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달로체·셀트리온 유플라이마 출시…약가 경쟁력 없어
교체처방 가능 바이오시밀러 베링거 실테조…국내 도입 아직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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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현재 글로벌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TNF 억제제 계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성분인 아달리무맙(오리지널 제품명 휴미라) 시장이 향후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유럽과 국내에서는 이미 오리지널의 특허가 만료됐고 휴미라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 특허도 내년이면 만료되는 가운데 시장 확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라 관심을 끈다.

국내에도 2종의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나와 있어 글로벌 흐름과 함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2021년 27조 원 글로벌 아달리무맙 시장, 2029년 41조 원까지 성장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데이터 브릿지 마켓리서치(Data Bridge Market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1년 209억1,210만 달러(한화 27조3,000억 원) 규모의 아달리무맙 시장이 2029년에는 316억1,001만 달러(41조3,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8년 동안 연평균 5.3%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다.

아달리무맙은 2002년 휴미라의 글로벌 시장 허가 이후 궤양성 대장염, 류마티스 관절염, 건성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판상 건선, 화농성 한선염 등 염증성 질환 치료제로 60개국 이상에서 처방되고 있다.

데이터 브릿지 마켓리서치는 아달리무맙 시장 성장의 요인으로 ▲자가면역질환 발병률 증가 ▲의료 인프라 개선으로 인한 지출 증가 ▲증가하는 노인 인구 등 환경적 요인을 꼽았다.

이 환경적 요인에 바이오시밀러 약물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휴미라는 단일 품목으로 연간 23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며 굴지의 글로벌 1위 의약품으로 오랜 기간 자리하고 있다.

휴미라 판매사인 애브비가 독점하던 이 시장은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2018년 유럽 특허가 만료되면서 암젠, 산도스, 비아트리스는 물론 국내 업체인 삼성바이오에피스까지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상태다.

이들 바이오시밀러는 약가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휴미라도 유럽 시장 등에서 약가를 낮추며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베링거인겔하임의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실테조가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교체 처방 적응증을 획득했다. 기존에 휴미라로 치료하던 환자의 치료제를 실테조로 변경할 수 있게 된 것.

향후 아달리무맙 시장이 지속 성장은 오랜 처방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보유한 오리지널 제품 휴미라와 낮은 약가로 환자 접근성을 확대하려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경쟁 속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아직 바이오시밀러 존재감 없는 국내 아달리무맙 시장…“약가 메리트 없어”

국내 아달리무맙 시장 상황은 어떨까. 아직 바이오시밀러의 점유율 증가는 눈에 띄지 않는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아달로체와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 2종이다.

아달로체는 2018년 유럽에서 출시돼 현재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국내에서도 2017년 시판 허가를 획득했지만, 출시는 지난해에서야 이뤄졌다.

지난해 4월 국민건강보험 적용과 함께 본격적인 국내 판매에 들어갔다.

의약품 시장조사 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아달로체의 매출액은 11억6,000만 원이다. 분기별로 살폈을 때 3분기 3억7,000만 원에서 4분기 7억9,000만 원까지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아직 오리지널 제품인 휴미라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휴미라는 지난해 911억9,000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1,040억 원)과 비교해 12% 떨어졌지만, 아달로체 출시로 휴미라 약가가 30% 인하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용량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아직 아달로체의 점유율 확대가 본격화되지 못한 원인은 고농도 제품이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애브비는 지난 2015년 아달리무맙의 농도를 높여 부작용을 줄인 휴미라 프리필드실린지 40mg/0.4mL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이후 휴미라 처방의 대다수는 고농도 제품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관점에서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를 주목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아달리무맙 고농도 옵션을 갖춘 유플라이마에 대한 국내 허가를 획득하고 지난 3월부터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 시장에 출시됐다.

아달리무맙 고농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수요는 유플라이마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달로체와 유플라이마 모두 국내에서 약가경쟁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아달로체 프리필드실린지 40mg/0.8mL와 유플라이마 프리필드실린지 40mg/0.4mL 모두 개당 24만4,877원이다.

휴미라 프리필드실린지 40mg/0.8mL과 프리필드실린지 40mg/0.4mL가 개당 28만8,091원임을 감안할 때 오리지널 대비 15%가량 저렴하다.

이때 류마티스 관절염 표준용량 기준(2주마다 40mg 투여)으로 한 달에 8만6,428원 차이다. 그런데 이 차이를 산정특례가 적용된 환자 본인부담금으로 계산하면 한달 약가 차이는 8,643원에 불과하다.

국내 공공보험 체제에서 오리지널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하기에는 약가 차이에 의한 요인이 떨어지는 것.

이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테조는 지난 2015년 11월 식약처 임상 승인을 획득하고 한국인 임상을 진행한 바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마음만 먹으면 휴미라 교체처방이 가능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허가신청이 가능한 것.

실테조가 국내에서 약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약가를 아달로체, 유플라이마 보다도 낮게 책정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공공보험 시스템에서 이렇게 책정된 약가가 투명하게 공개되면서 해외 시장 판매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굳이 작은 시장인 국내에서 실테조 판매를 서두르지 않는 배경이다. 이는 유럽 시장에 출시된 암젠의 암제비타, 비아트리스의 훌리오 등이 국내에 제품을 도입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의료진이나 환자 모두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할 요인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내 업체들은 영업력으로 일부 판매할 수 있겠지만, 다국적제약사가 바이오시밀러를 굳이 들여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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