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간담회 후 3월 말 서울에서 대면 만남 약속 ‘펑크’
청계광장 분향소 설치 87일째, 조문 한 번 안 한 정 청장
질병청, 3월 31일 면담 어려움 양해 통보…조문 답변 회피
코백회 “질병청에서 공식적인 연락 온 적 없고 소통도 안 돼”

▲ 질병관리청 전경(출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 질병관리청 전경(출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이 매번 간담회 일정을 앞두고 연락두절 되면서 코로나 백신접종 피해자 가족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정 청장이 3월 말에 서울에서 피해자 가족들과 간담회를 갖기로 했지만 소통 채널이 끊어져 지금까지 만남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사실이 본지 단독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예정된 간담회 일정을 앞두고 매번 연락이 두절되는 정 청장이 백신 피해자 가족들의 간절한 요청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이하 코백회)는 지난 2월 16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 청사에서 정은경 청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피해자 가족들과의 소통 확대와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당시 간담회에서 정 청장은 3월 말 서울에서 피해자들과 추가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메디코파마뉴스> 단독 취재 결과에 따르면 질병청은 이날 간담회에서 백신 피해자 가족들과의 추가 면담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코백회 김두경 회장은 최근 <메디코파마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2월 간담회 당시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정은경 청장의 일정 다변화로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간담회 시간이 짧아졌다”며 “이에 따라 정 청장은 3월 말 서울에서 좀 더 많은 피해자들과의 간담회를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달이 바뀐 4월 8일 현재까지 3차 간담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3월 말 개최하겠다던 질병청은 연락은 커녕 코백회의 전화조차 아예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확진자 폭증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방역당국이 비상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일정 연기 등을 위한 연락 한 통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인 것.

김두경 회장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대통령 선거로 인해 아무리 바빴다고는 하더라도 연락조차 받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국민과 한 약속까지 어기는 정은경 청장이 과연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백신 피해자와 대화를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 3월 31일 통보했다는 질병청 vs 공식적으로 전달 받은 바 없다는 코백회

문제는 이 같은 처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 청장은 2차 간담회를 여는 과정에서 코백회와의 소통을 회피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지난 1월 6일 [단독] 백신 피해자 만난다더니…정은경 질병청장 ‘연락두절’을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코로나19 백신접종 피해자와 가족들을 만난 정은경 청장이 12월 중으로 추가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아무런 설명도 없이 소통 채널이 끊기면서 1월 7일까지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도다.

이 같은 내용의 기사가 보도된 이후 공교롭게도 하루가 지난 1월 7일 질병관리청은 코백회에 간담회 개최를 제안했고, 우여곡절 끝에 2월 16일 2차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런데 또 다시 3차 간담회를 앞두고 정 청장의 연락이 두절되면서 백신 피해자 가족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3월 말에 간담회 개최의 어려움을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대변인실 관계자는 7일 <메디코파마뉴스>와의 통화에서 “질병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이후 이상반응이 나타난 국민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코백회 측 관계자와 별도의 연락망을 유지 중”이라며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 및 위중증 환자 증가에 따라 방역 대응 상황이 엄중해 3월 중에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3월 31일 코백회 측에 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코백회 측은 공식적으로 전달 받은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두경 회장은 “3차 간담회 개최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소통 채널이 끊긴 것처럼 아예 연결이 되지 않았다”며 “다만, 코백회 개인 회원이 질병청에 문의를 하는 과정에서 간담회 개최는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간담회 개최 취소라든가 약속을 미룬다는 등의 얘기는 전혀 들은 바 없다”며 “개인 회원한테 통보하는 식의 말이 공식적인 절차인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 회장은 서울 청계광장에 코로나19 백신접종 피해자들의 분향소를 차린 지 87일째이지만 정은경 청장은커녕 질병청에서 조문 한 번 온 적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 회장은 “백신접종 피해자들에게 말로는 미안하다, 죄송하다, 노력하겠다는 식의 말은 하면서 단 한 번도 조문 온 적이 없다”며 “두 차례의 간담회에서 원론적인 얘기만 하며 임기응변식으로 피해만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병청에서 적극적으로 백신접종을 독려했고 피해자들은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백신을 접종했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라며 “그렇다면 정은경 청장을 비롯한 방역당국은 도의적인 책임으로라도 한 번은 조문을 와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차 서울 정부청사에는 오면서도 분향소에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메디코파마뉴스>는 질병청에 조문할 계획을 문의했으나 질병청은 답변을 회피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