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속도 완화 근거 찾기 시도 속 ‘저PBR·안과질환 테마’ 관심
GC녹십자, 3분기 사상 최대실적 전망…독감백신 ‘수혜’ 주목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이번 주 제약바이오 업종은 지난주에 이어 미국의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 금리 인상 여파로 여전히 약세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중심이 쏠린다.

특히 주초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에 대한 우려와 영국 파운드화가 37년 만에 최저치로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 영향은 증시를 짓누를 악재로 보인다. 다만, 주초 급락이 이어질 경우 낙폭 과대에 따른 주중 반발 매수 가능성은 점쳐진다.

지난 21일 열린 9월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75% 인상됐다. 이에 더해 연준 위원들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4.4%(4.25%~4.5%)로 예상하면서 11월과 12월 각각 0.75%씩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높였다. 향후 시장은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근거를 찾는데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향후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국내 기준금리와 비교해 그 폭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만약 연준이 11월 울트라스텝(1%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전격 결정할 경우 국내 증시와 경제를 강타하는 태풍급 파장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한미 간 역전된 금리와 추가적 금리 인상 압박은 제약바이오 업종엔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금리 인상이 역전된 한 달, 7월 베어마켓(약세장에서의 상승) 랠리가 끝나며 다시 약세장에 접어들었다.

실제로 의약품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는 지난 8월 12일 이후 지난주까지 각각 6주와 7주 연속 하락하며 이 기간 각각 18.15%와 17.6% 하락해 있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사라진 시가총액만 합쳐 32조 6,430억 원 규모다. 문제는 아직 조정 기간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여기에 과거 한미 간 금리역전 기간에서 제약바이오의 하락이 가팔랐던 만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한미 간 금리역전은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 사이다. 당시 미국금리가 1.58~2.50% 사이에서 움직였고 한국금리는 1.25~1.75% 범위에서 등락했다.

실제로 약 2년간의 이 기간 코스닥 제약지수는 11,607.95포인트에서 7,003.64포인트로 39.7% 급락한 바 있다. 또 코스피 의약품 지수도 같은 기간 28.8% 떨어졌다. 성장 기술주 대표주자인 제약바이오 업종에 있어선 한미 금리 인상 역전이 악재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이에 자산 가치주로 주당순자산비율(PBR) 배수가 낮은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배수가 낮을수록 주가 수준이 재무상태에 비해 저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지난 23일 기준 PBR 1배 미만 비율로 광동제약, 동아에스티, 동화약품, 일성신약, 대한약품, 화일약품, 팜젠사이언스, 경동제약, 유유제약, 경보제약 등이 해당됐다. 반면, 3배 이상 비율로는 셀트리온제약(7.01), 영진약품(4.68), 일동제약(4.38), 신풍제약(3.15) 등이 고평가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최근 ‘독감유행 주의보’가 발령되면서 감기약 및 독감백신 수혜 기업들도 주목된다.

지난 16일 방역 당국은 독감유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국내에서 독감 주의보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예년의 발령 시기인 11월~12월보다 훨씬 빠른 결과다. 여기에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도 자율로 전환되면서 독감 확진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독감백신 원액을 생산 판매하는 GC녹십자와 일양약품을 비롯해 관련주로 보령, 동아에스티, LG화학,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등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학회 일정으로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미국안과학회(AAO)가 열린다. 증시 위기 때마다 글로벌 주요 학회의 일정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했던 만큼 관심이 쏠린다.

안과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곳으로는 대표적으로 삼일제약, 이연제약, 삼천당제약, 유유제약, 국제약품, 삼진제약, 일동제약, 휴온스, 한올바이오파마, 올릭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HLB테라퓨틱스 등이 꼽힌다.

지난주 국내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89%, 5.28% 급락해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의약품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도 각각 5.47%, 7.64% 폭락하면서 금리 압박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 이번주 주목 기업

하반기 고개 드는 독감 확산세에 올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 예상되고 있는 GC녹십자에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 최근 미국 파트너사인 바이오텍 스페라젠과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참석하는 '외부 주도 환자 맞춤형 약물 개발‘(EL-PFDD) 회의에 공동 후원사로 참여, 희귀난치성 질환 신약 개발 가이던스를 논의했다는 소식도 하반기 IVIG-SN 10%(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의 미국 신약허가 재신청 기대감을 높이는 등 중장기적으로 투자자들로 하여금 긍정적 투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녹십자는 2분기 실적으로 연결 매출 4,232억 원(전년比 9.2%↑), 영업이익 131억 원(18%↑)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자회사 큐레보의 대상포진 미국 임상2b상 개시로 인한 연구개발비 증가(500억 원, 77.7%↑)에도 불구하고 전문의약품(ETC) 매출 확대(13%↑)와 남반구 독감백신 수출 상승(수주매출 664억 원, 18.1%↑)이 실적 상승을 이끈 것이다.

이와 함께 자회사인 지씨셀도 바이오 물류 및 위탁생산개발(CDMO) 호조로 인해 외형이 두 배나 증가하면서 매출액 557억 원(90.9%↑), 영업이익 50억 원(277%↑)을 기록하면서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3분기에는 북반구 독감백신 수출이 본격화되고 국내 독감 공급확대에 따라 시장에서는 녹십자가 최소 4,8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많게는 5,000억 원 규모를 넘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신증권은 돌아오는 3분기 매출로 4,916억 원, 영업이익은 647억 원을 예상했고 한화증권은 매출 4,862억 원, 영업이익 672억 원을 전망했다. 이 회사의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은 지난해 3분기로 매출 4,657억 원, 영업이익 715억 원을 달성한 바 있다.

특히 녹십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에 집중하면서 독감 시장을 비워둔 사이 올해 독감백신 전체 물량의 60% 이상을 공급하며 독주 체제를 굳힐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녹십자는 지난해 국내에서 4가 독감백신인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를 1,527억 원의 물량으로 생산실적 1위를 차지했다. 전년 829억 원보다 84%나 성장한 결과로 이는 지난해 전체 국가출하승인 물량 2,680만 도즈 중 63%에 달하는 물량이다.

주목되는 점은 혈액제제 매출 증가와 더불어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관련 호재가 향후 성장 기대감에 힘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녹십자는 지난 상반기 매출액 8,402억 원, 영업이익 549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혈액제제류 매출이 2,007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4%로 가장 많았다.

또 희귀질환 개발과 관련해 美 제약사 스페라젠 社와 공동 개발 중인 `숙신알데히드 탈수소효소 결핍증`(SSADHD) 치료제를 FDA와도 협업하기로 하면서 초희귀질환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부각된다.

게다가 자회사 미국법인 ‘GC목암(GC MOGAM)’을 ‘GC바이오파마 USA(GC Biopharma USA)’로 변경하면서 혈액제제 '알리글로(IVIG-SN 10%)' 등 북미 혈액제제 사업의 거점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알리글로가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인해 미국 FDA의 현장 실사가 미뤄진 만큼 하반기 재실사에 따른 품목허가 심사가 빨라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것.

한편, 최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가 파킨슨병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 회사의 주가 전망에도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녹십자는 국내 페노피브레이트 관련 시장에서 '리피딜슈프라정'을 통해 5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유지한 바 있다. 회사는 지난해 기준 '리피딜슈프라정'으로 131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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