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향방 여전히 ‘오리무중’…불확실성 장세 이어질 듯
美 항암제 개발 바이오텍 ‘초강세’…국내 관련주도 관심

이번주도 국내 증시는 혼란의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 완화정책을 강조하고 금리를 안정시켰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불신으로 가득찼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지난주 코스피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이번 주가 기술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그간의 꼬인 실타래를 풀어낸 만큼 강세장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증시가 정체될 경우 단기적 반등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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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내 증시는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존스가 0.46%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코스피가 0.49% 떨어졌다. 반면, 그동안 비교적 큰 폭의 하락을 맞았던 코스닥은 금리 안정 전망이 제기되면서 제약주를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 2.88% 올라 마감됐다.

지난 17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으로 통화 완화 정책을 강조하면서 금리가 일시적으로 안정, 미 증시가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국채 가격은 SLR(보완적 레버리지비율) 완화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연준의 결정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74% 부근으로 다시 오르면서 다음날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 수준까지 올라갈 경우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금보다 20% 이상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만약 금리 상승으로 인한 나스닥 기술주의 폭락이 반영될 경우 국내 증시에도 예상보다 큰 후폭풍이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은 일단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비록 1.07% 떨어져 거래를 마쳤지만, 이는 전체 시가총액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4.71%와 3.37% 떨어지면서 드러난 최종 수치일 뿐이었다. 대다수 종목은 주가가 상승하며 거래를 마친 것이다. 여기에 제약지수도 3.63% 급등하면서 코스닥 지수의 오름세를 견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하락은 외국인의 매도에 따른 일시적 수급 불균형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외국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5거래일 모두 순매도로 일관해 7만3,000주(약 540억원)를 팔아치웠다. 셀트리온도 18만주(약 535억원)가 이들 손에 의해 빠져나갔다. 두 종목을 합해 1,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운 셈이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개인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난 모양새였다. 지난주 개인은 거래소에서 약 2조3,1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매수 여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주의 우려를 뒤집은 것이다. 앞서 개인은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약 32조9,000억원을 매수했던 만큼 사자 여력이 다했다는 우려가 컸던 상황이다.

반면, 지난주 외국인은 8,700억원을 매도했으며 기관 역시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도 개인이 3,200억원 가량 매수 우위에 섰고, 외국인은 2,300억원 가량 팔아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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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종도 금리 향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하락 폭이 컸던 미국 생명공학주가 2주 연속반등에 성공해 향후 주가 상승에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지난주 나스닥 생명공학지수와 아멕스 생명공학지수는 각각 0.59%와 0.57% 상승하며 비록 작은 상승 폭이지만 제약바이오가 오름세를 유지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대형 제약주는 뉴욕증시에서 전반적인 상승을 기록했다. 암젠은 전주 대비 6.08% 올랐고 길리어드(+4.7%), 사노피(+4%), 머크(+3.9%), GSK(+3.1%), 노바티스(+2.7%), 화이자(+1.7%), 아스트라제네카(+1.6%) 등도 상승 그룹에 포함됐다.

일라이 릴리, 알츠하이머 치료제 결과에 주가 ‘급락’

반면 일라이 릴리는 –11.4%로 급락했고 애브비도 –4.4%로 비교적 큰 폭의 하락을 그렸다.

일라일 릴리의 급락은 투자은행인 씨티 측에서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성공을 낙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분석하면서 투자심리를 악화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씨티 측은 “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의 임상3상 성공을 기대하면서 매수를 추천했지만 임상2상 결과를 분석했을 때, 시장의 매우 높은 기대치에 부합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다”라며 “아직은 해당 제품이 승인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씨티측은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210달러는 유지했다. 19일 현재 일라이 릴리의 주가는 184.29달러이다.

앞서 릴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TRAILBLAZER-ALZ 임상시험에서 나온 전체 데이터를 제15회 국제알츠하이머파킨슨병학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Alzheimer's & Parkinson Diseases, AD/PD)에서 발표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도나네맙이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켰으며 통합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iADRS)에서도 측정된 인지 및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춘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2차 분석 데이터는 모든 2차 평가변수에서 20~40%의 일관된 인지 및 기능 저하 지연 효과에도 불구, 명목상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는 못했으며 대부분 실질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생명공학주는 상승과 하락이 거의 반반에 달했다. 방향성을 잡지 못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전주에 이어 임상 단계의 항암제 개발주들이 다음 달 AACR(미국 암학회)을 앞두고 초강세를 나타냈다.

루비우스 테라퓨틱스(RUBY)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RTX-240’의 1/2상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임상 데이터 결과를 공개하면서 주간 54% 급등해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클로비스 온콜로지(CLVS)도 ‘ARIEL4’의 난소암 3상 시험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고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소식으로 32.32% 올랐다.

