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평가변수 다른 릴레이 임상…‘허가 따로 마케팅 따로’
작년 전방위 특허 등록…배타적 권리 일찌감치 ‘자물쇠’
현존 데이터, 바이러스 감소 ‘전무’…시장 경쟁력 ‘청신호’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부광약품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데이터 공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상 2상이 승인된 레보비르의 환자 모집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장의 관심을 꾸준히 받았던 약물인 데다 최근 추가 임상 소식까지 전해진 만큼 시장의 기대치가 서서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상 결과 발표 전후로 레보비르의 가치가 빠르게 재평가되며 박스권에 갇혀 있는 부광약품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부광약품은 지난 28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의 임상 2상 참여 환자(60명) 모집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신속하게 임상 결과를 정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고, 향후 진행 과정을 협의하겠다는 구상이다.

보통 임상 데이터를 취합하고 정리하는데 7~8주 정도 소요되는 만큼 1분기 안에 레보비르의 임상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동안 관심권에서 밀려나 있던 부광약품이 코로나19 테마주로 재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또 최근 추가 임상을 결정하며 확고한 개발 의지를 보여준 점도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부광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언급을 최소화하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이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은 개발 의지가 크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최근 행보를 보면 나름 자신감이 엿보인다.

우선 국내에서 승인된 2개의 임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변수가 다르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첫 임상은 치료제로써 효과를 확인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는 반면 후속 임상은 바이러스 감소량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회사 측은 후속 임상에서 상당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레보비르 투여 후 바이러스 감소 추이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즉 첫 번째 임상의 치료 효과를 보조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얘기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 대부분은 바이러스 감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임상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최근에 승인 받은 임상을 토대로 레보비르의 바이러스 감소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향후 시장 경쟁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임상은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허가용으로, 그리고 후속 임상은 상업화에 성공한 이후 규제기관과 의료진 등의 신뢰를 확보하는 마케팅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회사 측이 상업화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것은 특허를 통해서도 어느정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지난해 8월 일찌감치 국내 용도특허와 국제특허(PCT)를 등록하며 사실상 클레부딘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독점 권리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PCT에는 15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어 특허가 출원될 경우 사실상 전 세계에서 배타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 레보비르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꾸준히 흘러나오는 것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회사 측은 공식적인 확인을 거부했지만 본지가 복수의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임상 2상을 신청했다는 소문은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부광약품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겨냥한 큰 그림을 조용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미국 임상을 통해 FDA의 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한편 이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

실제로 FDA는 그동안 타 국가에서 진행한 임상을 인정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때문에 현재 다국가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몇몇 국내 개발사들이 다른 나라에서 아무리 좋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더라도 이를 인정받고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았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임상 일정과 연구 결과물은 확정된 내용에 한정해서 신중히 발표하자는 것이 회사 내부의 기본 방침”이라며 “조건부허가 계획, 글로벌 임상 등 시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사안의 경우 공식적인 언급을 최소화 하고 있다. 앞으로 레보비르와 관련된 소식이 추가적으로 나오면 바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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