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입법전쟁…법안 통과 시 호재, 상·하원 반대시엔 ‘악재’
9월 종양·당뇨 글로벌 학회 마무리…新 모멘텀 찾기 ‘분주’

이번주 제약바이오 업종은 9월 굵직한 글로벌 학회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모멘텀 찾기와 함께 박스권 내 등락이 예상된다.

다만, 중국 헝다그룹이 불러온 유동성 위기 논란과 미국 정부의 셧다운 우려,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의 발언 등이 증시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 수준인 3,000명을 넘어서면서 백신·치료제 개발 관련주 및 진단키트 테마주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 일정에 맞춰져 있다. 그동안 증시의 상승 버팀목이 됐던 유동성 장세 분위기가 테이퍼링 속도에 따라 반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마무리된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동결과 테이퍼링에 대한 검토 가능성을 11월 이후로 전망하면서 증시가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최근 증시를 압박한 ‘가을 경계론’도 주의 대상 중 하나다. 이는 통상 미국과 국내 증시가 연중 9월과 10월에 부진했던 데다 현재 높은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차익실현 매물에 따른 조정 양상이 나올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최근 도이치뱅크는 글로벌 시장전문가 550명을 대상으로 향후 美 증시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58%가 올해 말까지 5~10%의 주가 하락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제약바이오 시황으로 범위를 좁혀 보면, 최근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16일~21일)와 유럽당뇨학회(EASD, 9월27일~10월1일)가 마무리 된 이후의 시장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학회에 참여한 국내 제약사들은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 보다 ‘개발 순항’에 초점을 맞췄던 만큼 사실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다만 이들 기업이 보여준 중장기적 전망은 앞으로 시간차를 두고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을 통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1상 데이터에 관심이 쏠렸다. 이 외에도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벨바라페닙'과 '포지오티닙', 에이비온의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를 표적으로 하는 ‘ABN401’, 이수앱지스의 항암 신약 'ISU104' 등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한편 이번주 주목할 증시 이벤트로는 美 정가에서 벌어질 입법 전쟁이다.

미 하원은 이번주 중 1조 달러(약 1,178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과 3조5천억 달러(약 4,123조 원)의 예산 지출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여기에 임시 예산안과 부채한도 유예 방안도 미 상원 통과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해당 법안들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미 연방정부는 다음 달부터 셧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 법안이 모두 통과되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주간 증시 리뷰

지난주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로 2거래일만 열린 가운데 코스피는 0.49% 내리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도 0.87% 내렸다. 지수 변동은 주간 약보합에 그쳤지만, 일간 변동성은 1% 이상 움직이면서 숨가쁜 한 주를 마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주도 대다수 종목에서 약세가 이어졌다.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0.89% 내렸으며 제약지수 역시 0.36% 하락했다.

종목별로 보면 재료를 바탕으로 한 소수 종목에서만 단기적 상승세가 나타났다.

팜젠사이언스는 미국 뉴욕에서 정부가 주최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에 참석해 미국 자회사인 엑세스바이오 및 미국 벤처 아이비파마와 코로나19 백신 공동개발 및 상업화 업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주가는 주간 35.24% 급등했다.

유바이오로직스도 면역항암제 및 차세대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기업인 아쥬반스 테크놀로지와 MOU를 체결하면서 주가가 14.78% 올랐다. 또 이 회사가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유코백-19'의 임상 2상 투여 완료 소식도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휴마시스는 미 국방부 산하 조달청 공급업체로 선정된 셀트리온에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를 공급한다는 소식으로 주간 22.45% 급등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1차 계약은 셀트리온이 미 국방부에 공급하는 전체 물량 중 일부다. 공급액은 지난해 매출 대비 약 60% 수준인 273억 원 규모다.

동화약품은 천식치료제인 부데소니드(budesonide)가 코로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발표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약물 재창출 기대감으로 주가가 19.27% 상승했다. 이 회사는 현재 코로나치료 후보물질인 ‘DW2008S’에 대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국전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와 차세대 리튬이온전지용 불연성 첨가제 후보물질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13.78% 상승했다. 국전약품은 현재 정부 지원을 받아 나파모스타트와 니클로사마이드를 복합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비임상실험을 수행 중으로 공결정 복합 치료제로 확장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지난주 외국인은 매수, 기관과 개인은 매도로 대응했다. 지난주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6,600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기관은 5,800억 원, 개인은 600억 원 규모의 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피 의약품 업종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800억 원, 750억 원을 매수했으나 외국인은 3,500억 원을 매도했다.

≫ 이번주 주목 기업

최근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한미약품에 주목할 만하다.

한미약품은 최근 종료된 ESMO에서 로슈의 계열사인 제넨텍에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한 항암신약 ‘벨바라페닙’의 병용요법 치료 효과와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항암제 ‘포지오티닙’의 1일 1회 복용에 대한 우수성을 입증했다.

포지오티닙의 경우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신속심사) 의약품으로 지정받으면서 연내 신약 시판허가신청(NDA)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약 출시에 따른 거액의 마일스톤 유입이 기대되고 있는 것.

현재 한미약품이 제넨텍과 맺은 벨바라페닙의 계약 규모는 9억1천만 달러(약 1조720억 원)다. 스펙트럼과 체결한 포지오티닙의 계약 규모는 비공개다. 다만, 스펙트럼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10-Q)를 통해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판권을 갖고, 포지오티닙 허가에 따라 3,300만 달러(약 390억 원), 상업화 성과에 따라 한미약품에 연간 최대 3억5,800만 달러(약 4,123억 원)의 마일스톤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이 최근 에스티팜, 동아에스티, 녹십자와 함께 구성한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도 시장의 관심사 중 하나다.

이 컨소시엄은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연내 임상 1상에 진입 후 내년 상반기 조건부 허가를 받아낸다는 목표로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개발정보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글로벌 증시 동향

지난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종은 변동성이 확대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특히 중국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소식은 유동성 위기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증시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 장세와 밀접한 기술주들의 주가가 대거 내려 앉은 가운데 지난 20일 다우지수와 나스닥생명공학지수는 각각 1.78%, 2.19% 급락했다.

다만,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오는 11월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증시 하락에 제동을 걸었다. 결국, 글로벌 제약바이오 대표 지수인 나스닥생명공학지수는 낙폭을 줄여 주간 1.82% 떨어지는 것으로 마감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주 역시 전반적으로 뉴욕증시에서 하락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한 때 기대를 모았던 알츠하이머 치료신약인 ‘아두헴’(성분명 아두카누맙)이 시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바이오젠의 주가도 주간 2.82% 떨어졌다. 이 외에도 암젠(2.63%↓), BMS(1.76%↓), GSK(1.39%↓), 사노피(0.91%↓), 노바티스(0.66%↓), 애브비(0.61%↓) 등이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주가는 주간 8.62% 올랐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유방암치료제 ‘엔허투’와 PARP 저해제 ‘린파자’의 임상 성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린파자를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개발한 MSD 역시 주간 2.69% 주가가 상승했다.

한편 ESMO에서 공개된 엔허투의 임상 3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약은 로슈의 ‘캐싸일라’에 비해 암을 억제하는 기간이 3배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린피자 역시 전립선암(mCRPC)이 있는 남성에서 1차 치료제로 ‘자이티가’와 병용요법을 실시한 결과 1차 평가변수였던 무진행생존기간(PFS)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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