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디보 수술 전 보조요법 이어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 허가
키트루다 수술 후 보조요법도 글로벌 허가 임박…조기사용 옵션↑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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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 면역항암제가 초기 환자 치료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말기 환자 치료에 국한돼 있던 영역을 넘어 수술이 가능한 환자의 보조요법으로서 가치를 증명하고 국내외 허가당국의 승인을 연이어 획득한 것.

비소세포폐암에서 면역항암제의 조기 사용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비소세포폐암은 면역항암제의 뚜렷한 이점이 두드러진 분야다. 여러 암종 가운데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 폭이 가장 넓고 이에 따른 사용량 또한 가장 많다.

현재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제에 이어 1차 치료제까지 국민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해 있고, 로슈의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또한 같은 적응증으로 뒤따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는 3기로 불리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에서 허가를 획득하고 역시 국민건강보험 급여권까지 진입했다. 이들 면역항암제와 화학치료제의 병용요법도 활용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까지 비소세포폐암에서 면역항암제 사용은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 환자에 국한돼 있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조기 비소세포폐암 영역확대에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수술이 가능한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사용으로 예후를 개선한 연구들이 속속 나오면서 국내외 허가당국의 승인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시장 진입을 앞둔 연구결과도 나왔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최근 국내에서 수술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보조요법으로 허가를 획득한 면역항암제와 향후 허가가 기대되는 연구 결과를 모아봤다.

≫ 옵디보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허가…국내 최초 면역항암제 보조요법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노약품공업과 BMS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절제 가능한(종양크기 4cm 이상 또는 양성 림프절)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 적응증을 승인했다. 이 적응증은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병용해 투여한다.

앞서 지난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가 옵디보의 해당 적응증을 승인한 뒤 4개월여 만이다.

이 허가는 옵디보의 CheckMate-816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CheckMate-816 연구는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절제 가능한 1B기~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505명을 화학요법군, 옵디보/화학요법군, 옵디보/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화학요법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오픈라벨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무사건 생존기간(EFS)와 완전반응률(pCR)의 유의한 개선이었다. 연구의 최종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옵디보/화학요법군은 중간평가에서 1차 평가변수를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평가에서 옵디보/화학요법군의 무사건 생존기간는 31.6개월로 화학요법군의 20.8개월 대비 11개월가량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진행(재발) 및 사망 위험을 화학요법군에 비해 37% 떨어트린 결과다.

또한 옵디보/화학요법군의 완전반응률은 24%로 화학요법군의 2.2%에 비해 큰 폭의 차이를 입증했다.

이 연구 결과로 옵디보는 국내에서 수술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최초의 면역항암제가 됐다. 다만 승인 보름 만에 티쎈트릭이 시장에 나오면서 곧바로 경쟁시장이 형성된 모습이다.

≫ 티쎈트릭, PD-L1 발현율 50% 이상에서 허가…재발/사망 위험 57%↓

지난달 11일 식약처는 티쎈트릭의 PD-L1 발현율 50% 이상인 2기~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을 승인했다.

티쎈트릭의 FDA 승인은 옵디보 보다도 빠르다. 티쎈트릭은 지난해 10월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보조요법으로 미국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다만 국내 승인은 미국 허가(PD-L1 발현율 1% 이상)와 달리 PD-L1 발현율 50% 이상으로 제한됐다. 이는 허가 기반이 된 IMPOWER010 연구 하위분석에서 PD-L1 발현율이 낮은 환자에게 이점이 적었던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IMPOWER010 연구는 폐엽절제술 혹은 폐절제술을 받은 1B~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1,280명을 티쎈트릭/화학요법군과 화학요법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오픈라벨로 평가했다.

1차 평가변수는 2기~3A기 환자의 무질환 생존기간(DFS) 개선이었다. 지난해 나온 중간결과에서 PD-L1 발현율 1% 이상인 경우 티쎈트릭/화학요법군 환자의 무질환 생존기간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화학요법군은 35.3개월로 나타났다.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34% 줄인 것.

PD-L1이 발현되지 않은 환자에서는 티쎈트릭/화학요법의 이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FDA는 티쎈트릭의 PD-L1 발현율 1% 이상의 2기~3A기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승인했다.

하지만 발표 당시에도 PD-L1 발현율 1~49%의 환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해당 저발현 환자들에 대한 하위분석에서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 감소가 13%에 그쳤기 때문이다.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의 57% 위험 감소와 차이를 보인 것.

이에 유럽에서는 티쎈트릭 보조요법을 PD-L1 발현율 50% 이상으로 적응증을 제한했고 국내에서도 유럽 사례를 따랐다.

≫ 키트루다, PD-L1 제한 없는 허가 임박…조기 비소세포폐암 대부분 커버

보조요법으로서 티쎈트릭이 PD-L1 발현율에 제한이 걸리면서 시선이 쏠린 곳은 키트루다의 행보다.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에서 티쎈트릭과 달리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효과를 입증한 바 있는 키트루다 또한 수술 후 보조요법 임상을 마무리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MSD는 지난 6월 FDA에 키트루다의 완전 절제한 1B기/2기~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수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적응증 확대 신청은 KEYNOTE-091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KEYNOTE-091는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1B기~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1,177명을 키트루다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진행했다.

KEYNOTE-091의 1차 평가변수 역시 무질환 생존기간 개선이었다.

연구 결과 추적기간 중앙값 35.6개월에서 키트루다군의 무질환 생존기간은 53.6개월로 위약군의 42.0개월 대비 1년가량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24% 낮춘 결과다.

주목할 부분은 PD-L1 발현율 50% 이상의 하위분석이었다. 이 하위분석에서 키트루다군과 위약군 모두 무질환 생존기간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위험 개선은 18%로 나타났다.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효과를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키트루다가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FDA에서 승인된다면 수개월 내에 국내 허가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수술 가능한 대부분의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커버하는 영역이다.

옵디보와 티쎈트릭의 허가에 이어 키트루다까지 예상대로 승인된다면 국내외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면역항암제를 조기에 사용하는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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