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새해 국내 제약바이오 증시 전망
글로벌 시장 노리는 유한·CMG제약·HLB…FDA ‘문턱’
글로벌 CDMO 수요 폭발적 ’증가’…국내 기업 ‘수혜’ 주목
‘특허만료 약 잡아라’…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출격 대기
10조 보툴리눔 톡신 시장…영역 확장하는 토종 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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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청룡의 기운이 가득한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작년 국내 증시가 양호하게 마무리된 만큼 새해 첫 시작에 대한 기대도 커 보인다. 그러나 대내외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와 美-中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블록화, 공급망 단절 등 장기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과 수출실적 개선 등 국내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전망 역시 공존한다. <메디코파마뉴스>는 2024년 갑진년 새해의 제약바이오 증시 환경 변화를 예측했다.

≫ 유한양행·녹십자·CMG제약·HLB, 'FDA 문턱을 넘어라'

올해 FDA 이벤트가 발생할 것으로 점쳐지는 국내 제약기업들이 수혜주 리스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에 시선이 모아진다. 얀센 주도로 글로벌 임상이 진행 중인 유한양행의 3세대 EGFR-TKI 항암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EGFR-MET 이중항체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 임상 연구인 ‘마리포사(MARIPOSA)’의 OS(전체생존기간) 등에 대한 임상3상 최종 데이터 발표가 하반기 예정으로 이에 따른 1차 치료제로서의 FDA 승인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CMG제약의 조현병약 ‘데핍조’도 美 허가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데핍조는 조현병 치료제인 ‘아리피프라졸’ 성분의 오리지널 정제 품목을 입안에서 물 없이 녹여 먹을 수 있는 구강붕해필름제형(ODF)으로 제형 변경한 개량신약으로 2019년 미국 임상을 마치고 현재 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어서다. 앞서 이 약의 원료업체인 인도 헤테로의 불순물 사태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FDA 실사가 지연되면서 승인 여부가 미뤄졌다.

HLB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FDA에 간암 1차 치료제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FDA 중간 리뷰를 통해 ‘문제없음’ 결과를 통보받은 HLB는 올해 상반기(5월 중) 허가를 획득할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동시에 판매에 돌입하겠다는 포부다.

≫ ‘신약 개발 관련주를 찾아라’…제약바이오 임상 파이프라인 ‘주목’

유력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제약사에게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 회귀도 예상되고 있다.

먼저 글로벌 빅파마들의 최근 행보가 항암제 시장에서 ADC(항체 약물 접합체: Antibody Drug Conjugate)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ADC 관련 기업에 주목할 만하다. ADC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방식의 암 치료법이다. 암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와 암을 죽일 수 있는 세포 독성 약물(페이로드)을 링커(Linker)로 결합해 암세포에만 효과적으로 독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사이 빅파마들이 FDA에 주요 ADC 신약 신청이 전망되면서 시선을 끌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아스트라제네카-다이치산쿄 ‘DATO-DXd’, 애브비 ‘TELISO-V’, 머크-다이치산쿄 ‘HER3-DXd’, 사노피 ‘CEACAM5-ADC’가 신청 예상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에스티큐브,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삼진제약, 종근당, 와이바이오로직스 등이 관련 종목으로 언급된다. 이들 중 대표적 ADC 개발 기업인 레고켐바이오는 TROP2(고형암 세포에서 과발현하는 항암 표적 단백질)를 타깃으로 하는 LCB84의 기술 이전이 기대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 글로벌 CDMO 수요 폭발적 ‘증가’…국내 기업 ‘수혜주’는?

글로벌 기업들의 최근 CMO(위탁생산)·CDMO(위탁개발생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과 항체기반 의약품 시장의 견조한 상승이 추진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CMO·CDMO 업체들이 수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경쟁 심화라는 측면에서 주도적 리딩기업에 더 후한 점수가 매겨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지씨셀, 에스티팜, 서린바이오, 에이비프로바이오, KPX생명과학, 우리바이오, 파미셀, 지놈앤컴퍼니, DXVX, CMG제약, 한국파마, 진양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삼일제약 등이 투자자의 관심 리스트에 올라있는 모양새다.

