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규제당국, 블랙마켓 ‘단속’ 강화…휴젤 ‘반사이익’ 기대
현지 무허가 제품 ‘엄단’ 분위기…소수 허가품목 ‘수혜’ 전망

▲ 휴젤 거두공장 전경
▲ 휴젤 거두공장 전경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휴젤의 중국 보툴리눔 톡신 사업 환경이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현지 규제당국이 지난해부터 무허가 제품의 불법 유통 단속을 본격화하면서 정식으로 승인받은 품목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휴젤이 2025년 연매출 1조 원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중국 시장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까닭이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보툴리눔 톡신 등을 포함한 독소 품목 수출액은 1,591만4,000달러(약 213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70.8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산 보툴리눔 톡신 품목의 대(對)중국 수출이 크게 감소한 데는 지난해부터 중국 규제 당국이 미용 제품 불법 제조·유통 및 무허가 시술 등을 엄격하게 단속하기 시작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그동안 보따리상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던 무허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관련 부처와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법적인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보다 3배 이상 큰 것으로 추정되는 블랙 마켓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그래서일까. 올해 중국의 공식적인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팽창하는 양상이다.

중국 미용 의료 플랫폼 겅메이(更美)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시장 규모는 60억 위안, 우리 돈 약 1조1,727억 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골드만삭스의 성장 전망치(2025년 15억5,500만 달러, 한화 약 2조 원)를 훌쩍 뛰어넘는 속도다.

상황이 이런 만큼 지난 2020년 10월 중국에서 보툴리눔 톡신 품목허가를 받은 휴젤 레티보(중국 상품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블랙 마켓이 쪼그라들고 합법적인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정식 승인을 받은 품목을 보유한 회사의 수혜는 그에 비례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보툴리눔 시장에 진출한 업체가 미국 엘러간(보톡스), 중국 란저우연구소(BTX-A), 프랑스 입센(디스포트) 등 3개사에 불과한 데다, 현지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률도 1%에 그치고 있는 점도 향후 휴젤의 중국 내 고성장을 기대케 하는 이유다.

여기에 지난 4월 HA필러(상품명 더채움)까지 중국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올 하반기 현지 출시 예정인 점도 휴젤의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 필러 시장에 현재 20여개 업체가 진입해 있어 경쟁이 치열하기는 하지만 휴젤이 보툴리눔 톡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영업·마케팅 측면에서 확실한 비교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비수술적 미용 시술(Non-surgical procedure) 시장에서 보툴리눔 톡신과 HA 필러는 8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즉 두 품목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기만 한다면 휴젤의 외형 확대를 견인하는 중추가 될 것이란 얘기다.

휴젤의 탄탄한 현지 사업 기반도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내 심뇌혈관 의약품 1위 제약회사 사환제약을 현지 파트너로 두고 있는 것은 물론 작년 1분기 중국 법인을 설립하며 맞춤형 학술 마케팅 활동 기반도 다져놓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잠잠해져 하반기 현지 실적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경우 올해를 기점으로 휴젤의 전체 매출 구조에 의미 있는 변화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해외 매출이 그동안 항상 앞서 왔던 내수 실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인 것.

실제로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HA 필러 등 자체 개발 제품의 국내·외 전체 매출 비중은 2020년 국내 49.2% 해외 41.09%, 2021년 국내 46.2%, 해외 44.99%, 올해 상반기 국내 47.6%, 해외 45.4%로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제약바이오에 정통한 증권가 한 관계자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 대중국 수출액이 2019년 1억 달러를 넘어서고, 작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는데 작년부터 현지 무허가 제품 단속이 본격화되고 있어 보따리상을 통한 국내 업체의 비공식적인 수출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블랙 마켓을 봉쇄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메시지가 분명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허가 품목을 보유한 휴젤의 수혜가 점쳐진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휴젤이 후발주자이기는 하지만 현지 승인 품목이 4개에 불과해 상당 기간 과점 시장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HA 필러까지 라인업에 추가한 터라 코로나19로 인해 대기 중이던 미용 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인다면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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