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C형 간염 바이러스 신약 후보 물질 제시

▲miR-122 조절 상위 신호 전달 메커니즘 (출처: 국립암센터)
▲miR-122 조절 상위 신호 전달 메커니즘 (출처: 국립암센터)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국내 연구팀이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C형 간염 바이러스 신규 치료 방법 및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찾아 주목된다.

국립암센터 김종헌 교수(암분자생물학연구과 수석연구원), 서유나 연구원(암분자생물학연구과), 박종배 교수(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산학협력단장),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조성찬 교수(책임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C형 간염의 바이러스 증식 핵심 메커니즘을 규명했으며 항바이러스 신약 후보 물질로 ‘리고세르팁’을 발굴해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예방 백신으로 널리 알려진 mRNA가 아닌 마이크로RNA와 관련된 연구다.

일반적으로 21~23개 서열의 작은 RNA 조각인 마이크로RNA는 기존 RNA와는 기능이 크게 다르고 mRNA 등과 결합해 주로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유전자 발현 억제가 주요 기능인 것이다.

그런데 간에만 발현되는 마이크로RNA-122(miR-122)라 불리는 마이크로RNA는 기능이 좀 다르다.

miR-122는 간에서만 발현되는 22개 서열의 마이크로RNA로서 C형 간염 바이러스 RNA의 5′(5프라임) 끝 부분에 결합해 바이러스 RNA를 안정화시키고 단백질의 발현을 증폭시켜 바이러스의 증식에 도움을 준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인간의 간에 존재하는 miR-122를 바이러스 증식에 매우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에 매우 핵심적인 miR-122를 조절하는 상위 신호전달 PLK1(폴로 유사 단백질 인산화효소 1)-ELAVL1/HuR(인간 항원 R) 메커니즘을 정교하게 밝혔다.

이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항바이러스 신약 후보 물질로‘리고세르팁’을 발굴해냈다.

‘리고세르팁’은 세포 내 PLK1의 인산화 효소 기능을 억제하고 최종적으로 PLK1 하위 신호전달과정(ELAVL1/HuR-miR-122)을 저해해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연구팀은 신약 후보 물질인 ‘리고세르팁’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간암 세포주·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발굴된 C형 간염 바이러스 신약 후보 물질‘리고세르팁’은 현재 항암제 후보로서 임상 3상 평가 중이다.

연구팀은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과 마이크로RNA-122의 조절을 동시에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는 발광 센서 시스템에 대해 현재 특허 출원을 마쳤고 기초연구, 신약 개발 및 발굴을 위한 추가 연구도 진행 중이다.

연구논문의 주 교신저자인 김종헌 교수는 “miR-122와 관련해 발굴해낸 신약 후보 물질인 ‘리고세르팁’이 향후 간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방식의 치료제 후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발굴된‘리고세르팁’은 기존에 길리어드 사이언스사에서 개발한 블록버스터 신약 ‘소포스부비어’의 아킬레스건인 RNA 바이러스 변이 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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