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이후 총 69곳 과열 종목 지정…비중 33%
하방 세력의 주된 타깃…코스닥 상장 바이오벤처 15곳
시장 기대 등에 업고 6곳 상승…나머지도 비교적 ‘선방’
주가 방어 ‘합격점’…“공매도 힘겨루기 당분간 이어질 듯”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공매도 공세가 끊이질 않고 있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상당수 업체가 직접적인 타깃이 될 것이란 예측이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를 보면 하락에 배팅한 공매도 세력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오히려 개별 기업과 투자자들이 성공적으로 주가를 방어해 내는 모습이다. 예측 불가능한 돌발 악재만 없다면 지금 맞춰진 힘의 균형이 급속하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15일 메디코파마뉴스 분석 결과, 공매도 재개(5.3~9.13) 이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코스피·코스닥 업체는 총 208곳(중복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제약바이오기업은 69곳으로 전체의 33.17%의 비중을 차지했다.

 

▲ 자료 출처=한국거래소(2021.5.3~9.13)
▲ 자료 출처=한국거래소(2021.5.3~9.13)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제약바이오기업 중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보령제약, 신풍제약 등 4곳을 제외하고, 모두 코스닥 상장사였다는 점이다. 제약바이오 섹터 내에서 공매도 세력이 어디를 주 타깃으로 삼았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2회 이상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업체도 15곳에 달했다. 엔케이맥스, 차바이오텍이 6회로 가장 많았고, 에스티팜(5회), 엔지켐생명과학(4회), 안트로젠(4회), 현대바이오(4회), 에이치엘비(3회), 삼천당제약(3회), 녹십자랩셀(3회), 휴젤(3회), 오스코텍(2회), 휴온스(2회), CMG제약(2회), 제넥신(2회), 콜마비앤에이치(2회)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6개 업체의 주가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공매도 재개 시점보다 오히려 현재(9.13 종가 기준) 주가가 높았던 것.

실제로 에이치엘비는 공매도가 재개된 날의 종가(9.13 기준)와 비교해 106.0%(3만1,700원→6만5,300원) 주가가 올랐다. 엔케이맥스(1만4,950원→2만9,000원, 94%↑), 안트로젠(4만9,600원→7만500원, 42.1%↑), 차바이오텍(1만8,350원→2만2,350원, 21.8%↑), 오스코텍(3만5,450원→3만6,300원, 2.4%↑), 휴젤(18만1,500원→18만3,200원, 0.9%↑) 등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주가가 하락한 나머지 9개 업체도 비교적 선방하는 분위기였다. 녹십자랩셀(10만100원→9만9,500원, –0.6%), CMG제약(4,280원→4,240원, –0.9%), 삼천당제약(5만3,400원→5만1,500원, –3.6%), 에스티팜(11만5,000원→10만5,300원, –8.4%) 등의 경우 하락률을 한 자릿수로 막아냈다.

그러나 엔지켐생명과학(11만8,800원→8만4,900원, –28.5%), 콜마비앤에이치(5만1,300원→3만7,750원, –26.4%), 현대바이오(3만8,150원→2만8,100원, –26.3%), 제넥신(9만8,500원→7만3,000원, –25.9%), 휴온스(6만7,600원→5만7,400원, –15.1%) 등은 큰 폭의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이처럼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벤처기업이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되는 비중이 높고, 특정 업체의 경우 반복적으로 타깃이 되는 것은 그 만큼 펀더멘탈이 취약하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즉 집요한 공매도 세력의 공세를 언제든지 맞딱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향후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급격히 쏠리는 일은 쉽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최근 제약바이오 섹터가 특정 이슈를 발판 삼아 순환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편승한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과 맞서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한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경기 고점 우려가 부각되고 있고 최근 공매도 거래 대금이 급증하고 있지만 제약바이오 테마주는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 주가를 지탱하는 개별기업의 모멘텀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한 공매도와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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