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2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하반기 달러 강세 유지 전망
수혜 예상 업체, 원자재 가격 변동성 및 수급 리스크 ‘제한적’
대부분 탄탄한 사업 기반·성장성 겸비…시장 관심 집중 가능성↑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몇몇 제약바이오기업의 환차익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매출과 채권을 비롯해 외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대부분 달러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기업 상당수가 수익과 직결되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수급 부담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 고환율의 수혜가 배가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6월에 이어 2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 결정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우리나라(2.25%)와 미국(2.25%~2.50%)의 기준금리가 역전됐다.

통상적으로 자본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특성이 있고, 금리 상승은 통화량을 줄여 통화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달러 대비 원화 약세 추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현재 1,300원대까지 올라선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에도 공고하게 유지될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상황이 이런 만큼 국내 증시에서 고환율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섹터 역시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21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제약바이오기업은 SK바이오팜(100%), 셀트리온(94.3%), 에스티팜(78.4%), 삼성바이오로직스(77.9%), 휴젤(48.3%), 메디톡스(38.2%), 경보제약(33.4%), 동아에스티(24.5%) 등이 꼽히는데 이 중 상당수가 고환율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올해 1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원달러 환율 10% 상승 시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SK바이오팜은 867만 달러, 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 제품 해외 판매)는 74억 원, 에스티팜은 45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39억 원, 휴젤은 9억 원, 경보제약은 6억 원, 동아에스티는 68억 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대략 1,200원이었는데 지난달 22일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하고, 현재(7.28 기준 1301.0원)까지 그 추세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 이 같은 환차익 예상치가 현실화될 조건은 충분히 갖춰진 셈이다.

지난 2분기에도 이들 기업은 일정 수준의 환차익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4~6월 3개월 동안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초반에서 1,300원대까지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액(2021년 사업보고서 기준) 비중이 8~15% 안팎인 GC녹십자(15.5%/2,389억 원), 유한양행(9.3%/1,562억 원), 한미약품(12.8%/1,540억 원), 대웅제약(8.4%/889억 원), 동국제약(12.7%/769억 원) 등도 비율은 낮지만 절대 금액 규모가 적지 않아 일정 부분 수혜가 점쳐진다.

이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기업이 고환율에 따른 반사이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타 업체와 달리 원자재 가격 및 수급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서다.

실제로 매출 100%가 해외에서 나오는 SK바이오팜은 관계사인 SK바이오텍으로부터 임상 시험용 및 상업용 원료의약품을 공급받고 있어 원자재 부담이 크지 않다. 셀트리온도 매입처에서 주문생산 방식으로 원료를 조달하고 상호 협의를 통해 가격을 조정,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가 지정하는 거래처를 통해 원재료를 구매하고, 해당 비용에 대해서는 고객사로부터 사전 또는 사후 정산을 받거나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원재료 관련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제조하는 휴젤의 경우 자체적으로 원료를 생산하는 만큼 원재료 수급 문제로 신경 쓸 일이 사실상 없다.

증권가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대부분이 제네릭을 기반으로 한 내수 시장 비중이 절대적인 데다 수입 원자재 의존도도 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수익성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몇몇 기업이 공급가를 결정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의 가격을 인상해 실적 악화를 최소화하려는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 현재 고환율 수혜가 예상되는 수출 중심 제약바이오 업체 대부분이 실적과 성장성을 겸비한 대형사라 이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 쏠림 현상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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