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오가논 김소은 대표

▲ 한국오가논 김소은 대표
▲ 한국오가논 김소은 대표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2020년 2월 글로벌 굴지의 제약사 MSD(북미 사명 머크)는 분사를 발표했다. 여성건강에 특화된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분리시키겠다는 내용이었다.

2019년 화이자가 비아트리스를 분리하며 내세운 특허만료 의약품, 제네릭 사업 특화와는 다른 결이었다.

한국MSD도 분사 절차에 들어갔다. 하루아침에 회사가 바뀌게 된 임직원들의 반발로 잡음이 있었지만, 2021년 2월 분사 절차를 마치고 같은 해 6월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그런데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MSD가 갖고 있는 여성건강 관련 의약품 가운데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이다. 가다실 시리즈는 국내에서 아이큐비아 기준으로 지난해에만 93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0년 629억 원에 비해서도 폭발적인 성장이다.

하지만 오가논으로 이동한 제품 라인업에는 가다실이 빠져있다. 여성건강 의약품 특화를 위한 분사라는 타이틀에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이에 MSD의 분사가 여성건강 특화를 내세웠지만, 결국 글로벌 매출 비중이 낮은 특허만료 의약품을 관리하는 회사 분리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메디코파마뉴스>는 한국지사의 트랜지션 리더(Transition Leader)로서 분사 절차를 이끌고 1년여간 한국오가논을 이끌고 있는 김소은 대표를 만나 이에 대해 들어봤다.

Q. 한국오가논이 출범 1년을 보냈다. 지난 소회는 어떠한가?

여성건강 분야에는 여전히 충족되지 못한 필요와 요구들이 많다. 오가논은 이에 주목하여 ‘여성의 더 건강한 일상’이라는 뚜렷한 비전을 갖고 뜻 깊은 출발을 했다. 이 비전을 향해 지난 1년간 크고 작은 노력을 했고 여성건강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조직적으로 안정화를 이뤘고, 비즈니스적으로도 첫해부터 글로벌 오가논은 안정적인 시작을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었고, 한국오가논도 제품 영향력을 확대하며 분사 첫해임에도 전년 대비 약 4% 성장을 이뤄냈다.

Q. 여성건강에 주력하는 타 제약사와 차별되는 강점은 무엇인가?

현재 한국오가논은 오랫동안 효과로 신뢰받아온 여성건강 분야 제품(리비알, 임플라논, 퓨레곤, 오가루트란 등)들을 통해 이미 다수 여성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충족되지 않았던 니즈를 파악하고, 새로운 포트폴리오와 파이프라인 제품을 빠르게 도입해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이자 차별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오가논은 출범 후 여성건강 분야를 집중적으로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약 1년간 6건의 큰 비즈니스 딜(산후출혈, 조산, 자궁내막증, 세균성 질염, 유방암, 피임 솔루션)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여성건강 파이프라인을 증대시켜 유의미한 파트너십을 통한 솔루션 개발으로 관련 분야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오가논은 단순히 여성건강 질환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전 생애 주기를 포괄하는 접근을 통해 여성건강 분야에 미충족 요소를 충족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리스닝, 캠페인)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 기여를 높이고자 출범 1년 만에 발표한 ESG 리포트를 통해서도 이를 분명히 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Q. 지난 1년은 여성건강 방향성에 맞는 파이프라인과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해였다고 말씀하셨다. 향후 여성건강 분야에서 도입될 파이프라인은 무엇인가?

글로벌 오가논은 최근까지 미충족 수요가 있는 여성건강 분야에 6개 솔루션의 계약을 체결했다. 산후출혈 치료 솔루션의경우 FDA 승인 후 현재 미국 내에서 판매 중이며, 세균성 질염 치료 솔루션인 ‘XACIATO’는 FDA 신속 승인까지 완료됐다.

이 또한, 한국 내 시장 분석을 통해 신속하게 들여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조산, 자궁내막증, 유방암, 피임 등의 솔루션은 임상 시험 단계 또는 전임상 단계를 마무리하고 있다.

개발 진행 중인 제품들은 개발 단계에 맞춰 한국 내 론칭을 준비할 예정이다. 현재 보유 중인 피임, 난임, 출산, 폐경 치료제 역시 한국 시장에서 기회가 굉장히 많은 제품들이다. 분사 전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어려운 분야였지만, 지금은 한국오가논의 비전을 바탕으로 이 제품들이 갖고 있는 기회를 잘 살려 나가고자 한다.

Q. 오가논은 여성건강을 표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분사 결과 MSD의 여성건강 최대 매출 품목인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이 빠져 있어 의문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백신의 경우 비즈니스 모델이 상당히 다르다. MSD 내에 별도의 부서가 있을 정도로 백신 비즈니스는 고유의 특수성이 있는 상황이다.

물론 가다실이 여성 건강에 많은 기여를 하는 제품인 것은 맞지만 기존 백신 비즈니스 전체의 구조를 조깨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Q. MSD가 오가논을 분사하면서 표방하던 것은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분사가 아닌 여성건강 특화 회사였다.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라는 점은 다소 의아하다.

오가논의 여성 건강은 미래의 방향성으로 채택을 한 것이다. MSD에서 오가논으로 옮겨오는 제품을 선택할 때 여성 건강 관련 제품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여성 건강을 비전으로 삼되, 다른 여러 만성 질환 분야 제품을 같이 가져온 것으로 이해하시면 된다.

Q. 분사 진행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는 현재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보는가?

현재 분사 관련 임직원들의 불안이나 여러 이슈들은 해소된 상태다. 분사 당시 임직원들이 가진 여러 가지 우려에 대해 충분히 듣고 소통하는 데 주력했고,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각 임직원에게 분사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분사 후에는 임직원이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이해하고 결속력을 기를 수 있도록 노력했다. 현재 노조와도 매주 정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중이며, 노사협의회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이나 궁금한 점을 듣고 답하는 시간을 가지는 등 노조, 임직원, 회사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분사로 인해 퇴사하는 직원은 거의 없었다. 비즈니스가 분리되며 한국오가논에 오기로 한 직원과 MSD에 남기로 한 직원이 분명하게 구분됐고, 양쪽 비즈니스 파트에 함께 속해 있던 직원들은 객관적인 기준을 통해 소속이 결정됐다. 또 오가논과 MSD 모두 일부 포지션은 별도 공고를 내 해당 포지션에 지원하고 싶은 직원을 받아 내부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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