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기술수출 호조로 영업익 2,466억…전년比 124%↑
한미약품, 북경한미·전문약 성장…매출·영업익 12%·40%↑

[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국내 대형제약사 5곳 중 4곳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전과 주요 제품 매출 성장세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끌어올렸다. 다만, 녹십자는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22일 메디코파마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발표된 상위 5대(유한양행·종근당·GC녹십자·한미약품·대웅제약) 제약사의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총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212억 원, 6,81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 41.6% 증가한 규모다.

이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곳은 유한양행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1조7,759억 원)보다 4.7% 증가한 1조8,59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68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6% 늘었다.

여기에는 주요 전문의약품의 매출이 성장하면서 매출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품목별로 보면,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가 984억 원으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와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가 각각 849억 원, 875억 원, 81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3.7%, 23.9%, 0.7% 증가한 규모다.

이외에도 HIV 치료제 ‘빅타비’(매출액 633억 원, 증감률 10.7%↑),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디’(559억 원, 19.8%↑), 호흡기 치료제(332억 원, 9.9%↑), 항진균 치료제(302억 원, 15.5%↑) 등도 매출액이 늘었다.

올해 매출도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써 급여 확대와 최종 약가가 결정되면서 올해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 종근당, 녹십자 제치고 ‘매출 2위·영업익 1위’ 달성

▲종근당 충정로 본사(사진 제공=종근당)
▲종근당 충정로 본사(사진 제공=종근당)

특히 눈에 띄는 곳은 종근당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조6,694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녹십자를 제치고 실적 2위로 올라섰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24% 급증한 2,466억 원을 기록하며 집계 대상 중 1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이 급증한 배경은 CKD-510의 기술이전에 따른 계약금(약 1,000억 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종근당은 지난해 노바티스와 13억500만 달러(약 1조7,302억 원) 규모의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저해제 CKD-510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8,000만 달러(약 1,061억 원)를 우선 수령하고, 마일스톤 12억2,500만 달러(약 1조6,241억 원)를 받는 조건이다.

≫ 한미약품, 매출액·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

▲ 한미약품 본사 전경
▲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909억 원, 영업이익은 2,2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40% 상승했다. 이는 중국법인 북경한미의 성장세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개량·복합제를 중심으로 한 전문약 매출 증가가 배경으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MSD에 기술 수출한 MASH(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 구 N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2b상 진입에 따라 유입된 마일스톤과 자체 개발 개량·복합신약의 지속적 성장세 등이 작년 호실적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특히 회사는 원외처방 부문에서 전년 대비 1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에서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이 1,788억 원,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패밀리’가 1,419억 원,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이 616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도 작년 4,0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한미약품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북경한미약품은 지난해 3,977억 원의 매출과 978억 원의 영업이익, 78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중국 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확산으로 이안핑, 이탄징 등 호흡기 질환 의약품 매출이 증가한 것에 따른 결과다.

▲대웅제약 본사 전경(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 본사 전경(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4%, 28% 증가한 1조3,753억 원, 1조2,259억 원을 기록하면서 견조한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녹십자는 역성장세를 나타냈다. 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6,266억 원, 344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9%, 57.6% 감소했다.

여기에는 주력 제품 중 하나인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의 매출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역 분쟁 등 지정학적 이슈로 인해 수출이 줄면서 실적이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백신 수요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승인받은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점쳐진다. 회사 측은 올해 알리글로 매출로 5,000만 달러(665억 원)를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완제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 본격화, 인도네시아 혈액제제 생산시설 기술수출 등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을 10%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녹십자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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