스크’ 수면 위

최대주주 45명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올해 들어 총 2조2,387억 원 쪼그라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지분의 가치가 늘어난 최대주주는 7명이 전부였다.

이익을 본 대주주가 소수였다면 손해를 본 대주주는 대다수였던 셈이다.

신풍제약 장원준 사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지주사를 통해 7,637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사장이 직접 보유한 신풍제약 지분은 0.19%(100,422주)에 불과했지만, 이 회사의 지주사인 송암사(신풍제약 지분 24.2%, 주식수 1,282만1,052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평가액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송암사의 지분 72.91%를 소유하고 있다.

앞서 장 사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지난해 신풍제약이 약물 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을 시도했던 ‘피라맥스’의 힘을 받으면서 1조3,524억 원까지 치솟았다. 2019년에만 해도 장 사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가 801억 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상승률이다.

그러나 주식 가치의 폭등은 작년이 끝이었다. 피라맥스의 임상 결과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장 사장의 지분 가치는 올 들어 7,637억 원 급감하면서 반토막 난 상태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을 통해 보유 중인 셀트리온제약의 지분 평가액은 4,403억 원 줄어들었다. 여기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도 지주사(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해 감소한 지분 가치만 7조6,898억 원에 달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셀트리온홀딩스의 합병 전 지분으로 각각 100%, 95.51%를 소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해 주가 하락으로 막대한 손해를 본 오너들도 무더기로 나왔다.

대표적으로 부광약품 김동연 회장(1,026억 원↓), 위더스제약 성대영 회장(202억 원↓), 신일제약 홍성소 회장(198억 원↓), 비씨월드제약 홍성한 사장(192억 원↓), 한독 김영진 회장(179억 원↓), 삼진제약 조의환 회장(143억 원↓), 명문제약 우석민 회장(130억 원↓), 하나제약 조동훈 부사장(124억 원↓) 등이 보유 중인 지분 가치가 큰 폭으로 쪼그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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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전약품·이연제약 오너, 올 주식 가치 1천억 원 이상 불어나

코로나19 특수로 재미를 본 오너들도 있었다. 국전약품, 이연제약, 한국파마의 최대주주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이익을 벌어들인 오너는 국전약품 홍종호 사장이었다. 지난해 말 2,090억 원에 불과했던 홍 사장의 주식 가치는 지난 15일 기준 3,281억 원으로 1,191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증가율로 보면 6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다만, 올해 들어 홍 사장 외 오너일가 3인(최대주주 등)의 지분은 지난 6월 유상증자로 인해 작년 말 기준 80.77%였던 지분이 65.56%(주식수 31,492,861주)로 내려앉았다. 이후에도 주식의 장내 매도로 인해 지분은 61.98%(30,414,351주)까지 떨어진 상태다.

유상증자 이후 최근 오너 일가가 팔아 치운 주식 물량은 107만8,510주에 달한다. 장내 매각 단가는 1만8,415원부터 2만889원 사이에 처분됐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61.86% 급등했으며 15일 현재 종가는 1만5,350원이다. 처분이익만 보더라도 홍 사장 일가는 올해 최소 100억 원 이상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연제약의 유용환 사장도 올해 1,102억 원의 부가 늘어났다.

지난해 유 사장이 보유한 주식평가 금액은 1,200억 원이다. 이는 올 들어 지분 가치가 급등하면 2,302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유 사장 오너 일가 4인도 지난 2월 시간외거래에서 40만 주를 1만8,057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유 사장 오너 일가는 약 8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는 故 유성락 회장으로부터 받은 상속분에 대한 세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받았던 과거 담보대출을 일부 상환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파마의 박재돈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도 960억 원 뛰었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해 8월 기업공개 이후 신흥 재벌에 합류했다. 공모가가 9,000원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작년 연말 2만2,200원으로 두 배 넘게 오르면서 박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지난해 630억 원대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 회사의 주가는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에 대한 공동개발과 자사가 보유한 ‘페노피브레이트’의 코로나 치료 효과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을 이어갔다. 지난 15일까지 한국파마의 주식은 5만6,000원에 거래되면서 현재 박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1,590억 원까지 뛰어 오른 상태다. 증가율로 보면 박 회장의 재산은 올해만 152% 늘어난 셈이다.

이 외에도 올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분이 불어난 오너는 삼아제약 허준 회장(217억 원↑), 환인제약 이광식 회장(59억 원↑), 유유제약 유원상 사장(36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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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 드러낸 최대주주 지분율…삼성·광동·조아제약 경영권 방어 ‘취약’

최대주주의 지분(보통주) 가치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경영권의 방어력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팜젠사이언스(최대주주 등 지분율 8.33%), 삼진제약(12.85%), 삼성제약(14.98%), 광동제약(17.64%), 조아제약(19.57%) 등이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대표적인 곳들이었다.

팜젠사이언스(舊 우리들제약)는 지난해 ‘에이치디투자조합’이 새 주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조합은 회사 임직원들이 결성한 펀드로, 회사 전체 주식의 118만 주를 소유, 지분 8.06%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팜젠사이언스는 특별관계자의 지분을 전부 합쳐도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8.33%에 불과했다. 언제든 이 회사의 주인이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경영권의 취약점이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팜젠사이언스는 지난해 신주인수권사채(BW)와 올해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미국 린든캐피탈(Linden Capital L.P)과 홍콩계 펀드인 SC로이(SC Lowy Financial (HK) Limited)로부터 각각 250억 원을 투자받았다. 만약 신주인수가 행사될 경우, 각각 지분율이 13.19%에 달하면서 사실상 최대주주급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삼진제약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회사 조의환 회장은 지분 6.04%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도 12.85%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시가총액도 3,700억 원에 그치면서 적대적 M&A 세력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간 것이다. 다만, 삼진제약은 자사주 11.49%, 우리사주가 4.44%를 소유해 우호 지분을 약간 더 보유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 한국파마·제일약품·보령제약 등 경영권 ‘철옹성’ 진지 구축

경영권 방어벽을 두텁게 쌓아놓은 곳도 있었다.

최대주주 가운데 특수관계를 포함해 가장 높은 지분을 보유한 곳은 한국파마였다. 이 회사 박재돈 회장이 가진 지분 26.04%, 박 회장의 장녀인 박은희 대표 15.77%, 이 외 창업주 일가를 포함한 회사 임원이 보유 중인 총 지분은 65.58%에 달했으며 평가액만 4,005억 원을 웃돌았다. 다만, 오너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실제 시장에서 유통 가능한 물량은 300만 주 내외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삼아제약도 허억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준 회장이 회사 지분 44.36%를 소유하면서 최대주주로 등록돼 있었다. 2대 주주는 여동생인 허미애 사장으로 13.13%를 보유하면서 전체 오너 일가가 가진 지분은 65.58%였으며 평가액은 1,013억 원에 달했다. 삼아제약도 오너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유통 가능한 물량은 200만 주 미만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제일약품(최대주주 등 지분율 62.27%), 국전약품(61.98%), 이연제약(59.17%), 하나제약(58.85%), 대웅제약(57.2%), 셀트리온제약(55.28%), 보령제약(53.98%), 위더스제약(52.98%), 영진약품(52.45%), 신신제약(51.6%), 녹십자(51.39%), 고려제약(50.19%)도 오너 일가 등이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경영권 방어벽을 두텁게 쌓아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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