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3분기 제약바이오 공매도 잔고액 및 증감 현황
공매도 수량, 메지온·SK바이오사이언스·휴젤 등 ‘급증’
결국 ‘공매도 한시적 규제할 것’ 예상 지배적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증시 급락이 이어지자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전면 금지와 증시안정화펀드 가동이 수급 안정을 찾는 열쇠라며 금융당국을 재촉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해당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되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매매 형태다. 즉 당초의 주식투자 의미가 시세가 올라야만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면 공매도는 정반대인 셈이다.

주목되는 점은 제약바이오 종목은 다른 업종에 비해 더 큰 낙폭을 기록하며 주가가 침체에 빠져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슈 소멸 이후 모멘텀 부재로 인해 주식을 사들이던 핵심 주체는 사라진 반면, 2021년 5월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관련 세력들이 주식시장에 활개 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매도가 재개(2021.5.3.)된 이후 지난해 제약바이오 대표 지수인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1만7,641.55포인트에서 9월 30일 기준 1만3,624.25.포인트로 22.77% 급락했고 같은 기간 코스닥 제약지수는 무려 45.74% 폭락(12,594.4p→6,833.70p)한 상태다. 코스닥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절반가량의 종목이 공매도 재개 이후 반 토막 났다는 의미다.

4분기 들어 반등 국면을 맞고 있지만 베어마켓랠리(약세장에서의 일시적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만큼 여전히 공매도 리스크 우려가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메디코파마뉴스> 올해부터 지난 3분기(9월30일 기준)까지 제약바이오 종목의 공매도 잔고액과 증감현황을 살펴봤다. 앞서 공매도로 몸살을 앓았던 기업의 경우 공매도 금지가 전격 시행되면 수급 측면에서 수혜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 올해 제약바이오 종목별 공매도 잔고 변동은?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조사대상 54종목에서 공매도 연초 잔고액(2022년 1월 3일 종가반영)은 2조8,178억 원 규모에서 지난 9월 30일 기준 2조807억 원으로 규모만 보면 26%가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공매도 대상 제약바이오주가 종목별 평균 34% 하락돼 잔고 평가가 감소한 점을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는 2,200억 규모만큼 다소 늘어난 셈이다. 실제로 대차잔고 주수는 같은 기간 4천125만 주에서 4천717만 주로 14%가 증가했다.

종목별로 보면 공매도 잔고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셀트리온이었다. 이 회사의 공매도 잔고 규모는 4,410억 원 규모다. 이는 연초 공매도 잔고 규모(9,278억 원)보다는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다. 그동안 공매도가 가장 심했던 대표종목이었던 만큼 정부의 공매도 규제 강화가 외국인의 공매도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이며 앞서 지난해 주가 급락(43.81%↓)에 따른 차익실현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9월 30일 기준 공매도 잔고액 3,006억 원), HLB(2,318억 원), SK바이오사이언스(2,036억 원), SK바이오팜(993억 원), 씨젠(866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765억 원), HLB생명과학(600억 원) 등이 500억 원 규모 이상의 잔고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셀트리온제약(442억 원), 알테오젠(403억 원), 네이처셀(292억 원), 현대바이오(238억 원), 신풍제약(224억 원), 레고켐바이오(204억 원), 셀리버리(203억 원), 한국콜마(194억 원), 한미약품(179억 원), 엔케이맥스(169억 원), 한미사이언스(157억 원), 에스티팜(151억 원), 헬릭스미스(148억 원), 메디톡스(135억 원), 한올바이오파마(124억 원), SK케미칼(114억 원), 엘앤씨바이오(112억 원), 메지온(101억 원) 등도 100억 원 이상 잔고액을 나타냈다.

이 기간 공매도 잔고액 규모의 증감률로 보면 삼양홀딩스가 7억 원 규모에서 44억 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이외에도 휴젤(증감률 121%↑), HLB생명과학(112%↑), 네이처셀(101%↑), 에스디바이오센서(100%↑) 등이 1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 공매도 수량 늘어난 곳 ‘피해 극심’ 주목

특히 공매도 수량이 늘어난 곳에서는 투자자들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공매도 수량의 증감만 보면 메지온이 연초 6만7천 주에서 73만3천 주로 10배가 늘어나면서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주가도 같은 기간 81.6%가 폭락하면서 가장 피해가 컸다.

이외에도 삼양홀딩스(공매도 수량 증감률 835%↑, 주가 등락률 35.9%↓), SK바이오사이언스(공매도 수량 422%↑, 주가 65.01%↓), 셀리버리(공매도 수량 418%↑, 주가 74.2%↓), 휴젤(공매도 수량 243%↑, 주가 35.7%↓), 네이처셀(공매도 수량 212%↑, 주가 35.8%↓), 엘앤씨바이오(공매도 수량 165%↑, 주가 34.7%↓), 에스디바이오센서(공매도 수량 100%↑, 주가 51.1%↓) 등도 공매도 주식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주가 낙폭을 키웠다. 공매도 피해로 몸살을 앓았던 종목들이란 의미다.

반면, 공매도 수량이 오히려 줄어들었던 곳으로는 박셀바이오(공매도 수량 68%↓, 주가 7.14%↓), 인트론바이오(공매도 수량 65%↓, 51.1%↓), SK케미칼(공매도 수량 61%↓, 주가 38.7%↓), 셀트리온헬스케어(공매도 수량 57%↓, 주가 15.5%↓), 유바이오로직스(공매도 수량53%↓, 주가 65.6%↓), 현대바이오(공매도 수량 47%↓, 주가 18.8%↓), 바이넥스(공매도 수량 45%↓, 주가 23.8%↓), 대웅제약(공매도 수량 41%↓, 주가 4.3%↑)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역시 하락 폭이 작지는 않았지만, 박셀바이오, 셀트리온헬스케어, 현대바이오, 대웅제약 등 일부는 공매도 수량이 늘어난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 폭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 대차잔고 주식 수 늘어난 곳 ‘요주의’

한편,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근거로 올해 들어 대차잔고의 주식수 증가율을 보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약 5배가 늘어나면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회사의 연초 대차잔고 주수는 36만7,287주로  9월말 기준 186만4,718주로 149만7,431주가 늘어났다.

대차거래는 돈을 주고 빌려온 주식 거래를 의미한다. 물론 빌려왔다고 해서 모두 증시를 통해 공매도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행 제도상 차입이 없는 매도는 불법인 만큼 공매도 거래를 위해서는 대차 잔고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인과 관계가 있다.

이에 공매도 잔고액과 대차잔고액을 서로 비교했을 때 괴리가 큰 곳은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공매도로 전환되지 않고 숨어 있는 대기 물량이 많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외에도 메지온(317%↑, 9월 30일 기준 대차잔고주수 294만6,871주 ), 삼양홀딩스(240%↑, 28만6,895주), 셀리버리(198%↑, 481만3,781주), SK바이오사이언스(196%↑, 618만4,566주) 등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휴젤(잔고주수 64만8,480주), 네이처셀(569만8주), 씨젠(964만8,117주), 엘앤씨바이오(147만203주), 한미사이언스(146만4,766주), SK바이오팜(390만9,368주) 등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