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OP 랭킹] 제약바이오 대주주 주식 가치 변동 순위(上)
신풍·셀트리온·삼천당·녹십자·일양 오너, 지분 가치 ‘급증’
한국파마·제일·하나·보령, 지분 절반 넘어…경영권 ‘철옹성’
우리들·삼진·삼성·광동·조아 최대주주, 경영권 방어 '취약'

지난해 제약바이오 주가가 급등하면서 최대주주가 가진 지분에 대격변이 일어났다.

가장 큰 이익을 벌어들인 오너는 신풍제약 장원준 사장이었다. 작년 증가한 부의 가치만 1조2,723억원이었다.

주식 가치의 변동은 경영권 방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한국파마 오너 일가의 경우 지난해 66.23%의 지분으로 철옹성 진지를 구축했다. 반면, 삼진제약 최대주주의 지분은 12.85%에 그치면서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디코파마는 지난해 국내 주요 제약사 50곳의 최대주주 지분(보통주)을 분석했다.

 

☞  <2020년 제약사 최대주주 지분보유액 현황> 전체 표 내려받기는 최하단에 박스를 클릭해주세요.

 

≫ 신풍제약 장원준 사장, 지난해 주식가치 1조2,723억원 늘어

이번 본지 조사대상에 오른 최대주주 44명은 지난해 4조1,594원의 주식 가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0명 중 9명은 증시 효과를 누린 셈이다.

이 가운데 작년 주식 평가액이 가장 크게 불어난 오너는 신풍제약 장원준 사장이었다. 2019년 801억원에 불과했던 장 사장의 주식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1조3,524억원으로, 무려 1조2,723억원이 늘어난 규모였다.

다만, 올해 들어 이 회사의 주가는 약 37% 급락하면서 지난 10일 기준, 평가액은 8,540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지주사 송암사 8,461억원 및 본인 소유 79억원)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셀트리온제약을 통해 7,758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도 지주사를 통해 늘어난 가치는 11조원에 달했다. 다만, 올 들어 셀트리온제약의 주가가 27% 빠지면서 2,533억원 규모가 감소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주가가 오른 덕에 1,000억 원 이상 벌어들인 오너들도 쏟아져 나왔다.

대표적으로 삼천당제약 윤대인 회장(3,250억원↑), 종근당 이장한 회장(2,747억원↑), GC녹십자 허일섭 회장(2,092억원↑), 유나이티드제약 강덕영 회장(1,946억원↑), 일양약품 정도언 회장(1,803억원↑), 동국제약 권기범 부회장(1,585억원↑), 한미약품 고(故) 임성기 회장(1,303억원↑), 부광약품 김동연 회장(1,061억원↑), 제일약품 한승수 회장(1,007억원↑) 등이 주식평가로 막대한 돈을 손에 쥐었다.

또 보령제약 김은선 회장(869억원↑), 신일제약 홍성소 회장(368억원↑), 이연제약 유용환 사장(348억원↑), 비씨월드제약 홍성한 사장(314억원↑), 휴온스 윤성태 부회장(302억원↑), 국제약품 남영우 회장(291억원↑),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237억원↑), 동구바이오제약 조용준 부회장(220억원↑), 한독 김영진 회장(213억원↑), 명문제약 우석민 회장(209억원↑), JW중외제약 이경하 회장(166억원↑), 고려제약 박상훈 회장(144억원↑), 현대약품 이한구 회장(142억원↑), 하나제약 조동훈 부사장(133억원↑), 광동제약 최성원 부회장(124억원↑), 신신제약 이영수 회장(101억원↑)도 적지 않은 이익을 냈다.

한국파마 박재돈 회장은 지난해 8월 기업공개로 인해 신흥 재벌에 합류했다. 공모가가 9,000원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연말 2만2,200원으로 2배 넘게 오르면서 박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630억원대에 달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생산 소식에 올 들어 더 급등했다. 지난 10일까지 한국파마의 주식은 5만5,400원에 거래되면서 현재 평가액은 1,573억원까지 뛰어올랐다. 새해 들어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 주가 약세에 지분 가치…‘오너 리스크’ 현실로

반면, 손해를 본 대주주도 있었다.

