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5조 추경예산 편성…미국은 3천조 인프라 투자 추진
씨젠 ‘분식회계’, 에이치엘비는 ‘허위공시’…신뢰도 ‘추락’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또 한 번의 ‘돈의 힘’(유동성)이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에서는 이번 주 하원에서 1조9천억 달러의 부양 법안을 가결할 예정이고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약 3조 달러(약 3,320조원)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법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국내에서도 4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해 약 15조원의 추경예산이 편성될 예정이다. 앞서 재난지원금이 편성 지급되는 시점에서 주식시장이 여러 차례 급등한 바 있어 또 한 번의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다만,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통화정책 변화는 글로벌 증시를 위축시킬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다소 소외된 상태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3주 연속 하락세에서 반등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다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올해 들어 10%가 빠진 상태로 코스피가 8% 오르면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제약바이오가 여전히 불안한 장세를 드러내고 있으며 코스피가 상승한다 해도 제약바이오의 상승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것.

이 같은 제약바이오의 침체는 최근 사상 최고 실적을 구가하고 있는 씨젠의 분식회계 중징계 파장과 에이치엘비의 임상 결과에 대한 자의적 해석에 따른 허위공시 논란이 제약바이오 업종의 신뢰도를 전반적으로 추락시키며 단기적 반등 모멘텀을 찾기가 어렵게 됐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신뢰도를 상승 반전시킬 또 다른 계기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한편, 화이자가 현재 화씨 영하 112~76도의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자사 코로나 백신의 저장 온도를 화씨 영하 13~5도에서 저장할 수 있도록 상향 조정해줄 것을 FDA에 요청했다는 소식이다.

만약 FDA가 이를 승인하면 콜드체인과 관련한 기업들의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시장에서는 콜드체인과 관련해 대한과학, 일신바이오, 태경케미컬, 서린바이오 등의 기업이 테마주로 언급된 바 있다.

≫ 주간증시 리뷰

지난주 국내 증시는 뚜렷한 모멘텀이 없이 방향성만을 탐색한 한 주였다. 실제로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동반 강보합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주간 0.23% 소폭 상승했고 코스닥 역시 0.08% 올라 보합에 거래됐다. 미국 증시를 대변한 다우지수도 주간 0.11%만 오르는 보합에 머물렀다.

반면,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은 피로도가 쌓이면서 전반적 내림세가 이어졌다. 의약품 지수는 2.62% 떨어졌고 코스닥 제약지수도 2.5% 하락해 하강 곡선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종도 하락세가 나타났다.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생명공학지수와 아메리카거래소의 아메스 생명공학지수는 각각 2.55%와 3.06% 하락하며 비교적 큰 폭의 내림세를 그렸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개인의 매수세가 나타나며 시장을 이끌었다. 전주 개인은 거래소에서 3조7,2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매수를 단행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로 대응했다. 외국인은 6,700억원을 매도하면서 차익 실현에 주력했고 기관은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3조1,100억원 가량을 팔면서 증시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도 개인이 3,200억원 가량을 사들였지만, 외국인이 1,600억원, 기관이 1,500억원을 매도하면서 코스피와는 다르게 주가는 힘을 받지 못했다.

이번 주 주목할 증시 이벤트로는 2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출석에 따른 발언이다. 향후 증시의 향방을 가늠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단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행사로는 22일부터 26일 사이에 ‘연례 SVB Leerink 글로벌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열리고 ‘씨티 헬스케어 서비스 컨퍼런스’가 24일부터 25일 열린다.

≫ 금주 주목 기업

일동제약, 작년 흑자전환…턴어라운드 ‘주목’

최근 제약바이오주의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가운데 실적호전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19일 작년 잠정실적을 발표한 일동제약의 영업실적이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를 계기로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은 2020년 실적으로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8.6% 성장한 5,681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 적자에서 6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의 어려움 속에서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했다는 평가다.

회사의 이 같은 실적 개선은 마케팅 다변화 등을 통해 지난해 해외사업 분야에서 의약품 및 원료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의 수출 증대에 힘입어 전년대비 약 59%가 성장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전문의약품에서는 ‘모티리톤’, ‘가스터’ 등 코프로모션 상품 매출 증가와 아로나민 골드 가격 인상(8%)에 따른 성장 효과 및 GSK와 손을 맞잡고 ‘오트라빈’ 등 일반의약품 9종의 코프로모션 매출 가세도 성장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로 회사의 주력제품 중 하나인 ‘큐란’이 판매 금지되고 비만치료제 ‘벨빅’이 시장 철수 조치에 따라 실적 부진이 일시적으로 발생했지만 이제 악재 요인이 해소되면서 실적이 정상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회사는 4분기 연결기준 57억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으로 시장이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실제로 IBK투자증권 등 전문가들도 이 회사의 신약개발 투자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며 실적은 R&D 투자 증가에 다소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지만 향후 신약개발 성과가 주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최근 일동제약은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연구개발에 사용할 1천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파이프라인 가치 증가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톡스 미국소송 극적 합의...대웅제약·메디톡스 ‘주목’

보툴리눔 톡신(보톡스)의 균주를 둘러싸고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소송을 벌이는 가운데, 20일(현지시간 19일) 메디톡스와 미국 파트너사인 앨러간(현재 애브비)이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와 균주 소송에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메디톡스 측에 따르면 에볼루스가 미국에서 나보타를 판매할 수 있게 소송을 정리하는 대신에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합의금과 로얄티를 지급한다는 것. 다만, 이번 합의는 메디톡스, 엘러간, 에볼루스 3사가 진행했고 대웅제약은 합의에 참여하지 않아 한국과 다른 국가에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간 법적 권리·지위, 조사나 소송 절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에서의 소송이 일단락됨에 따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주가에 모두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소송 종지부로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에볼로스는 뉴욕증시에서 19일 71.65% 폭등해 12.29달러로 마감 거래됐다.

≫ 지난주 이슈 기업

테마 보단 개별주…동구바이오 ‘무상증자’·나이벡 ‘기술이전’·휴메딕스 ‘실적호전’

지난주 별다른 모멘텀 재료가 없었던 제약바이오주는 테마보다는 개별 종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무상 증자 소식으로 주간 54.42% 폭등했다. 회사는 지난 15일 1주당 2주의 무상 증자를 결정했다. 내달 3일 기준으로 주식 1주를 가지고 있으면 2주를 더 준다는 것. 다만, 주식 기준가격은 권리락으로 인해 늘어난 수량만큼 조정 하락된다. 신규 상장 예정일은 4월 5일이다.

나이벡은 공개되지 않은 글로벌 제약사와 약물전달 플랫폼인 ‘NIPEP-TPP’에 대해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재료로 작용해 19.38% 상승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기술을 통해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도 상온에서도 보관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휴메딕스는 실적호전주로 18.95% 올랐다. 회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35.7%가 성장한 27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4.9%가 늘어난 48억원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적은 4분기에만 러시아쪽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 59억원이 신규 발생했고 ‘리즈톡신’의 견조한 실적이 성장 배경으로 분석된다.

세운메디칼은 문재인 대통령이 비상장사인 풍림파마텍을 찾아갔다는 소식이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지난 18일 문 대통령은 풍림파마텍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용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 생산시설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에 따라 백신 주사기 업체에 관심이 쏠리면서 세운메디칼이 16.74%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식약처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허위 문서를 제출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기소된 이 회사 임원 2명에게 서울중앙지법에서 대부분 무죄를 선고해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제기한 인보사에 대한 제조·판매 품목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려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주가는 상승분을 반납하는 등 변동폭이 커지며 주간 13% 올라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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