CDMO 대표 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톱픽(Top pick)으로 꼽는 종목이다. 회사는 선 수주를 통해 지난해 연간 누적 수주금액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했다. 4공장까지 가동시키면서 총 60.4만 리터의 Capacity를 확보했다.

회사는 현재 18만 리터 규모의 5공장도 증설중에 있다. 향상된 생산 능력을 통해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이 28.8% 성장한 2조6,211억 원을 기록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지난해 연간 누적 수주금액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4공장이 풀가동되면서 매출만 보면 많게는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3조 6천억 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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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 만료 약을 잡아라’…바이오시밀러 '수혜' 예고

이외에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셀트리온도 관심 종목이다. 바이오시밀러는 동등생물의약품이라고도 불리며,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복제약을 말한다.

셀트리온은 미국 직판을 시작으로 원가율을 낮추고 다수의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추가로 가격 경쟁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신제품 3종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 ’렘시마SC(짐펜트라)‘의 미국 출시로 인한 매출 확대가 호재로 여겨진다.

다만, 올해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으로 인해 수익성 측면에서 영업이익률은 현재 절반 이하로 급감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대상으로 한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를 대상으로 판매한 실제 영업이익률은 10%를 밑돌기 때문이다. 여기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한 재고자산 상각까지 감안될 경우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수익성은 예상보다 큰 폭 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오시밀러 테마 군에는 셀트리온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삼천당제약, 바이넥스, 알테오젠, 종근당, 동아에스티, GC녹십자, 이수앱지스, 팬젠 등이 꼽힌다. 특히 올해 13조 시장을 가지고 있는 망막질환치료제 ’아일리아‘의 미국 독점권이 5월, 유럽 물질특허는 25년 11월 만료되면서 셀트리온, 삼천당제약, 알테오젠 등 국내사들도 경쟁에 참전해 주목된다.

≫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성장 '회복' 기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도 미국, 유럽, 중국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규모는 2022년 약 72억 달러(약 9조5천억 원)로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1.5% 성장해 2030년 약 20조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90%가 미용 목적이고 10%가 치료 목적이지만 극로벌 시장은 미용 목적보다 치료 목적의 사용이 더 큰 시장이다. 이에 따라 국내 보툴리눔 톡신 개발 기업들도 적응증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미국에서는 대웅제약이 중국에서는 휴젤이 판매 승인을 받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휴젤은 지난해 8월 허가 신청서(BLA)를 FDA 측에 재제출해 올 1분기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메디톡스도 연내 FDA에 허가신청서 제출이 예상되면서 미국 진출 출사표가 점쳐지고 있다.

이들 중 선두주자인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통해 미국, 유럽, 중국 시장을 동시 공략하며 매출의 빠른 성장이 정착되고 있다. 실제로 나보타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133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3분기 만에 1,000억 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이중 해외 매출은 935억 원에 달한다. 올해 연간 2,0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전망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나보타가 미용에 이어 미국 치료 시장 지출도 눈앞에 뒀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나보타의 미국 치료 적응증 파트너사인 이온바이오파마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삽화성ㆍ만성 편두통 △경부 근긴장이상 △위마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적응증 등의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특허청(USPTO)에서 나보타의 편두통 치료 특허를 획득하며 치료 시장 진입을 목전에 뒀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보툴리눔 톡신 테마와 관련해 메디톡스, 휴온스, 종근당, 파마리서치, 제테마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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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AI·비만·세포치료제, 지속적 관심 몰이…테마주 ‘주목’

지난해 줄곧 관심받았던 의료AI(인공지능)를 비롯한 제약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비만치료제 테마도 주목할 만하다.