동성제약 이양구 사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지난해 169억원 떨어졌다. 2019년 1만6,050원이던 이 회사의 주가가 지난해 말 1만2,450원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동성제약은 광역학(PDT) 치료에 대한 임상 연구로 한 때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지만, 지난해 7월 사모전환사채 발행 이후 물량 수급에 한계를 들어내며 주가가 22% 하락했다.

이 외에도 삼일제약 허승범 부회장(3억원↓), 알리코제약 이항구 사장(48억원↓)이 지난해 주가 부진으로 손실이 났다.

삼진제약 조의환 회장은 지분 보유 가치가 57억원이 줄었다. 다만, 이는 주가 하락이 아닌 지분 증여에 따른 감소분이었다. 조 회장은 회사 주식 168만9,322주(지분율 12.15%)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 중 35만주를 장남 조규석 전무와 차남 조규형 상무에게 각각 17만5,000주씩을 증여했다. 이로써 조 회장의 주식은 133만9,322주(지분율 9.63%)로 줄어들게 되면서 지분 보유 가치가 감소하게 됐다.

≫ 한국파마·삼아·제일·이연·하나·보령제약, 경영권 ‘철옹성’

최대주주 가운데 특수관계를 포함해 가장 높은 지분을 보유한 곳은 한국파마였다. 이 회사 박재돈 회장이 가진 지분 26.04%, 박 회장의 장녀인 박은희 대표 15.77%, 이 외 창업주 일가를 포함한 회사 임원이 보유 중인 총 지분은 66.2%에 달했다.

이어 삼아제약(65.58%), 제일약품(62.27%), 이연제약(61.7%), 하나제약(58.69%), 보령제약(57.55%), 셀트리온제약(55.41%), 대웅제약(54.55%), 위더스제약(52.98%), 영진약품(52.45%), 신신제약(51.6%), 녹십자(51.41%), 고려제약(50.19%)도 오너일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철옹성’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파마 다음으로 지분률이 높았던 삼아제약은 허억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준 회장이 회사의 지분 44.36%를 소유하면서 최대주주로 등록돼 있었다. 2대 주주는 여동생인 허미애 사장도 13.13%를 보유하면서 전체 오너 일가가 가진 지분은 65.58%에 달했다. 지난해 이들 오너 일가가 보유한 전체 평가액은 691억원이었다.

제일약품은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가 49.7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특수관계인까지 합하면 이 회사 최대주주인 한승수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63.66% 수준이었다. 한 회장이 가진 주식 평가액은 직접 보유로만 471억 원, 지주사를 통한 지분 규모는 1,956억 원에 달했다.

이연제약은 유용환 대표 외 특수관계자가 64.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故 유성락 회장에 이어 지난 2016년 2세 경영에 돌입한 유 대표는 31.73%의 지분을 보유, 평가액만 878억 원 수준이었다. 다만, 이처럼 오너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 유통 가능한 물량은 430만주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 우리들·삼진·삼성·광동·조아제약, 경영권 방어 ‘취약점’ 드러나

반면, 우리들제약(8.33%), 삼진제약(12.85%), 삼성제약(16.35%), 광동제약(17.64%), 조아제약(19.57%) 등은 상대적으로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들제약은 지난해 ‘에이치디투자조합’이 새 주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조합은 회사 임직원들이 결성한 펀드로, 회사 전체 주식의 87만주를 소유, 지분 5.91%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우리들제약은 최대주주가 특별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을 전부 합쳐도 8.33%에 불과한 상황이다. 언제든 주인이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경영권이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해 제32회차 비분리형 사모 신주인수권사채(BW)를 통해 홍콩계 펀드인 SC로이(SC Lowy Financial (HK) Limited)와 미국 린든캐피탈(Linden Capital L.P)로부터 각각 100억원씩 투자받았다. 만약 이 두 곳이 신주인수를 행사할 경우, 각각의 지분만 79만6,812주(5.14%)로, 사실상 최대주주와 별차이 없는 지분률을 보유하게 된다.

삼진제약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회사 조의환 회장은 지분 9.64%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도 12.85%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시가총액도 상반기 3,700억 원에 불과해 적대적 M&A 세력에 노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간 것이다. 다만, 삼진제약은 자사주 11.49%, 우리사주가 4.44%를 소유해 우호 지분을 약간 더 보유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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