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 억제제 후발제품, 글로벌 ‘급성장’…국내 처방트렌드 영향줄까
스카이리치 1분기 매출 5억7400만 달러…선발제품과 격차 벌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글로벌 시장의 처방 트렌트 변화가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까. 중증 판상건선 적응증을 기반으로 한 인터루킨(IL) 억제제 시장의 흐름에 이목이 쏠린다.

14일 글로벌제약사 본사가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2세대 중증 판상건선 치료제의 매출 순위 변화가 굳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징조는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애브비의 인터루킨 억제제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는 지난해 일라이 릴리의 탈츠(성분명 익세키누맙)와 존슨앤존슨(얀센)의 트렘피어(성분명 구셀쿠맙)를 넘어선 뒤 1분기 격차를 벌린 모습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기존 제품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해서야 4파전 구도가 형성된 만큼 판도 변화 가능성은 충분하다.

≫ 판상 건선의 ‘위력’…스카이리치, 적응증 하나로 선발제품 따돌려

IL 억제제 계열의 건선 치료는 2009년(FDA 허가 기준) 얀센의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가 포문을 열었다. 이후 2015년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를 시작으로 2016년 탈츠, 2017년 트렘피어가 잇따라 2세대 인터루킨 계열 건선치료제로 시장에 나왔다.

2019년 기준, 스텔라라의 글로벌 연간 매출액은 63억6,100만 달러, 코센틱스 36억 달러, 탈츠 13억6,600만 달러, 트렘피어 10억1,200만 달러 등으로 나타나면서 출시 순서와 매출 순위가 같았다.

이 같은 순위 구성은 일찍 출시된 스텔라라가 2013년 건선선 관절염, 2016년 크론병, 2017년 청소년 판상 건선, 2019년 궤양성 대장염, 2020년에는 소아 판상 건선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이뤄졌다.

코센틱스 또한 2016년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에 이어 2020년 축형 척추관절염까지 적응증을 확대했다.

탈츠는 2017년 건선성 관절염, 2019년 강직성 척추염, 2020년 소아 판상 건선, 2021년 축형 척추관절염까지 승인받았다. 트렘피어는 2020년 건선성 관절염에 대한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적응증 확대 흐름은 2019년 4월 애브비가 스카이리치를 출시하면서부터 깨졌다. 스카이리치는 현재 중증 판상 건선만을 적응증으로 두고 있다. 판상 건선만으로 지난해 4분기 탈츠와 트렘피어의 글로벌 매출을 넘어선 것.

지난해 3분기 스카이리치의 글로벌 매출은 4억3,500만 달러로 트렘피어의 3억2,700만 달러를 넘어 세 번째에 이름을 올리더니 4분기에는 5억2,500만 달러로 3억8,200만 달러의 트렘피어와 4억9,500만 달러의 탈츠보다 큰 매출을 달성했다.

애브비 본사가 공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스카이리치는 5억7,4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미국 시장에서만 4억8,100만 달러, 미국 외 시장에서 9,300만 달러로 구성된 매출이다. 트렘피어(4억1,800만 달러)와 탈츠(4억300만 달러)와의 간격을 더욱 벌린 모습이다.

지역별 매출 구성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스카이리치의 글로벌 매출 가운데 미국 매출이 4억8,100만 달러로 83.8%를 차지했던 데 반해 트렘피어는 65.6%, 탈츠는 62.0%로 한참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스카이리치가 미국에서 먼저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그 외 국가에서도 처방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배경이다.

≫ 스카이리치, 연간 4회 투여·비교임상 결과 성장 배경

IL 억제제 계열 판상 건선 치료제 시장에서 스카이리치의 도약 배경으로 편의성과 직접 비교임상 결과을 꼽을 수 있다.

스카이리치는 초기 2회 투여 후 12주 간격으로 연 4회 투약이라는 장점이 있다. 코센틱스가 초기 5회 투여 후 4주 간격, 탈츠가 초기 7회 투여 후 4주 간격, 트렘피어가 초기 2회 투여 후 8주 간격인 점과 비교하면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선발 제품과의 직접 비교임상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애브비는 미국피부과학회 온라인 연례학술대회에서 코센틱스와의 직접 비교 임상인 IMMerge를 발표했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인 52주차 PASI90(병변 90% 개선) 달성률에서 스카이리치군은 87%, 코센틱스군 57%로 나타났다. 2차 평가변수인 16주차 PASI90 달성률은 스카이리치군 74%, 코센틱스군 66%로 나타났지만, 이는 우월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별도 결과로, 52주차 PASI100 달성률은 스카이리치군 66%, 코센틱스군 40%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국피부과협회(BAD)는 건선치료 가이드라인에 11종의 생물학적 건선치료제에 대한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담았다.

메타분석 대상 치료제는 TNF 억제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맵)를 비롯해 스텔라라·코센틱스·탈츠·트렘피어·스카이리치 등이 포함됐다.

결과는 해당 치료제를 처방할 누적 확률(SUCRA) 수치와 해당치료가 최선일 확률(Pr. Best) 수치로 순위를 책정했다.

먼저, 퍼스티맙 200mg 포함 결과에서 스카이리치는 SUCRA 89.9점, Pr. Best 45.4점으로 11개 생물학적 제제 중 가장 높았다. 탈츠는 87.8점·23.4점, 트렘피어는 80.2점·14.6점으로 나타났다.

퍼스티맙 400mg 포함 결과에서는 탈츠가 SUCRA 92.6점, Pr. Best 40.5점으로 최고 포인트를 받았으며, 스카이리치 90.8점·37.4점, 트렘피어 77.7점·9.4점 순으로 높았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중단 등을 살펴본 내약성에서는 스카이리치가 앞섰다. 스카이리치는 퍼스티맙 200mg, 400mg 포함 결과에서 모두 SUCRA 95.5점·95.6점, Pr.Best 78.9점·79.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 국내 건선약 시장, 2017년 산정특례로 급성장…올해 판도는?

우리나라에서 판상 건선 치료를 기반으로 한 IL 억제제 처방은 2017년 6월 중증 건선이 산정특례 대상에 포함되면서 급격히 확대됐다.

당시 이미 급여권에 진입해 있던 스텔라라가 곧바로 산정특례에 포함됐으며 2017년 8월 코센틱스, 2018년 8월 탈츠, 2018년 9월 트렘피어가 잇따라 급여권에 진입했다. 스카이리치는 2020년 6월 뒤늦게 급여 시장에 출시됐다.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해 스텔라라의 국내 매출액은 269억 원, 코센틱스 198억5,000만 원, 트렘피어 125억3,000만 원, 탈츠 49억9,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리치는 2분기 1억 원에서 3분기 3억9,000만 원, 4분기 9억8,000만 원으로 성장세에 있기는 하지만, 연간 14억7,000만 원에 매출에 불과했다.

이는 스카이리치가 국내 급여 시장에 진입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스카이리치의 처방이 급격히 확대된 것은 1년이 지난 후부터였다.

인터루킨 억제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건선의 치료 목표가 이전보다 더 깨끗한 피부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동반 질환이나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글로벌 처방 트렌드도 이런 치료 트렌드에 따라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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