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OP랭킹] 상반기 제약바이오기업 162곳 ‘환산주가’ 분석
메디톡스·휴젤·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환산 시 ‘高 주가’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에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주식 한 주당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이 회사의 환산주가는 158만 원에 달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주가가 아닌, 실제 모든 기업의 액면가를 동시에 5천 원으로 놓고 봤을 때의 얘기다.

<메디코파마뉴스>는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62곳의 상반기 주가를 액면 5천 원에 맞춰 환산해 기업별 ‘진짜 주가’와 이에 따른 순위 변동실태를 공개한다.

≫ 액면가 5000원 vs 500원, “보이는 게 다 아니다”

환산주가는 ‘액면가’가 서로 다른 종목의 현재 주가를 비교하기 위해 모든 주식의 가격을 5천 원으로 동일하게 놓고 보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100원이던 액면가를 5,000원으로 높일 경우(액면병합), 주가는 50배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 때문에 주가가 동일하게 5만 원이라고 해도 액면가가 500원인 기업은 5000원인 곳에 비해 주식의 가치가 사실상 10배나 더 높은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삼일제약의 경우 1,000원이던 액면가를 500원으로 쪼개면서 주식가격도 기존 1만9,900원에서 1/2 낮아진 9,950원으로 떨어뜨렸다. 같은 주식이라도 액면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 것인데 이를 환산주가로 재계산하면 각각 9만9,500원으로 사실은 동일한 주가인 셈이다.

올 상반기 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62개사의 평균 주가는 2만9,537원이었던 데 반해 환산주가는 20만2,250원이었다. 이처럼 환산주가가 7배나 높았던 배경에는 액면가가 500원 이하의 기업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같은 종목을 대상으로 2021년 말과 비교할 때 당초 평균 주가는 3만8,735원, 환산주가는 29만8,154원으로 각각 23.8%, 32.2%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올해도 대다수 제약바이오 종목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재 주가보다 환산주가의 낙폭이 더 컸다는 것은 거품이 빠지면서 실질적인 저가 종목이 속출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액면가 500원 이하의 종목이 500원 이상의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2021년 1만7,204.26포인트에서 2022년 6월 말, 1만4,156.50포인트로 17.7% 하락했고 코스닥 제약지수는 1만1,150.84포인트에서 7,779.97포인트로 30.2% 급락했다. 코스닥 제약지수 구성 종목에는 액면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바이오텍 기업들이 코스피 보다 많이 포진돼 있다.

≫ 메디톡스·휴젤·SK바이오사이언스, 환산해보니 ‘高 주가’

우리나라에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주식 한 주당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이 회사의 환산주가는 158만 원에 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메디톡스(환산주가, 110만1,000원), 휴젤(105만2,000원)이 환산주가 ‘금·은·동’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100만5,000원), 케어젠(96만5,000원), 에스티팜(89만9,000원), 셀트리온(89만2,500원), 휴마시스(79만2,500원), 셀트리온제약(78만7,000원), SK바이오팜(74만9,000원)이 뒤를 이어 10위권이 형성됐다.

환산주가 20위권에는 파마리서치(67만4,000원), 툴젠(64만3,000원), 한미약품(61만6,000원), 알테오젠(61만1,000원), GC셀(56만2,000원), 레고켐바이오(41만9,500원), 박셀바이오(38만6,000원), HK이노엔(38만500원), 한국비엔씨(37만 원), 씨젠(36만1,500원)이 순위에 들어왔다.

코미팜(35만6,500원), HLB(35만4,000원), 대웅제약(35만3,000원), 휴온스(35만1,0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34만3,000원), 삼천당제약(33만7,000원), 국전약품(32만6,000원), 코오롱생명과학(31만6,500원), 엘앤씨바이오(31만 원), 티앤엘(30만6,500원) 등이 3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1주당 가격을 5천 원으로 환산해도 주가가 4만 원에도 못 미치는 ‘저가 제약바이오’도 상당수 있었다.

에이프로젠제약(5,920원), 오리엔트바이오(7,330원), 제일바이오(1만8,350원), 우진비앤지(2만1,000원), 메타바이오메드(2만2,300원), 경남제약(2만4,500원), 국제약품(2만4,750원), CMG제약(2만5,000원), 화일약품(2만5,100원), JW생명과학(2만5,100원), 강스템바이오텍(2만6,950원), 조아제약(2만7,300원), 유유제약(3만550원), 광동제약(3만1,150원), 삼성제약(3만2,000원), 영진약품(3만6,250원), JW신약(3만8,100원), 파멥신(3만9,800원) 등이 대표적 기업들이었다.

≫ HLB·이수앱지스·대웅제약 ‘수직 상승’ vs 메지온·바이젠셀·유틸렉스 ‘수직 하락’

작년과 비교해 올해 환산주가 순위 변동이 가장 컸던 곳은 HLB 이었다. 2021년 75위에 머물렀던 이 회사의 환산주가 순위는 6개월 만에 53계단 수직상승 해 22위까지 뛰어 올랐다. 이 기간 HLB의 환산주가는 18만2,000원에서 35만4,000원으로 급등했다.

이 외에도 일동홀딩스(2021년 131위→2022년 상반기 88위), 이수앱지스(120위→91위), 대웅제약(49위→23위), 에이비엘바이오(59위→36위), 녹십자엠에스(134위→111위), 네이처셀(78위→56위), 일성신약(132위→110위), 지노믹트리(94위→73위) 등이 20단계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메지온(2위→60위), 바이젠셀(38위→92위), 티앤알바이오팹(25위→69위), 유틸렉스(57위→98위), 엔지켐생명공학(22위→63위), 셀레믹스(85위→116위), 인트론바이오(65위→96위) 등은 30단계 이상 추락하며 순위 조정을 받았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전문가는 “2020년을 기점으로 새롭게 주식 투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대폭 늘어났다. 하지만 액면가에 따라 주식의 가치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라며 “적정 주가를 알기 위해선 같은 가격의 주식이라도 액면가가 5백 원인 기업이 5천 원인 곳보다 10배 더 비싸다는 점을 알고 넘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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