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비중 큰 중소업체…엔데믹 가시화로 수혜 톡톡
대원·안국·삼아, 호흡기·해열제 수요 급증…‘반등세’ 뚜렷
품귀현상, 공급자 ‘우위’ 시장…사업 호조세 지속될 듯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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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감기약을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로 보유한 중소제약사가 엔데믹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경증 코로나19의 대증치료 일반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호흡기 질환자가 증가하면서 감기약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겨울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유행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데다 물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실적 반등 추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대원제약, 안국약품, 삼아제약이 그간의 부진을 뒤로하고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호흡기 질환자 급감으로 비중이 높은 감기약 사업이 크게 뒷걸음치면서 지난 2년간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으나 올해 들어 사업 환경이 급격히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오미크론의 대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4월 18일)가 맞물리면서 이들 업체의 감기약 사업은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감기약이 경증 코로나19의 대증치료 수단으로 급부상한 데다 방역 정책 완화로 억눌렸던 야외활동이 급증하면서 호흡기 질환자도 대폭 늘어나서다.

이들 기업의 실적 반등세는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더욱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대원제약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2,532억 원) 대비 40.7% 증가한 3,563억 원, 영업이익은 87억 원에서 387억 원으로 344.2% 성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각각 105억 원, 208억 원에 그쳤던 진해거담제(428억 원)와 해열진통소염제(288억 원)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300억 원 고지를 재탈환한 것으로 올해 4분기 실적까지 더해지면 400억 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안국약품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487억 원, 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7%(1,165억 원), 1,696.4%(4억 원) 늘었는데 이 중 영업이익 개선 폭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선 제약바이오 업체를 통틀어 최고였다.

이 같은 실적 호조세를 기록한 데는 간판 품목인 시네츄라의 역할(138억 원→383억 원)이 컸다. 이 회사의 전체 매출에서 시네츄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11.9%에서 25.7%로 대폭 높아진 것이 이를 방증한다.

삼아제약도 만만치 않은 실적 행보를 보여줬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7%(367억 원→575억 원), 영업이익은 23억 원에서 134억 원으로 482.6%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3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실적(2021년 매출액 547억 원/영업이익 60억 원)을 뛰어넘었다. 이는 이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8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호흡기계 제제(230억 원→374억 원)와 해열진통소염 제제(38억 원→82억 원)의 활약 덕분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의 실적 개선 흐름이 올해 4분기를 넘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촉발된 감기약 품귀 현상이 여전히 해소되고 있지 않은 데다 올겨울 트윈데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공급자 우위 시장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엔데믹 가속화로 지난 2년간 비정상적으로 줄어들었던 호흡기 질환자의 증가세가 올해 하반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지금의 실적 턴어라운드 추세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감기약 비중이 높은 중소제약사들의 실적이 지난 2년간 크게 악화됐지만 이는 코로나19 방역 정책 강화라는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며 “엔데믹이 가시화되면서 급감했던 기존 감기약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전체 시장 규모도 대폭 확대된 만큼 이들의 양호한 실적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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