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 2023년 KCGS ESG 평가등급 분석
92곳 중 올 ‘양호’ 및 ‘취약’ 등급 49곳…절반은 ‘낙제점’
B등급 ‘보통’ 10곳…“비재무 리스크, 주주가치 훼손 우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92곳 ESG 등급 현황(자료출처=한국ESG기준원 2023년 KCGS ESG 평가등급)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92곳 ESG 등급 현황(자료출처=한국ESG기준원 2023년 KCGS ESG 평가등급)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2021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는 ESG 공시 일부인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고 있다. 2026년 이후에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 시행(기업에 대한 의사결정) 강화와 투자 결정 시 ESG 평가를 대폭 반영해 투자전략에 확대 반영하도록 하면서 기업의 ESG 등급은 향후 중요한 투자지표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상당수는 여전히 ESG 경영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ESG 평가등급이 취약(C등급) 이거나 매우 취약(D등급)하다고 평가되는 곳이 각각 26곳과 23곳으로 절반에 달하는 49곳에서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89곳 가운데 C와 D등급을 받은 곳이 총 55개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개선된 수치이지만 여전히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이번 ESG 평가 세 번째 편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사 92곳 가운데 올해 ‘양호’ 및 ‘취약’ 이하 등급을 받은 기업들을 살펴봤다. 평가등급은 ESG 경영(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한국ESG기준원의 ‘2023년 KCGS ESG 평가등급’을 적용했다.

≫ B등급 ‘보통’ 10곳…“비재무적 리스크, 주주가치 훼손 여지 있어”

통합 B등급은 ‘보통’ 수준을 말하며 해당 기업에는 셀트리온, 케어젠, 유나이티드제약, 한올바이오파마, 환인제약, 휴온스, 휴젤, HLB생명과학, 지씨셀, 파마리서치 등 10곳이 지정됐다.

이들 기업은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평가다.

B등급을 받은 기업군에서는 대부분이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 부문에서 B 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다만, 환경 부문에서는 C등급을 받은 곳이 7곳(케어젠, 유나이티드, 환인제약, 휴온스, 휴젤, HLB생명과학)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고 사회부문에서는 C등급 2곳(케어젠, 환인제약), D등급이 1곳(한올바이오파마)이 존재했다.

셀트리온은 2021년 통합 B+등급에서 B등급으로 떨어진 이후 올해도 B 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환경과 사회에서는 각각 B+등급과 A+등급의 비교적 높은 등급을 받았지만 지배구조가 C 등급으로 낮은 평가가 통합등급을 떨어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회계 위반으로 적발된 것이 지배 부문에서의 감정 요인으로 작용한 바 있다. 현재 두 회사 간 합병 진행으로 향후 지배 부문이 평가 상승할지 주목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92곳 ESG 등급 현황(자료출처=한국ESG기준원 2023년 KCGS ESG 평가등급)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92곳 ESG 등급 현황(자료출처=한국ESG기준원 2023년 KCGS ESG 평가등급)

≫ 업계 하위 수준 C·D등급, 절반 달하는 49곳…“절대적 노력 시급 ”

ESG 경영이 ‘취약’ 또는 ‘미흡’하다고 평가되는 통합 C등급에는 26곳이 포함됐다. C등급은 ESG 경영체계를 갖추기 위한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이 체계를 갖추지 못했을 경우 ESG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의 훼손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광동제약, 국제약품, 동화약품, 명문제약, 삼일제약, 삼진제약, 에이비엘바이오, HLB, 이연제약, 제일파마홀딩스, 코미팜, 코오롱생명과학, 하나제약, 헬릭스미스, 현대약품, 동국제약, 동성제약, 레고켐바이오, 메드팩토, 알테오젠, 엘앤씨바이오, 일성신약, 일양약품, 제일약품, 차바이오텍 등이 C등급에 해당됐다.

이 가운데 명문제약, 삼일제약, 삼진제약, 제일파마홀딩스, 코미팜, 헬릭스미스, 현대약품, 메드팩토, 일성신약, 제일약품,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통합 D등급에서 한 단계 올라온 결과다.

반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배구조가 D등급에 해당하면서 지난해 통합 B등급에서 한 단계 내려앉은 것으로 관측된다.

ESG 경영이 ‘매우 취약’하다고 평가되는 낙제 통합 D등급에는 23곳이 지정됐다. D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 경영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의미다.

통합 D등급 기업엔 파미셀, 네이처셀, 메디톡스, 메지온, 삼성제약, 삼천당제약, 셀트리온제약,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오리엔트바이오, 오스코텍,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팜젠사이언스, HLB글로벌, 박셀바이오, 한국비엔씨, 바이오니아, 유바이오로직스, 신풍제약, 셀리버리, 에스티큐브, 엔케이맥스 등이 해당됐다.

이들 가운데에서는 신풍제약, 유유제약, 셀리버리가 지난해보다 단계가 하락해 내려왔다. 특히 신풍제약은 전통제약사 가운데 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 모든 면에서 D등급을 받아 최하 평점인 기업으로 드러났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관계자는 "C·D등급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ESG 경영 체제에 상당히 미흡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향후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크다고 평가된 만큼 ESG 경영과 관련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가 강화되고 있고 시장에서의 ESG 평가도 점점 비중이 높아 가고 있는 추세로 급속히 변화되고 있는 ESG 경영환경에 대응해 이사회 등 최고경영진 중심의 전사적 ESG 체계 구축과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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