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구하기 ‘하늘에 별 따기’…막무가내식 급여 인상 요구에 ‘분통’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와병 환자엔 ‘그림의 떡’…“간병 살인 남일 아냐”
간병 부담, 현실적 지원 시급…“사회적 문제 번지기 전에 정부 나서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간병인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간병인들은 이를 악용해 도를 넘어서는 요구를 하자 보호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비용 인상은 물론 주1회 유급휴가 제공, 코로나19 검사 비용까지 요구하면서 가계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보호자들은 간병비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간병사의 정확한 규모는 추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간병 인력의 절반 가까이는 조선족이나 중국인 등 외국인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체류 비자만 있으면 간병 관련 자격증이 없어도 요양병원에 취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상당수의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간병인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국내에 남은 간병사들도 감염을 우려해 간병을 꺼리면서 구인난은 더욱 심화된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을 악용하는 일부 간병인들로 인해 보호자들은 피 맺힌 절규를 쏟아내고 있다.

급여 인상부터 코로나19 검사 비용은 물론 당초 계약에도 없던 유급 휴가를 요구하면서, 이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갑자기 그만두겠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한다는 것.

서울시 금천구에 거주 중인 신미영 씨(가명)는 “뇌경색으로 와병 중인 어머니를 위해 가족간병을 했으나 건강 악화로 어쩔 수 없이 전문 간병사를 쓰고 있다”면서 “하루에 12만 원씩 한 달에 360만 원이 간병비로 나가면서 가계 경제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간병인이 유급 휴가와 함께 코로나19 검사 비용까지 요구했다”며 “가족을 맡긴 상황에서 거절하기도 어려워 결국 들어줬다. 하지만 고정적으로 나가는 병원비까지 포함하면 한 달에 500만 원이 소요되고 있어 죽고싶은 마음만 든다”고 한탄했다.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 중인 하선희 씨(가명)는 간병인의 급여 인상 요구에 분통을 터트렸다.

하 씨는 “뇌출혈 수술 후 편마비 등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돌보는 간병인에게 24시간 돌봄에 식사비 포함 1일 12만 원씩 간병료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CRE균이 발견되자 추가로 위험수당까지 요구해 하루 13만 원을 지급했다”며 “CRE균이 해제되면서 일반 병실로 돌아왔지만 간병인은 오히려 간병료를 1일 14만 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24시간 병원에서 거주하며 일 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간병인의 무리한 요구에 가계가 파탄날 지경이다. 최근 들어 ‘간병 자살’, ‘간병 살인’이라는 뜻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똑같은 사람이 될까 두렵다”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보호자들은 간병 파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간병비를 지원하거나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의 하 씨는 “정부에서 간병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간호·간병통합 서비스를 시행한다고는 하지만 와병 환자들은 실상 이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회적 문제로 번지기 전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중증 환자들의 간병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보다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간병비를 지원하거나 건강보험을 적용해 보호자들이 마음 놓고 가족을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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