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확대 의지 여전한 휴온스·종근당…시장 영향력은 미미
라인업·적응증 확대로 경쟁력 확보 집중…기술력·영업력 강점
경쟁사지만 쌍둥이약으로 묶인 파트너…시너지 효과 가능성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언더독의 반란은 현실화 될 수 있을까. 최근 후발주자들이 영향력 확대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며 눈길을 끌고 있다. 절대 강자들의 입지가 워낙 탄탄한 탓에 현재 이들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그러나 보툴리눔 톡신을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뚜렷한 데다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는 만큼 서서히 시장의 중심에 다가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와 종근당이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리즈톡스주 50단위’와 ‘원더톡스주 50단위’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두 품목이 판매사와 제품명만 다른 쌍둥이약인 만큼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양사 모두 보툴리눔 톡신 사업 확대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휴온스글로벌은 보툴리눔 톡신을 비롯한 바이오사업 강화를 위해 올해 상반기 휴온스바이오파마를 설립하고, 향후 사업이 안정화되면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휴온스그룹의 바이오사업 중추가 보툴리눔 톡신인 만큼 내부에서 리즈톡스에 걸고 있는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짐작해 볼 수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현재 중국, 유럽 등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 모양새지만 국내 시장에서 리즈톡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인 리즈톡스주 100단위 적응증이 ‘미간주름’ 하나였는데 올해 1월 ‘눈가주름 개선’을 추가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한마디로 적응증이 여러 개인 경쟁사와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인 것.

종근당 역시 보툴리눔 톡신 사업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자체 개발이 아닌 휴온스글로벌과의 판권 계약으로 원더톡스를 품었지만 내부적으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의약품 사업부와 미용 전담사업부의 영업 인력을 분리해 운영할 정도로 원더톡스에 대해 욕심을 내는 분위기다.

종근당이 이 제품에 기대 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2013년 신설된 미용 전담사업부가 뷰티헬스 분야의 영업·마케팅 노하우를 장착했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휴젤의 보툴렉스를 판매하면서 영업·유통망까지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사의 두 품목은 아직 시장 영향력이 미미하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소송 분쟁 및 메디톡스 전 제품군 품목허가 취소 이슈가 후발주자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반사이익은 사실상 휴젤과 대웅제약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예년에 비해 위축됐음에도 휴젤의 보툴렉스 작년 매출은 전년(613억 원) 대비 15% 증가한 702억 원,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81%(113억 원) 성장한 204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휴온스바이오파마의 리즈톡스와 종근당 원더톡스의 매출은 30억 원 안팎에 그쳤다. 메디톡스 제품의 매출 감소분(2019년 544억 원→2020년 226억 원) 대부분이 상위사에 쏠렸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리즈톡스와 원더톡스가 출시된지 아직 1~2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경쟁사 대비 적응증과 제품 라인업이 협소한 만큼 현재 실적이 저조하다고 단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이 어려웠던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발과 영업 부문에서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는 두 회사가 제품명만 다른 쌍둥이약을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점유율 확보 측면에서 시너지가 날 가능성이 있다”며 “양사의 보툴리눔 톡신 사업 확대 의지가 분명하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입지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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