사실 AI테마는 작년 글로벌 증시 전반에 자리 잡은 화두였다. 대화형 인공지능(AI)  GPT가 연초부터 국내외 증시를 달구면서 화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서다. 특히 글로벌에서도 대표적으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주요 종목이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 결과 이에 영향을 받은 국내 AI 종목들도 일부 종목의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상승을 나타낸 것이다.

글로벌에서도 의료 정밀(장비) 기업에 포커스를 맞추는 분위기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인 씨티그룹은 헬스케어 섹터의 부문별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의약품 기업들보다는 의료장비 기업들이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씨티는 제약, 바이오테크, 라이프사이언스 부문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제시한 것. 특히 실적 전망과 관련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주가 하방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헬스케어 장비 및 서비스 부문은 투자의견을 시장 비중으로 상향 조정했다. 순이익 추이가 안정돼가고 있으며 차츰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제이엘케이, 뷰노, 루닛, 셀바스헬스케어, 딥노이드, 셀바스AI, 노을, 신테카바이오, 퀀타매트릭스, 젠큐릭스 등이 언급된다. 또 의료기기 소부장에는 동운아나텍, 디알텍, 진시스템, 바이오다인, 한스바이오메드, 메타바이오메드, 오스테오닉, 디오, 덴티움, 덴티스 등이 포함된다.

비만치료제와 관련해서도 주목된다. 비만약 시장이 매년 고공 성장하고 있는 데다가 노보노디스크의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비만약 ‘삭센다’와 ‘위고비’등이 모두 품귀 현상이 지속 중이고 일론 머스크가 위고비를 사용해 단기간 감량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게다가 24년에는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GLP-1 유사체 기반의 제2형 당뇨병치료제 ‘마운자로’ 역시 비만치료제로의 적응증을 확대해 제품명 ‘젭바운드’로 출시가 예정되면서 화제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상반기 FDA 승인 신청이 들어간 마드리갈의 MASH 전문 치료제(지난해 6월 미국 간학회와 유럽 간학회 등이 간질환의 주요 원인이 대사장애와 관련이 높다고 판단해 NAFLD와 NASH를 MASLD과 MASH로 변경함) ‘레스메티툼’의 허가 여부(FDA PDUFA 3월14일), 일라이릴리의 ‘터제파타이드’ (GLP-1 RA) 임상2상 결과 확인, 하반기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의 경구용 출시가 주요 이슈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는 국내 관련주로 펩트론, 라파스, 대웅제약, 큐라티스,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일동제약, 대원제약, 애니젠, 대화제약, HLB제약, 인벤티지랩, 셀트리온제약, 올릭스, 대봉엘에스, 아이센스, 미코바이오메드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사가 언급되고 있다.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개발주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연말 3세대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로 유전자를 편집해 질병을 고치는 치료제 ‘엑사셀’이 영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승인을 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서도 세포배양 식품이 가능해진 만큼 이를 캐시카우로 개발 기업들의 투자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는 유전자 관련 기업으로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 교정기술을 이용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툴젠을 비롯해 인트론바이오, 마크로젠이 언급된다. 또 세포배양 배지/레진 사업 국산화를 추진 중인 아미코젠, 식물세포 배양기술을 갖고있는 바이오에프디엔씨 이외에도 대표 NK세포치료제 기업인 지씨셀, 엔케이맥스와 에스씨엠생명과학, 네이처셀, 현대바이오랜드, 안트로젠, 메디포스트, 파미셀, 코아템 등이 주목된다.

증권가 전문가는 “제약바이오 업종은 최근 3년간 조정을 보였던 만큼 올해 금리 인하를 등에 업고 유동성 장세 가능성을 토대로 CDMO 및 보톡스, 바이오시밀러 등 수출 수혜주 및 신약 개발주를 중심으로 반등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라며 “비만치료제와 유전자 세포치료제 및 항암제 관련 기술보유주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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