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리브말리 허가…국내 판권 보유 녹십자에 ‘쏠린 눈’
1인 연간 치료비 5억 원 육박…환자 적어도 시장성 매력
“희귀약 신청 후 품목허가 본격화…내년 중 승인 목표”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GC녹십자가 국내 독점 판매권을 보유한 알라질 증후군 신약이 최근 FDA 승인을 따내 관심이 쏠린다. 환자 수가 많지 않은 희귀질환 치료제이지만 퍼스트 인 클래스(혁신신약) 약물인 데다 약가도 고가라 향후 이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GC녹십자가 올해 7월 미국 미럼 파마슈티컬스(Mirum Pharmaceuticals)로부터 국내 독점 개발 및 상용화 권리를 확보한 소아 희귀간질환 치료제(알라질 증후군/ALGS)인 ‘리브말리(성분명 마라릭시뱃)’가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알라질 증후군(Alagille's syndrome/ALGS)은 간 내 담도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담즙 정체를 야기해 심혈관계, 골격계, 안구, 안면, 췌장, 신경발달의 장애를 동반하는 소아 유전 질환이다. 현재 간 이식 외에는 마땅한 치료 옵션이 없던 상황.

알라질 증후군 유병률은 10만명 당 1명으로 알려져 있다. 리브말리 개발사인 미럼 파마슈티컬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환자 규모는 2,000~2,500명 수준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100여 명(소아 70%)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시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질환을 가진 환자 수가 턱없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시장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얘기는 크게 달라진다.

리브말리는 퍼스트 인 클래스 약물인 데다 알라질 증후군 환자의 평균 체중인 17kg 어린이의 연간 치료 비용 예상치가 약 40만 달러, 한화 약 4억 7,440만 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이기 때문이다. 또 환자 대부분이 지속적으로 치료와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는 점도 따져볼 문제다.

특히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FIC)과 담도 폐쇄증(BA) 적응증에 대한 미국 및 유럽 임상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개발사인 미럼 파마슈티컬스는 ALGS로만 미국 내 잠재적 시장 규모를 5억 달러(약 6,000억 원)로 추산하고 있다. 적응증이 추가되면 리브말리의 향후 수익 규모나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에 출시되지도 않은 리브말리가 향후 국내 시장에 진입할 경우 받게 될 성적표에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질환군이 다르기는 하지만 지난 2019년 보험 급여에 등재된 척수성근위축증(SMA, Spinal Muscular Atrophy) 치료제인 스핀라자가 좋은 비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약은 리브말리처럼 유병률이 1만 명 당 1명 꼴로 절대적인 환자 수가 많지 않다. 연간 치료 비용도 3억 원 대로 비싸다. 그럼에도 작년 매출 표시가 기준 국내 처방 규모는 720억 원(아이큐비아 기준)에 달했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리브말리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여전히 품목허가와 급여 등재 절차가 남아 있다. 때문에 이 약이 GC녹십자 내에서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리브말리가 지난달 29일 FDA의 승인을 획득한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라 품목허가 과정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내년 중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질환과 약물에 따라 심사기간이 각기 다르지만 일부 자료 제출 면제 등의 혜택이 제공되는 희귀의약품 지정을 조만간 신청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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