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자리 잡는 레파타·프랄런트, 급여 후 확장세 완연
노바티스 레크비오 미국·유럽 허가, 국내 임상도 막바지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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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국내 시장에서도 PCSK9 억제제가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그간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국민건강보험 적용 후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PCSK9 억제제는 PCSK9 단백질 생성을 차단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기전이다. 임상 연구에서 PCSK9 억제제는 기존 치료제로 LDL 콜레스테롤 조절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이대로라면 향후 시장을 선점한 PCSK9 억제제의 성장은 자명하다. 다만 변수는 있다. PCSK9을 타깃 하면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후발 약물이 글로벌 시장에 이어 국내 시장에서도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장에 출시된 PCSK9 억제제는 암젠의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과 사노피-아벤티스의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 2종이다.

허가 적응증은 레파타가 ▲스타틴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거나 불내성인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형접합 가족성 포함) 및 혼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 환자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등이다.

프랄런트는 레파타에서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적응증만 빠져있다.

≫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 초고위험군 급여 확대로 시장 안착 본격화

이들 치료제의 허가는 2017년 이뤄졌지만, 고가의 치료제로서 주력 적응증의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늦어지며 시장 확대는 이뤄지지 못했다.

레파타는 2018년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FH) 적응증으로 건보 급여권에 진입했지만, 이 적응증은 인구 100만 명 당 1명꼴의 희귀질환이라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못 했다.

이후 2020년 1월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과 스타틴 불내성,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 초고위험군(주요 2개 질환 동반 혹은 1개 질환/고위험요인 2개)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 기준이 확대됐다.

아이큐비아 기준으로 2019년 7억6,000만 원에 불과했던 레파타의 매출은 2020년 22억2,000만 원까지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41억8,000만 원까지 성장하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프랄런트도 지난해 6월부터 레파타와 같은(동형접합 가족성 제외) 기준으로 급여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8,000만 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4분기 매출액이 6,400만 원으로 성장세는 완연하다.

현재 해외에서도 PCSK9 억제제 시장은 이 두 제품이 양분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이 시장구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 노바티스 레크비오, 유럽 이어 미국서도 허가…한국인 포함 임상도 막바지

노바티스의 레크비오(성분명 인클리시란)는 PCSK9 억제제 계열의 신성이다. 레파타와 프랄런트와 마찬가지로 PCSK9 단백질 생성을 억제한다. 다만 억제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레크비오는 간세포의 RNA 간섭을 통해 PCSK9 발현을 차단한다. RNA 간섭을 이용한 최초의 만성질환 치료제다. 이를 통해 레크비오는 1년에 2회 투약만으로 LDL 콜레스테롤 조절이 가능하다. 2주 1회, 혹은 4주 1회 투약해야 하는 레파타, 프랄런트와 편의성부터 차이가 있다.

또한 효과에 있어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 스타틴을 최대용량까지 복용했음에도 LDL 콜레스테롤이 목표치까지 관리되지 않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ORION-10 연구에서 레크비오군은 18개월 차에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58%까지 낮췄다.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와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보유한 환자를 종합 분석한 ORION-11 연구에서도 레크비오군은 치료 후 510일에 LDL 콜레스테롤 감소 폭이 47.2%로 나타났다. 70mg/dL 도달률은 레크비오군이 49.4%, 위약군은 1.1%였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 의약국청(EMA)은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1년 레크비오를 허가했다.

영국 데이터 분석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최근 레크비오가 2027년이면 레파타와 프랄런트를 넘어서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레크비오가 2027년 25억 달러(3조3,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레파타의 22억 달러(2조9,000억 원), 프랄런트의 7억 달러(9,000억 원)을 훌쩍 넘어선다는 예측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레크비오의 출시가 오래 걸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이 포함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 3상 진행이 막바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 결과가 나오면 국내에서도 레크비오의 허가신청이 가능하다.

한국노바티스도 별도의 부서를 만들어 레크비오의 랜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도 레크비오의 진입 시점에 PCSK9 억제제 시장 전체의 시선이 쏠린다.

PCSK9 업계 관계자는 “PCSK9 억제제는 그간 LDL 콜레스테롤 관리에 어려움을 겪던 환자와 의료진의 언멧니즈(unmet needs)를 해결하고 있다”며 “여전히 국민건강보험 급여 범위에 제한은 있지만, 각사가 기대하는 분야인 것은 분명하다. 이미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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