이외에도 상가모 테라퓨틱스(SGMO)도 14.64% 올랐고 아피메드(AFMD)는 전주(+40.42%) 상승에 이어 13.51% 또 올랐다. 이 회사는 EGFR 표적형 이중항체인 'AFM24'가 AACR 연례회의에서 포스터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는 소식이 재료로 반영돼 큰 폭의 상승을 기록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임상 1상의 중간 결과가 4월 13일 공개될 예정인데,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NK면역항암제가 국내 엔케이맥스와 공동개발 중인 신약이라는 점이다. 두 회사는 EGFR 양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슈퍼NK‘ - ’AFM24(CD16A/EGFR 표적형 ICE)' 결합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랩트 테라퓨틱스도 5.25% 오르면서 전주(+31.82%)에 이어 강세를 나타냈다. 이 회사도 오는 4월 열리는 AACR에서 CCR4 타깃 면역 요법인 ‘FLX475’에 대한 전임상 데이터를 포스터 발표한다는 소식이 재료로 작용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능력을 활성화하는 물질인 'FLX475'를 도입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지난 2019년 12월 체결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랩트에 초기 계약금 400만달러와 단계별 마일스톤 5,4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하고, 대신 이 물질의 한국과 중국(대만·홍콩 포함)에서 개발을 포함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

≫ 금주 주목 기업

동국제약, 1Q ‘분기최대’ 실적...올 1천억대 영업이익 ‘파란불’

최근 제약바이오주의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가운데 실적 호전 종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동국제약의 올 1분기 실적이 분기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주목하고 있으며 올해 영업이익이 1,000억원선에 이를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글로벌 매출 증가세에 있는 마취제 ‘포폴’과 슈퍼항생제 ‘테이코플라닌’의 생산시설 확대로 하반기 이후에도 전문의약품(ETC) 매출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적이 받쳐주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 종목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것.

앞서 지난해 동국제약은 매출이 15.93%나 성장하면서 5,591억원을 기록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3.5% 늘어난 847억원이 집계돼 올해 1,000억원대 영업이익도 눈앞에 두게 됐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예상 매출은 1,500억원(전년비 14.8%↑), 영업이익은 220억원(전년비 14%↑)으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액이 전망된다.

헬스케어 부문에서 ‘센시안’과 ‘마데카크림’의 안정적 성장 그리고 일반의약품 부문에선 주력 제품인 ‘인사돌’의 판매호조가 나타나고 있고 탈모치료제 ‘판시딜’ 등도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사업 분야의 고른 성장으로 인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 지난주 이슈 기업

지난주 제약바이오주는 상승 반전에 성공하면서 유유제약, 신풍제약, 티앤알바이오팹, 바이넥스, 휴마시스 등이 주간 20% 이상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업공개(IPO)에 따라 상장 첫날 공모가인 6만5,000원 대비 2.6배 오른 16만9,000원에 마감됐지만, 다음 날 1.5% 하락한 16만6,500원에 거래를 끝마쳐 첫날 매수한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줬다.

한편, 지트리비앤티는 개발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미국 임상3상 1차 주요평가 변수에서 통계적 유의치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결과에 주간 23.7% 급락했다.

티앤알바이오팹, 백신 테마주로 급등했지만…'접점 못찾아'

티앤알바이오팹은 존슨앤존슨(J&J)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긴급 사용을 승인받았다는 소식에 수혜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주간 39.42% 오르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최근 WHO가 존슨앤존슨(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긴급 사용목록(EULL)에 추가하면서 국제 백신 협력체 코백스(COVAX)를 통한 배포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존슨앤존슨의 백신 공급에 따른 수혜주 찾기가 시작된 것.

앞서 티앤알바이오팹은 지난해 2월 존슨앤존슨과 ‘3D bio-printed soft tissue scaffold’ 제품개발을 위한 전략적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해 관련주로 묶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 회사가 의료용 3D 프린터 관련 기업으로 회사 자체가 백신을 개발하거나 유통과는 전혀 무관해 코로나 백신과의 접점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얀센 관련주로 유한양행이 링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 바이오텍과 최대 1조4천억원에 달하는 ‘레이저티닙’ 기술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한국얀센의 주주가 유한양행이라는 점이다. 앞서 국내 법인인 한국얀센은 존슨앤존슨(70% 지분)과 유한양행(30% 지분)의 합작 투자로 설립됐다.

얀센의 백신이 도입될 경우 한국얀센이 유통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유한양행의 경우 한국얀센이 설립된 1983년이후 오랜 시간 얀센과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어 유한양행의 수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유유제약, 1+1 무상증자 결정에 주가도 ‘급등’

유유제약은 지난 16일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100%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하면서 주간 25.5% 급등했다. 무상증자로 인해 발행될 보통주는 7,458,698주, 우선주 1,294,945주로 신주 배정은 오는 31일이며 다음 달 21일 상장 예정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저하에 따른 영업이익의 감소와 최근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력 제품인 치매 치료제 ‘타나민’이 급여 재평가 대상에 올라 처방 감소 전망이 나오면서 이에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7.97% 성장한 982억원을 기록했지만, 경상 연구개발비가 전년 9억원에서 41억원으로 대폭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22%가 줄어든 63억원에 그쳤다. 급여 재평가 대상에 오른 ‘타나민정’과 ‘타나민주’의 한 해 매출은 약 13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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