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판관비 ’회복세‘…움츠러든 제약바이오 기지개 켤까
학술·회의·교육비 등 하반기 감소폭 10%대…“지갑 열었다”

잔뜩 움츠러들었던 제약바이오기업의 영업활동이 다시 활기를 찾는 모양새다. 올 들어 대폭 축소된 판관비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뒤집혔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산업 전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용 절감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영업활동비 지출은 전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코파마는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0개사(지주사 제외)의 3분기 보고서를 통해 판매비와 일반관리비(이하 판관비)의 활동비 현황을 분석했다.

먼저, 이번 조사 대상 50개 기업 가운데 3분기 일반관리비가 늘어난 곳은 26곳, 감소한 곳은 24곳이었다.

이를 활동비(복리후생비, 학술비, 행사비, 회의비, 교육비, 여비교통비, 판촉비, 광고비)로만 한정해서 보면, 29개사가 감소했고 약 217억 원이 절감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영업활동이 어려워지자 절반이 넘는 기업이 활동비를 손봤다는 뜻이다.

다만, 하반기 들어 활동비 지출이 다소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점차 적응해 가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판촉비의 지출 확대다. 전년 상반기 보다 1.5% 줄어들었던 판촉비는 하반기 들어서면서 오히려 5% 가까이 늘어났다. 판촉비는 제약사들의 영업활동과 관련한 직접적인 ‘바로미터’ 지표인 만큼 향후 영업활동 정상화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3분기 활동비 지출이 예년 만큼은 아니어도 앞선 상반기 보다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위축됐던 영업활동이 회복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활동비 지출은 기업별로 격차가 있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기업별로 수십억 원의 비용 절감이 나타난 것이다.

대표적으로 대웅제약(124억원), 셀트리온(72억원), 유한양행(50억원), 메디톡스(47억원), 일양약품(30억원), 유나이티드제약(23억원), 휴젤(18억원), 광동제약(17억원), 일동제약(15억원), 이연제약(15억원), 명문제약(13억원) 등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활동 경비를 대폭 축소시킨 곳으로 조사됐다.

반면, GC녹십자(98억원), 휴온스(40억원), 삼진제약(20억원), 보령제약(16억원), 녹십자웰빙(15억원), 국제약품(14억원) 등은 오히려 활동 경비를 대폭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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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학술비’ 대수술…하반기 들어 감소폭 줄어

행사(학술)비를 공개한 곳은 총 5개 기업(동아에스티, 삼진제약, 한독, 하나제약, 광동제약)이었다. 이들 5곳의 3분기 총 지출액은 93억 원으로 전년보다 3.5%(4억원↓) 줄어든 수준이었다.

먼저 지난해 보다 학술비 지출을 늘린 곳은 삼진제약(3억4100만원↑)과 광동제약(4500만원↑)이었다. 반면, 한독(6억5200만원↓), 동아에스티(6,700만원↓), 하나제약(700만원↓)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관련 비용을 축소했다.

이들 5개 기업 모두 앞서 상반기에는 관련 비용을 줄인 바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34% 대폭 절감시키면서 총 47억 원 규모를 세이브 한 것이다.

학술비 감소폭(누적 기준)이 가장 컸던 곳은 동아에스티였다. 이 회사는 전년보다 26억원(-27%)이 줄어든 73억 원만을 해당 비용에 사용했다. 한독 역시 26억 원을 삭감한 34억 원만을 학술비에 썼다. 반면, 삼진제약은 4억 원을 늘리면서 43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 ‘새는 돈 막아라’ 특명… ‘회의비’는 여전히 감소세

대부분의 기업들이 ‘회의비’와 관련한 지출은 최대한 새는 돈을 막는 모습이었다. 이 항목을 공개한 20개 기업 중 16곳이 관련 지출을 줄였으며 비용을 늘린 곳은 4곳에 불과했다. 전체적으로는 전년보다 15억원(16.04%↓)의 비용이 절감된 수준이었다.

다만 앞서 상반기, 20개 기업 가운데 14곳이 회의비 지출을 줄이면서 절감한 규모만 55억 원(28.8%↓)에 달했던 만큼 하반기 들어 비용감소 폭은 대폭 줄어든 셈이다.

3분기 회의비를 줄인 곳은 한미약품(6억4500만원↓), 제일약품(4억2800만원↓), 대화제약(3억1,600만원), 유한양행(1억1200만원↓) 등이었다. 반면, 삼천당제약(1억8100만원↑), 대원제약(9600만원↑) 등은 오히려 회의비를 늘리는 모습이었다.

회의비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한미약품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42억 원을 관련 비용에 지출했지만, 올해는 28억 원이 감소한(-68%) 13억 원만을 여기에 사용했다. 이 외에도 같은 기간 제일약품 (감소액 -24억원)과 대웅제약(-7억원), 유한양행(-3억원), 국제약품(-2억원) 등이 회의비를 대폭 축소했다. 반면, 삼천당제약(2억원), 비씨월드제약(1억원) 등은 회의비 지출이 소폭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 ’교육 백년대계‘ 옛말…코로나19에 막힌 ’전문성‘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제약기업의 경영 악화는 직원들의 교육비에도 영향을 줬다.

교육훈련비 항목을 살펴본 결과, 3분기 감소한 금액은 총 7억 원 수준으로 영향력이 크지는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이 항목을 공개한 기업 33곳 중 60%인 20개사가 해당 지출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보다 평균 9.84% 감소한 수준이다.

앞서 상반기에 33곳 중 80%가 넘는 27개사가 전년보다 평균 31.3%(40억원)의 비용을 줄인 것과 비교하면 교육훈련비 역시 3분기 들어 감소 폭이 대폭 줄어든 결과다.

3분기 교육비를 줄인 곳은 현대약품(-3억8,000만원), 종근당(-2억9,200만원), 광동제약(-1억4,900만원), 대원제약(-1억200만원) 등이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2억3000만원), 명문제약(1억6900만원), 삼천당제약(1억3200만원) 등은 오히려 1억 원 이상 지출을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교육비에서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인 곳은 대웅제약이었다. 이 회사는 전년 동기보다 71%(-9억7,900만원) 줄어든 4억500만 원만을 관련 비용에 지갑을 열었다.

이 외에도 유나이티드제약(-8억원), 대원제약(-6억원), 종근당(-4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3억원), 유한양행(-3억원), 광동제약(-3억원), 현대약품(-3억원), 일양약품(-2억원), 동구바이오제약(-1억원), 영진약품(-1억원), 보령제약(-1억원), 경동제약(-1억원), 메디톡스(-1억원) 등이 교육훈련비에서만 1억 원 이상을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명문제약(3억원), 삼천당제약(2억원), 삼진제약(1억원) 등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교육훈련에는 손을 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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