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美 미용 톡신 시장 점유율 두 자릿수 진입 안착
휴젤, 톡신·필러 수출 전년 比 17.6% 증가한 1,738억 기록

[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이 지난해 견조한 실적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해외 매출 규모를 늘리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회사 5곳(대웅제약, 휴온스, 휴젤, 메디톡스, 파마리서치)의 지난해 매출액이 모두 늘어났다. 평균 증가율은 16%였다. 영업이익도 메디톡스를 제외한 4곳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 美 미용 톡신, 10개 중 1개는 ‘나보타’…영향력 확대하는 대웅제약

▲대웅제약 본사 전경(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 본사 전경(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3,753억 원, 1,22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28% 증가한 규모다.

이 회사의 수익성 개선은 신약 ‘펙수클루’와 ‘엔블로’의 판매량 증가, 그리고 ‘나보타’의 글로벌 시장 매출 확대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대웅제약은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 국내 제약사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나보타를 허가받은 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현지 톡신 사업을 전개해 왔다. 회사는 현재 글로벌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통해 나보타를 공급하고 있다.

나보타의 지난해 매출액은 1,47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미용 톡신 시장의 11%를 차지하며 시장 점유율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에볼루스는 올해 나보타의 미국 매출을 전년보다 26~31%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미용 시장과 함께 치료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나보타의 미국 내 치료 적응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톡신 시장에서 치료용 톡신 비중이 미용 용도보다 더 높은 만큼 적응증을 확대해 치료용 보톡스 시장까지 넘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대웅제약은 치료 적응증을 확보하기 위해 이온바이오파마와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온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글로벌 치료 사업을 위해 지난 2019년 계약을 체결한 파트너사다. 이 회사는 최근 경부근긴장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나보타의 임상 2상 공개 연장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나보타 3공장 신설에도 들어갔다. 해외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치료 적응증 확장을 대비해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3공장 완공 시 대웅제약의 연간 나보타 생산량은 1,300만 바이알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보다 260% 증가한 규모다.

≫ 외형 골조 뜯어고친 휴젤…해외 매출 ‘늘리고’ 국내 의존도 ‘줄이고’

▲ 휴젤 거두공장 전경(출처=홈페이지)
▲ 휴젤 거두공장 전경(출처=홈페이지)

휴젤은 지난해 내수와 수출의 성적표도 합격점이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액은 3,197억 원, 영업이익은 1,178억 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5%, 16.2%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 대부분의 매출을 담당하고 있는 톡신과 필러 제품의 수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기준 국내 매출액과 수출 판매고는 1,131억 원, 1,103억 원으로 각각 48.8%, 47.6%의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매출액과 수출 판매고의 비중은 2022년 들어 자리를 맞바꿨다. 이 회사의 외형을 구성하는 매출 구조에서 수출이 내수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2022년 기준 국내 매출액과 수출 매출액은 각각 1,312억 원(비중 46.6%), 1,453억 원(51.6%)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수출 판매고는 51.6%의 비중을 차지하며 국내 판매량(46.1%)을 추월했다.

작년 4분기로만 좁혀봐도 해외 매출은 전년보다 13.4% 증가한 5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이 기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은 324억 원으로 1년만에 25.8% 늘어났으며, 북미·남미 지역은 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0% 증가했다. 유럽(EU) 및 기타 지역에서는 121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연간으로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1,010억 원, 북미·남미 지역 277억 원, 유럽 및 기타 451억 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이 17.9%, 20.7%, 15.1% 급증한 것.

여기에 최근 휴젤은 FDA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국내 제품명 보툴렉스) 50유닛과 100유닛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미국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레티보는 현재까지 총 63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 메디톡스 사옥 전경
▲ 메디톡스 사옥 전경

메디톡스도 지난해 외형성장에 성공했다.

이 회사 역시 톡신 제제가 매출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메디톡스의 작년 매출액은 2,211억 원으로 전년(1,951억 원) 대비 13.3% 증가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톡신 수출액은 6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4%, 국내 매출액은 556억 원으로 25.7% 불어났다.

다만, 같은 기간 수익성은 악화된 모양새다. 2022년 기준 467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73억 원을 기록, 1년 만에 62.9% 쪼그라들었다.

이와 관련해 메디톡스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 등의 영향으로 비용이 증가해 전년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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