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국내 빅6 제약기업 2022년 4분기 실적 분석③
종근당, ‘자누비아’ 매출 감소 우려 날리고 견고한 실적
올 예상매출 전년비 1조6,000억…영업이익 1,200억 관측

▲종근당 충정로 본사(사진 제공=종근당)
▲종근당 충정로 본사(사진 제공=종근당)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4분기 실적이 윤곽을 드러냈다. 전반적으로는 내수 판매고 호조에 따라 대부분의 대형사들이 외형 성장에 성공하며 전반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종근당은 지난해 4분기 전년보다 9.7% 성장한 3,971억 원의 매출과 165% 늘어난 18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했다. 이 회사는 올해도 진폭 없이 가장 단단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각사 공개된 실적 및 증권가 자료를 토대로 국내 주요 대형 제약사 6곳의 지난해 4분기 성적을 해부하고 올해 실적을 전망했다. 이번 세 번째 편에서는 종근당의 매출과 영업이익,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들여다봤다.

종근당은 최근 몇 년간 가장 뚜렷한 실적 상승을 거둔 대형 제약사 중 한 곳이다. 앞서 이 회사는 2020년에도 1조3,030억 원의 매출로 20.7%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1,239억 원으로 당시 전통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0억 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도 1조4,884억 원의 매출(전년대비 10.8%↑)을 올리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도 16% 늘어난 1,099억 원을 달성하면서 당초의 눈높이를 웃돌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종근당이 지난해 1,814억 원(3분기까지 1,169억 원, 4분기 645억 원)이 넘는 돈을 R&D에 투자하고도 큰 타격을 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연구개발비용은 전년보다 11%(179억 원)나 증가하고도 오히려 영업이익은 151억 원이 늘어났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는 생존전략을 택한 것이다. 종근당이 현재 진행 중인 신약 연구 파이프라인 개수는 개량신약을 포함해 25개에 달한다.

이 회사의 4분기 실적 성장은 전문의약품 부문의 상승세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도입품목인 위식도역류질환제 ‘케이캡’이 4분기 325억 원의 매출로 4.2% 성장했고 전년보다 8%가 늘어난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가 239억 원을 기록하면서 약가 인하에도 불구 성장 동력이 됐다.

여기에 뇌혈관개선제 ‘글리아티린’ 222억 원(전년比 11%↑), 고혈압치료제(베타차단제) ‘딜라트렌’(4분기 매출 133억 원), ‘타크로벨’(113억 원), ‘리피로우’(67억 원) 등도 회사 성장에 힘을 보탰다.

다만, 이 회사의 최대 매출 품목으로 MSD에서 도입한 당뇨약 ‘자누비아’는 지난해보다 15.4% 줄어든 336억 원의 판매고를 기록해 부진했다. 이는 지난해 3월 한국MSD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급여 확대를 목적으로 자누비아 등 15품목의 약가를 자진 인하(인하율 6%)한 결과, 유통재고 수요도 줄어 지난해보다 매출이 줄어든 까닭이다.

▲ 유토이미지
▲ 유토이미지

≫ 종근당, 연구개발 투자 확대…속도 내는 신약 개발

최근 종근당의 연구개발 과제도 관심받고 있다. R&D 투자가 본격 이뤄지면서 이 회사의 신약 파이프라인들도 주목받고 있는 것.

이 가운데 희귀유전질환 샤르코마리투스병 ‘CKD-510’이 기대받고 있다. 2021년 8월 프랑스에서 임상1상을 완료했으며 이 결과를 지난해 5월 국제말초신경학회(PNS)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해 성과를 인정받았다. 올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후 미국 임상2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앞서 이 후보물질은 2020년 3월 FDA로부터 샤르코-마리-투스(CMT)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같은 기전을 연구하는 경쟁사들도 아직까지는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이지 않는 만큼 종근당의 개발 속도에 따라 시장 선점 및 경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CKD-506’은 특발성 폐섬유화증(IPF) 적응증으로 유럽 임상2상이 준비 진행 중에 있으며 미국 FDA에도 Pre-IND 미팅(자료제출 22년 8월)을 신청해 놓은 상태로 올해 미팅 결과에 따라 미국 임상2상의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은 영국에서 임상1상이 진행 중으로 올해 상반기 완료할 예정이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중함암항체 신약 ‘CKD-702’도 임상 1b상이 올해 하반기 예정된 만큼 임상 파이프라인 가치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네덜란드 시나픽스로부터 비소세포폐암 타깃으로 항체 변이 없이도 개발 가능한 ADC 플렛폼을 도입하면서 ADC 개발에 본격 뛰어 들었다는 점도 시선을 끌고 있다.

한편, 종근당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7.6% 증가한 1조6,000억 원, 영업이익은 1,2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됐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