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국내 제약바이오 160곳 2023년 3분기 실적 해부
영업익 10곳 중 3곳 ‘증가’…흑자전환 9곳 vs 적자전환 20곳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올해 3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대체로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 성장과 수익성 모두 뒤떨어진 결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직전 2분기보다도 다소 저조한 성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실적 침체가 관측됐다.

수익성에 있어서는 10곳 중 3곳에서만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3분기 10곳 중 4곳에서 수익성이 좋아진 것과 비교해 보면 다소 부진한 결과다.

일부 매출 상위 전통 제약사들의 선전이 시선을 끌었지만, 전반적으로는 기업들의 부진한 성적표가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기업별 희비가 엇갈렸다.

앞서 지난해 3분기엔 코로나19 엔데믹화로 감기약과 항생제 등의 판매고가 크게 늘면서 전반적으로 내수 시장이 활성화된 것이 실적개선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반면 올해는 그 효과가 사라지고 3高(금리·환율·물가) 사태가 경영 악화를 초래하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는 상당수 제약바이오 기업이 외형이 커졌어도 수익성 악화를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금리 인하 등으로 대외적 여건 호전이 예상되는 만큼 업계의 침체 우려를 날릴지 주목된다.

<메디코파마뉴스>는 2023년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60곳의 3분기 보고서 공시자료(연결기준)를 분석했다.

≫ 국내 제약사, 절반 이상 외형 성장…수익성 부진은 10곳 중 7곳

올해 3분기(3개월, 7~9월) 전체 조사대상 160개 제약사 중 94개사가 전년 3분기 대비 매출 성장에 성공했다. 10곳 중 6곳인 셈이다. 앞서 직전 2분기(3개월, 4~6월)엔 160개사 중 107개사가 매출 성장에 성공한 바 있는데 이보다는 다소 감소된 결과다.

성장에 성공한 기업 중에서도 매출은 증가했어도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 성장률을 넘지 못한 곳이 31곳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성장을 기록한 곳은 63개 사로 분석된다. 즉 조사대상 가운데 절반에 못 미치는 기업에서만 외형이 의미있는 성장을 보인 것이다.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늘거나 흑자전환에 성공한 곳도 있었다. 전체의 28%(45곳)에 해당했다.

특히 휴온스, SK바이오사이언스, 메타바이오메드, JW중외제약, 엘앤씨바이오 등 5개사는 영업이익이 최소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또 한국비엔씨, 비보존제약, 유한양행, 경보제약, 국전약품, 영진약품, 비씨월드제약, 녹십자엠에스, 이수앱지스 등 9개사는 영업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수익성 악화를 보인 곳은 전체의 72%(115곳)에 달했다. 10곳 중 7곳은 영업이익이 줄어들었거나 적자를 냈는데 명문제약, 일성신약, 서울제약, 국제약품, 알리코제약, 안국약품, 대화제약, 지씨셀, 조아제약, 화일약품, 경동제약, 셀루메드, 씨티씨바이오, 바이넥스, 코오롱생명과학, 나이벡, 제놀루션, 에스디바이오센서, 보로노이 등 20개사는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또 HLB, 엔케이맥스, 헬릭스미스, 지놈앤컴퍼니 등 신약개발 중심의 매출 하위권 기업들 대다수는 여전히 이익이 난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적자에 시달렸다.

≫ 대형제약사, 3분기 외형 성장 불구 수익성 개선은 ‘미흡’

3분기 매출 규모 400억 원 이상의 상위 제약사 55곳 중 44곳에서는 성장이 나타났고 11곳에서는 역성장(마이너스)이 드러났다. 이는 10곳 중 8곳에서 성장한 결과로 중소 제약사보다는 전반적으로 나은 성적표다.

이들의 평균 성장률은 77.7%로 직전 2분기 평균 7.2% 성장보다는 개선된 결과다. 여기서 역성장한 곳을 제외하고 성장한 곳만 모아 재산정하면 평균 14% 성장률을 보였다. 앞서 2분기 평균 12.4%의 성장률보다 조금 더 나은 성적이다.

