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유한양행이 6조 원 규모의 반려동물 시장을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에 진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눈길을 끈다.

반려동물 의약품 및 진단검사 기업 3곳에 총 138억 원을 투자하며 토탈펫케어 브랜드 ‘윌로펫’을 출시한데 이어 유한양행의 대표 생활건강용품인 유한락스에서도 반려동물용 냄새 및 얼룩 제거제 ‘펫매스리무버’를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반려동물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2020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312만9,000가구(15%)로, 가구 구성원을 3명으로 계산하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는 1,000만 명에 달한다.

개를 키우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11.6%(약 240만 가구), 고양이는 3.4%(약 71만 가구)로 추산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양육가구당 마릿수는 가구당 개 1.2마리, 고양이 1.4마리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해 추산해보면 반려견 수는 약 288만 마리, 반려묘 수는 약 99만 마리로, 개와 고양이만 따졌을 때 국내 반려동물 수는 약 387만 마리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1조9,000억 원에서 오는 2027년 6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유한양행이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3분기 SB바이오팜(성보펫헬스케어), 네오딘바이오벳, 주노랩 등 반려동물 관련 헬스케어 기업의 지분을 각각 확보하며 본격적으로 반려동물 시장에 진입했다.

유한양행은 SB바이오팜에 70억 원, 네오딘바이오벳에 65억 원, 주노랩에 3억 원 등 총 138억 원을 투자해 세 기업의 상환전환우선주를 보유하고 있다.

보통주로 전환 시 유한양행이 보유하게 될 지분 비율은 SB바이오팜 21.87%, 네오딘바이오벳 24.53%, 주노랩 23.08%가 된다.

SB바이오팜은 반려동물 의약품과 사료 등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유한양행은 이 회사와 협력해 최근 토탈펫케어 브랜드 ‘윌로펫’을 론칭하고 반려동물 사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유한양행의 펫푸드 시장 진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웰니스코어’ 제품으로 펫푸드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다만, ‘웰니스코어’는 유한양행이 미국산 사료를 수입해 판매하는 수준에 그쳐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론칭한 윌로펫의 반려견 전용 사료는 SB바이오팜과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했다.

그렇다보니 유한양행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케이펫페어 일산’을 통해 공식적으로 선보인 이후 올해 상반기 개최된 박람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엄선한 기능성 원료로 제약회사가 만든 안전한 반려견용 간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간식도 출시했다.

‘The 건강한 뉴트리션바’는 눈, 관절, 피부 등 라인업을 다양화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펫푸드에 이어 영양제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입맛이 까다로운 반려묘를 위해 ‘고양이 유산균 간식 The 건강한 스틱’과 ‘건강한 프로바이오틱스 반려묘 항산화’ 제품도 출시해 반려묘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유한양행의 반려동물 시장 진출은 펫푸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생활건강용품인 유한락스를 활용한 반려동물용 냄새 및 얼룩 제거제 ‘펫매스리무버’를 내놓은 것이다.

과산화수소가 주원료인 펫매스리무버는 락스를 넣지 않아 특유의 살균 냄새가 없는 것이 특징으로 반려동물의 배설물, 구토, 침 등의 분비물로 인한 냄새와 얼룩을 제거한다.

탈취제 및 얼룩 제거제는 반려가구에서는 필수품으로 손꼽힌다. 유한양행은 이 점을 고려해 대표 브랜드인 유한락스를 활용해 펫매스리무버를 출시, 광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펫푸드, 생활용품 뿐만 아니라 동물의약품 시장에도 진입하며 실적을 쌓고 있다.

지난해 5월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해 빠른 속도로 동물병원에 안착했다.

이 같은 유한양행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졌다.

유한양행의 올해 1분기 동물 헬스케어(AHC, Animal Health Care) 부분 실적은 84억5,700만 원으로 48억4,200만 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생활용품 실적도 같은 기간 299억4,700만 원에서 356억7,800만 원으로 19.14% 늘어났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반려동물 관련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며 본격적으로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다”면서 “AHC 부문 실적이 크게 증가했지만 반려동물 사업보다 원료 사업에서 수익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윌로펫은 반려견 사료만 출시된 상태로 향후 반려묘 사료 출시도 검토 중”이라며 “이와 함께 의약품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질병을 진단하는 진단검사 등으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