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 기사에 양사 주가 하루종일 ‘출렁’…팩트는 없고 ‘소문만 무성’
백신 수입·공급 사업 추진 의지는 분명…계약 성사 여부는 ‘예측불가’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모더나 백신 수혜주로 지목된 엔투텍과 아이큐어의 주가가 어제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두 회사가 제품의 국내 수입과 공급을 담당할 모더나의 파트너사로 선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현재 이를 뒷받침 할 만한 명확한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미확인 정보에 따라 급등락세를 연출한 양사의 주가 흐름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배경이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지난 16일(현지시간),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mRNA-1273’의 예방 효과가 94.5%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앞서 임상 데이터를 공개한 화이자 백신(BNT162) 보다 더 나은 수치인 데다 냉장 보관(영상 2.2∼7.8도)도 가능해 현 코로나19 팬데믹 판도를 바꿀 진정한 ‘게임 체인저’로 부각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모더나 테마주로 묶여 있는 엔투텍, 아이큐어, 파미셀, 소마젠, 에이비프로바이오 등의 주가가 요동쳤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엔투텍과 아이큐어가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향후 mRNA-1273의 국내 수입·공급업체로 낙점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두 기업의 주가는 장중 25% 이상의 극심한 변동 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주가 흐름이 하루종일 긴박하게 움직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16일 장 마감 후 한 매체에서 아이큐어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그동안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엔투텍의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해당 기사가 노출된 이후 엔투텍이 시간외 하한가를 맞은 이유다.

하지만 아이큐어 관련 기사가 정정되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반전됐다.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양사의 주가를 하루종일 좌지우지 한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단순히 오보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모더나와 구체적인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단순히 기대감에 편승해 과도한 거품이 끼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이 두 회사가 실제로 모더나와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계약 성사 여부를 떠나 양사의 최근 움직임을 살펴보면, 일단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수입·공급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오보로 인해 화제의 중심에 섰던 아이큐어는 내달 8일 주주총회를 소집해 백신 수입 및 공급업을 새로운 사업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특히 회사 측이 정확한 업체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제약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수입·공급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그 대상이 모더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엔투텍의 경우 아이큐어에 비해 모더나와의 연관성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달 6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사업 영역에 백신 수입 및 공급업을 추가하는 한편 모더나의 창립 멤버인 로버트 랭거(Robert S. Langer)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모더나 측과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위한 다양한 부분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모더나와의 공식적인 파트너십 소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관련주의 급등락세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기간 동안 미확인 정보의 유포도 우려된다”며 “아직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미국 FDA의 긴급사용승인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의 주가 흐름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관련주들이 실질적으로 관련 역량을 갖고 있는지, 주가 상승분에 상응하는 실익을 거둘 수 있을지 냉정하게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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