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OCI,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신사업 확장 ‘본격화’
CDMO 진출한 삼성바이오·롯데바이오, 공장 증설·인수

[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굴지의 국내 대기업들이 제약바이오 산업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 한계를 느낀 기업들은 성장성이 있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학·소재 기업 OCI그룹이 한미그룹과의 통합을, 제과 기업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최대주주에 오른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먼저 OCI그룹과 한미약품 그룹의 계약에 따르면, OCI의 지주회사 OCI홀딩스는 7,703억 원을 투자해 한미사이언스 주식 2,065만1,295주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03%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선다는 의미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도 OCI홀딩스 지분 8.62% 확보로 개인 주주로는 OCI홀딩스의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또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은 OCI홀딩스의 지분 1.75%를 확보하게 된다.

≫ OCI·오리온, 제약바이오 분야 본격 확장

▲ OCI 본사 전경
▲ OCI 본사 전경

OCI홀딩스의 제약산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OCI그룹은 앞서 지난 2022년 부광약품을 인수하면서 제약바이오 분야로 사업 확장의 신호탄을 쐈다.

OCI홀딩스는 부광약품을 자회사로 품은 지 2년 만에 OCI그룹의 제약바이오사업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 역할로 한미사이언스를 두게 됐다. 한미약품이 국내 5대 제약사에 손꼽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통합은 제약바이오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OCI홀딩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리온 역시 일찌감치 제약바이오산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사업을 확대해 왔다.

▲ 오리온 본사 전경
▲ 오리온 본사 전경

오리온은 2020년 중국 국영 제약사 산둥루캉의약과 합자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합자법인을 설립했다. 2022년에는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사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사 방식으로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난치성 치과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국내 바이오업체 알테오젠의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오리온은 이번 레고켐바이오 인수를 계기로 제약바이오 산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리온은 5,485억 원을 투입해 레고켐 주식 936만3,283주를 확보하고 레고켐바이오의 최대 주주가 된다. 오리온의 주식 취득 후 지분율은 25.73%다. 오리온은 레고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796만3,282주를 4,698억 원에 배정받으며, 레고켐바이오의 최대주주 김용주 대표(120만 주)와 박세진 수석부사장(20만 주)이 보유한 구주 140만 주를 787억 원에 매입한다.

인수 주체는 홍콩 소재 오리온의 계열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이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오리온은 레고켐을 계열사로 편입한다. 대금 납입 예정일은 오는 3월 29일이다.

다만,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레고켐바이오는 인사, 연구개발 등 전반적인 경영 활동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 SK바이오팜, LG화학 등 M&A 의사 밝혀

이같은 M&A 사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기업이 인수합병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바이오팜 이동훈 대표는 최근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공격적인 M&A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신규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 합병 등 외부 요인을 통한 사업 확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G화학도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5년간 M&A를 포함해 1조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에도 미국 항암신약 개발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한 바 있다.

≫ 삼성바이오, 5공장 증설·롯데바이오, 송도 신공장 착공 돌입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들은 공장 확보 및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월 5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이 회사는 지난 4월 5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5공장 총투자비는 1조9,800억 원, 연면적은 9만6,000㎡이며, 생산능력은 18만 리터 규모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가동 목표 시기를 오는 2025년 9월로 계획했지만, 4월 가동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당초 목표보다 5개월 앞당긴 것이다.

후발 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올해 송도 신공장 착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오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바이오 플랜트를 건설, 36만 리터 규모 항체의약품 생산 역량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BMS로부터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면서 CDMO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시러큐스 공장은 총 3만5,000리터의 항체의약품 원액 생산이 가능한 시설이다.

한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의 공장을 통해 ADC 생산라인도 구축하고 있다. 가동 목표 시기는 오는 2025년 1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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