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8일, 시카고서 온라인·오프라인 병행 연례학술대회 개최
AZ 엔허투·길리어드 트로델비·베이진 티슬렐리주맙 데이터 주목

▲ 사진=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행사장 내부(출처: ASCO 홈페이지)
▲ 사진=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행사장 내부(출처: ASCO 홈페이지)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인류의 숙제인 암 연구에도 올림픽이 있다. ‘종양학 올림픽’으로 불리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임상종양학회, ASCO(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연례학술대회에 전 세계 제약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ASCO 2022는 오는 6월 4일~8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다. 올해 학술대회는 코로나19 팬더믹의 영향으로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던 지난 2년과 달리 대면 세션과 온라인 세션이 병행된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에는 80여개국 5,000여개 기업, 4만여 명이 ASCO 연례학술대회에 참여한 바 있다. 올해 학술대회에도 예년과 같은 인원이 참여할 가능성은 낮지만, 3년 만에 대면 세션이 재개되며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글로벌 이목 집중은 ASCO 연례학술대회에서 종양과 관련된 수천 개의 최신 연구 결과가 소개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항암제의 최신 연구 데이터 발표는 ASCO의 꽃이라 할 수 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이번 ASCO 2022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주목할 만한 항암제 연구 데이터 3가지를 꼽아 분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샨쿄 엔허투 DESTINY-Breast04 임상 결과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항암제인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는 2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로 알려져 있다.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를 억제하는 트라스투주맙에 국소이성화효소(topoisomerase)를 억제하는 데룩스테칸을 접합해 암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기전이다.

앞선 연구에서 엔허투는 로슈의 1세대 ADC인 캐사일라(트라스투주맙 엠탄신) 대비 발전한 결과를 보이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미국식품의약국(FDA)는 2019년 2개 이상의 HER2 억제제 요법 후 절제 불가능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에 대해 엔허투를 승인했으며 2021년에는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환자의 2차 치료제로 허가했다.

이달 초에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2차 치료제(HER2 억제제 요법 후)로 엔허투의 적응증 확대를 승인했다.

이번 ASCO에서도 엔허투의 주목할 만한 임상 데이터가 발표된다. HER2 발현율이 낮은 환자557명을 대상으로 의사 선택에 따른 기존 치료요법과 엔허투를 비교하는 DESTINY-Breast04 연구 결과다.

지난 2월 아스트라제네카는 DESTINY-Breast04 연구의 톱라인에서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 개선을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호르몬 양/음성과 관계없이 HER2가 낮게 발현된 유방암 환자에서 엔허투의 PFS 개선을 판단하는 2차 평가변수 또한 충족했다는 설명이다.

HER2 발현이 낮은 환자에게 엔허투가 주요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결과라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ASCO 2022에서는 DESTINY-Breast04 연구의 세부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 사진=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현장 모습(출처: ASCO 홈페이지)
▲ 사진=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현장 모습(출처: ASCO 홈페이지)

≫ 길리어드 첫 항암제 트로델비 TROPiCS-02 임상 결과

HIV, B형 간염, C형 간염 등 바이러스 질환에서 혁혁한 성과를 내 온 길리어드의 야심찬 항암제,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의 결과도 ASCO 2022에서 발표된다.

트로델비 또한 엔허투와 마찬가지로 2세대 ADC로 볼 수 있다. 트로델비는 엔허투와 달리 Trop-2를 표적하는 기전이다.

FDA는 2020년 트로델비를 전이성 삼중(HER2·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음성 유방암 2차 치료제로 허가한 데 이어 2021년에는 1차 치료제로서 승인했다. 또 같은 해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 트로델비는 신속승인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되는 트로델비 데이터는 TROPiCS-02 연구 결과다. 이 연구는 내분비요법, CDK4/6 억제제, 2~4회 화학요법 등의 치료경험이 있는 호르몬 양성, HER2 음성 환자 54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연구 역시 트로델비군과 의사의 선택에 따른 기존 치료요법과의 비교로 진행됐다. 1차 평가변수는 트로델비군의 PFS 개선이다.

지난 3월 길리어드는 TROPiCS-02 연구의 톱라인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비교군에 비해 트로델비군에서 PFS가 통계적 유의한 개선이 이뤄지며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질병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30% 줄이는 결과다.

이 같은 발표에도 해당 적응증에서 트로델비의 효과는 의구심이 남아있다. 유의한 개선이 이뤄졌다는 PFS 중앙값 개선은 0.9개월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TROPiCS-02 연구는 진행 과정에서 참여 환자의 규모와 주요 평가변수가 변경된 바 있어 연구 자체의 신뢰도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연구가 종료되고 데이터 발표가 지연된 것은 그 배경으로 볼 수 있다.

길리어드 측은 이 같은 의구심에 대해 자세한 결과를 다가올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것으로 밝혔다. 그 다가올 학술대회가 ASCO 2022이다. 여전한 의구심 속에서 이번 ASCO 2022 발표가 길리어드 주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베이진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티스렐리주맙, RATIONALE-309 업데이트

중국을 기반으로 한 다국적제약사 베이진(BeiGene)의 면역항암제 티스렐리주맙(tislelizumab)의 연구 결과도 ASCO 2022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베이진이 최근 국내에도 지사를 설립하고 다양한 한국인 포함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결과에 관심이 간다. 베이진이 약가를 줄인 치료제 개발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기존 면역항암제를 대체할 가능성에도 주목할 만 하다.

티스렐리주맙은 PD-1을 타깃하는 면역항암제로 국내에서도 다양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북미와 유럽, 일본의 판권은 노바티스가 갖고 있다.

이번 티스렐리주맙 데이터는 RATIONALE-309 연구의 추적 업데이트 결과다. RATIONALE-309는 재발성·전이성 비인두암 1차 치료제로서 티스렐리주맙/화학요법을 위약/화학요법과 비교하는 연구다.

2년 추적기간 목표로 질병 진행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발생까지의 시간이 이 연구의 1차 평가변수다.

지난해 유럽임상종양학회 면역항암(ESMO-IO) 학술대회에서는 추적기간 중앙값 10.0개월까지의 결과가 공개하며 티스렐리주맙군의 유의한 PFS 개선이 이뤄져 1차 평가변수를 달성을 알렸다.

이번 ASCO 2022 발표는 추적기간 중앙값 15.5개월까지의 결과다. 지난 4월 베이진은 이 결과를 개괄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발표에 따르면 독립평가위원회 검토 결과 티스렐리주맙/화학요법군의 PFS 중앙값은 9.6개월로 위약/화학요법군의 PFS 중앙값 7.4개월에 비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티스렐리주맙/화학요법에서 질병이 진행된 경우 티스렐리주맙 단독요법을 투여한 결과는 아직 PFS, 전체 생존(OS)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같은 조건에서 위약/화학요법군에서 질병이 진행된 경우 티스렐리주맙 단독요법 치료한 경우 PFS 중앙값은 13.9개월, OS는 23.0개월이었다.

이 결과에 대해 베이진 관계자는 “이 연구 결과는 티스렐리주맙/화학요법이 비인두암 환자를 위한 잠재적인 1차 표준요법임을 뒷받침한다”며 “이 연구가 ASCO 플레너리(Plenary) 세션 중 하나로 발표되는 것은 비인두암 치료의 기존 표준을 바꿀 옵션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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