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일 연사흘 52주 ‘신저가’ 갱신…9만 원 선도 ‘위태’
코로나 백신 및 위탁생산 시장 기대치↓…실적도 하향세
WHO EUL 등재 ‘반등키’…팬데믹 종식 공식화가 ‘변수’

▲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전경(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전경(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인 코로나19 사업의 미래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침체된 현재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실적 성과물이나 시장의 기대감을 새롭게 불러일으킬 만한 신규사업의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7월 초 이후 지켜왔던 10만 원대 주가가 계단식 하락 추세를 이겨내지 못하며 무너졌다. 특히 지난 19~21일 잇따라 52주 신저가를 새롭게 쓰며 이제는 9만 원 선(9.21 종가 9만1,100원)도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이처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가 맥을 못 추는 배경에는 코로나19 백신 사업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연매출 9,290억 원(전년 대비 312%↑), 영업이익 4,742억 원(전년 대비 1,158%)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올해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사업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과 백신 위탁생산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고, 실적 역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회사 측은 자체 개발 백신의 해외 시장 공략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투심의 반응은 냉담한 모양새다. 현재 진행 중인 노바백스 백신 위탁생산 사업 역시 지속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태다.

대외적인 사업 환경 분위기도 악화일로다. 이달 중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코로나19 ‘펜데믹의 끝자락이 보인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났다’고 발언, 코로나19 백신 사업의 호황기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이후 모더나(-7.14%), 노바백스(-6.51%), 바이오앤텍(-8.41%), 화이자(-1.28%) 등 코로나19 백신 주요 개발 업체의 주가는 급락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반등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안정적 실적을 담보할 확실한 성과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가장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EUL) 연내 등재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실화된다면 글로벌 기관 및 단체가 주관하는 국제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회사 측의 구상대로 중저개발국 백신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당초 계획대로 스카이코비원이 올해 안에 WHO EUL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행보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어 언제든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종료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는데 만약 팬데믹 종식이 공식화되면 WHO EUL 등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설령 스카이코비원이 WHO EUL 등재에 성공하더라도 큰 기대는 금물이라는 경계론도 상당하다. 이미 11개의 경쟁 제품이 시장에 출시돼 있는 데다 오미크론 변이 전용 백신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와 있어서다. 또 전 세계 1~2차 접종 완료 인구가 60%를 넘어선 점과 부스터샷(3~4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및 연령 제한으로 인한 제한적 수요도 해외 시장 진출의 성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WHO EUL은 전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에서 백신·치료제를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인 만큼 팬데믹 종식 논의가 본격화되거나 공식화되면 후발 백신이 이름을 올리기가 한층 까다로워질 수 있다”며 “따라서 스카이코비원의 등재 여부는 개발사인 SK바이오사언스의 중장기 기업가치 평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회사의 조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투심을 다시 불러 모을 만한 동력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WHO EUL 이슈가 향후 주가 향방을 가르는 메인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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