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백스 백신 어닝쇼크…제품력과 글로벌 규제기관 승인도 ‘무용지물’
강점 없는 토종 백신 기대치 바닥…공급과잉, 저개발국 공략도 '난망'
글로벌 기업, 변이 전용 백신 출시 '임박'…기존 시장 구조 지속 전망↑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후발주자로 꾸준히 주목을 받아왔던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이 기대에 한 참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토종 백신에 대한 전망도 한층 어두워지는 모양새다. 이 백신이 여타 백신에 비해 확실한 이점을 갖고 있고, 미국, 유럽, 세계보건기구 등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대다수가 초기 임상에 머물러 있는 토종 백신이 과연 설 자리가 있겠냐는 이유에서다. 특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에 특화된 전용 백신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온 데다 기존 백신의 공급 과잉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만큼 토종 백신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노바백스의 핵심 캐시카우로 평가받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사업이 난항에 빠졌다. 이 회사의 2분기 매출은 1.9억 달러로 시장 컨센서스인 10.2억 달러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약 38%(3억 달러) 감소한 수치고, 순손실 규모도 3.5억 달러에서 5.1억 달러로 대폭 확대됐다. 최대 50억 달러로 예상됐던 연간 매출 전망치가 20~23억 달러로 반토막 넘게 하향된 배경이다.

이처럼 노바백스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토종 백신에 대한 기대치도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노바백스 백신이 현재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RNA 백신에 비해 확실한 비교 우위에 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사실상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바백스 백신은 첫 합성항원 플랫폼 백신으로 mRNA 백신 대비 높은 안전성, 저렴한 가격, 상온 보관의 이점 등을 바탕으로 적지 않은 글로벌 수요를 차지할 것이란 평가를 받아 왔다.

상황이 이런 만큼 고유의 특화된 장점을 찾기 어려운 토종 백신들이 향후 코로나19 백신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노바백스 백신이 미국, 유럽,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승인을 받았음에도 이 같은 결과지를 받아든 점이 토종 백신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에 이어 올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유럽(2021.12)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과 함께 승인 백신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또한 WHO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11개의 코로나19 백신(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시노팜, 시노박, 노바백스, 코보백스, 코비쉴드, 코백신, 캔시노)에도 포함돼 있다.

현재 대다수 국내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완료 후 WHO의 승인을 받아 저개발국가를 공략한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노바백스의 현 상황을 보면 여의치 않아 보인다. 노바백스는 당초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백스(COVAX)를 통해 약 3억5,000만 도즈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글로벌 백신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즉 저개발국가의 백신 주요 공급 창구인 코백스도 더 이상 물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CEO가 올해 코백스를 통한 추가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힐 정도로 향후 수급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저개발국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국내사가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사들도 갈수록 악화하는 외부 사업 환경에 발맞춰 부스터샷, 오미크론 변이 전용 백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전반적으로 싸늘하다.

현재 진행 중인 초기 바이러스 기반 백신이 상용화가 돼야 후속 백신 개발도 탄력을 받을텐데 일부를 제외하고, 대다수는 여전히 임상 1~2상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초기 코로나19 백신 시장을 선점한 유력 해외 업체들은 이미 한발 앞서 비슷한 작업을 진행, 후속 백신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국내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60%를 넘어섰고, 현재 글로벌 백신 수급 상황도 안정돼 있는 상황”이라며 “아프리카 지역과 일부 동유럽·중동 국가들의 접종률이 평균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는 물량 공급의 문제라기보다는 개별 국가의 문화와 보건의료시스템 및 유통·관리 취약성 등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후발주자들이 타깃으로 하고 있는 저개발국가의 시장성이 좋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시장을 선점한 글로벌 백신 제약사들이 변이 전용 백신 개발 막바지에 돌입한 상태라 현 시장 구조가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런 만큼 개발 속도가 크게 뒤처진 업체들의 사업 전망은 앞으로도 개선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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