이중 평균 이상(7.7%) 성장한 곳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3분기 매출액 2,318억 원, 전년比 성장률 154.6%↑), 파마리서치(688억 원, 49%↑), 바이오니아(737억 원, 35.1%↑), 셀트리온헬스케어(6,476억 원, 30.5%↑), 휴젤(848억 원, 20%↑), 환인제약(588억 원, 19.2%↑), 명문제약(432억 원, 17.2%↑), 테라젠이텍스(556억 원, 16.2%↑), 알피바이오(415억 원, 14.4%↑), 삼일제약(516억 원, 13.7%↑), 팜젠사이언스(411억 원, 13.3%↑), 종근당바이오(423억 원, 12.6%↑), 휴온스(1,382억 원, 12.2%↑), 유한양행(4,831억 원, 11.9%↑), 현대약품(474억 원, 10.7%), 경보제약(546억 원, 10.6%↑), 삼천당제약(484억 원, 10.5%↑), 동국제약(1,764억 원, 10.5%↑), 메디톡스(587억 원, 10%↑), 차바이오텍(2,370억 원, 9.9%↑), 영진약품(594억 원, 9.3%↑), HK이노엔(2,156억 원, 8.8%↑), JW중외제약(1,842억 원, 8.5%↑)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출이 역성장한 곳은 에스디바이오센서(1,510억 원, 72.6%↓), 씨젠(919억 원, 39.1%↓), 한독(1,272억 원, 14.4%↓), 일양약품(1,006억 원, 11.6%↓), 셀트리온제약(934억 원, 10%↓), 일동제약(1,495억 원, 8.6%↓), 지씨셀(454억 원, 8.3%↓), 에스티팜(559억 원, 8%↓), 신풍제약(491억 원, 7.9%↓), 대한뉴팜(492억 원, 4.9%↓), GC녹십자(4,394억 원, 4.4%↓) 등 11곳이었다.

이외에도 제일약품(1,772억 원, 0.6%↑), 삼진제약(718억 원, 1.6%↑), 에스케이바이오팜(903억 원, 1.7%↑), 하나제약(556억 원, 2%↑), 대웅제약(3,409억 원, 2.7%↑), 동아에스티(1,666억 원, 3%↑), 안국약품(554억 원, 3.7%↑) 등은 3분기 매출이 소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 평균 매출성장률 웃돈 곳, 상당수 영업이익도 개선

주목되는 점은 매출성장률에 따라 수익성도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 성장률(7%)을 나타낸 26곳 중 절반이 넘는 15곳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경보제약(3분기 영업이익 17억 원), 영진약품(3억 원), 유한양행(9억 원)은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3분기 영업이익 609억 원, 185.3%↑), 휴온스(150억 원, 638.4%↑), JW중외제약(261억 원, 125.9%↑) 등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최소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다만 이들 중에서도 수익성 부진의 여파는 나타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505억 원, 30.3%↓), 팜젠사이언스(7억 원, 40.1%↓), 현대약품(22억 원, 32.8%↓), 삼천당제약(24억 원, 36.4%↓), 메디톡스(36억 원, 75.4%↓) 등은 30%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최소 성장률을 넘지 못한 29곳은 상당수가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실제로 집계된 29곳 중 22곳, 조사대상 75.8%가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442억 원), 씨젠(-101억 원), 일동제약((-170억 원), 지씨셀(-17억 원), 신풍제약(-109억 원), 제일약품(-27억 원), 에스케이바이오팜(-107억 원), 안국약품(-0.2억 원), 알리코제약(-5억 원) 등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또 메디톡스(36억 원, 75.4%↓), 셀트리온제약(65억 원, 51.3%↓) 대웅제약(294억 원, 68.7%↓), 동구바이오제약(24억 원, 53%↓), 동화약품(27억 원, 63.7%↓), 대원제약(67억 원, 53.8%↓) 등도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50% 이상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수익성 악화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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