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다케다, 생산・제조시설 친환경화 등 환경 의무 이행
베링거인겔하임・사노피, 각국 지부 활용해 소외계층 환자 지원
화이자・노보, 경영적 접근보다 인종・성별 차별 철폐 방향 접근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코로나19 이후 제약바이오산업은 단순한 경제적인 차원이 아닌 국가 안보와 사회에 직결되는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와 달리 ESG 모든 분야에서 균형 있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와 환경 이니셔티브, 미국・EU의 통상 주도권 움직임, 미-중 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통상에서의 ESG 도입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 환경 분야에 다양한 형태로 집중하는 선진국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ESG의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등에 균형 있게 ESG를 대응하고 있었는데 특히 미국, EU, 일본 등의 선진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제약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환경(E) 분야에 다양한 형태로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전반적으로 개도국에 비해 환경에 대한 요구가 까다롭고 기업의 의무가 강조되는 선진국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기업의 환경 의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화이자’는 2020년 3월 1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성 채권을 발행하고 발생한 이익 4,300만 달러를 그린디자인 및 신규 사무소 건설을 지원하는 환경 프로젝트에 할당했다. 지속적인 환경보호 활동을 시행한 화이자는 2012년 대비 물 배출 19% 감소, 폐기물 처리 15% 감축에 성공하기도 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의약품 생산 및 공급업체의 물 오염 관리를 시행하고 있으며, 친환경 디자인과 환경친화 화학물(Green Chemistry) 프로세스를 적용한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이 환경 의식을 갖고 환경친화적인 태도, 행동 및 습관을 쌓아 환경 보호에 기여하도록 다양한 대내외 행사 및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CEO 엠마 웜슬 리는 지난해 9월 20일 뉴욕 기후 주간 개막 행사에 참석해 미국과 영국 주요 제조 시설에 재생에너지와 탄소 저감을 위한 5,000만 파운드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정량식 분무흡입기의 성능을 올리기 위한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케다제약’은 싱가포르 제조 시설에 1,400만 달러를 투자해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을 상쇄하는 태양광 패널 660여 개와 천장 선풍기, 열 확산기 등을 갖춘 하이브리드 냉방 시스템을 보유한 ‘탄소 배출 제로’ 건물을 신설했다. 건물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빗물을 채취해 공업용수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 개발도상국 소외계층 환자 대상으로 광범위한 구호 활동 전개

글로벌 제약기업의 사회(S) 활동은 주로 사회 캠페인, 빈민층이나 소외계층에 대한 치료제 사회기부, 무상 지원 등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 등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재난지원 혹은 특정 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소외계층 환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구호 및 지원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화이자는 1998년 Edna McConnell Clark Foundation과 공동 설립한 비영리 기구 국제트라코마협회(ITI)의 트라코마(결막질환) 퇴치 캠페인에 동참하고 지원하기 위해 2억 달러를 연구 개발비로 제공하면서 트라코마 치료제 ‘지스로맥스’를 무상기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9억2,500만 개 이상의 치료제가 ITI에 기증돼 40개 국에서 1억8,400만 명 이상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허리케인 매튜로 인한 아이티 지역 대규모 콜레라 사태 발생 당시, NGO를 통해 항생제 약품을 주민들에게 기부했으며 이후, 자연재해 등의 긴급사태에 대비해 구호 키트를 NGO에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사회기부를 통해 광견병 백신 7만5,000개를 무료 기증하는 한편, 전자책 출판사 ‘Bookboon’을 후원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무료 E-book을 제공하는 등의 사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노피’는 2018년 푸에르토리코 보건부 및 의료 구호 비영리 단체와 협력해 수천명의 지역 주민에게 독감 예방접종을 제공했으며 자(子)기관인 Sanofi Patient Connection을 통해 미국 내 의료 보험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100만 명 이상의 환자를 지원하고 있다.

≫ 지배구조, 인종・성별 등 차별 철폐 방향으로 접근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지배구조(G)와 관련해서는 경영적인 접근보다는 인종, 성별 등의 차별을 없애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는 기업지배구조에서 성별, 연령, 인종, 민족, 배경, 직업적 경험 및 관점의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이사회의 여성 비율을 12명 중 4명으로, 다양한 인종 비율은 12명 중 3명으로 정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 백신 임상 시험 프로토콜을 대외적으로 공개해 기업정보공개를 수행했으며 기업 내 ESG 전담 기능 부서를 구축하고 이사회의 ESG 감독을 강화했다.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임직원의 성별 비율을 최대 10%까지 허용해 각 성별이 45%~55% 범위를 유지하도록 조정하고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전체 직원(employees as a whole)에서 성비율은 여성 49%, 남성 51%이며 전체 경영진(management overall)에서는 여성 비중이 41%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바이오헬스 수출기업 ESG 리포트’에서 “국내 제약기업이 아직은 포장용기 플라스틱 감소 등의 1차원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글로벌기업은 CEO의 국제환경행사 참여, 기업의 생산·제조시설 친환경화, 글로벌 환경 인증 취득, 환경 프로젝트 등에 대규모 직접 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ESG의 환경 의무를 이행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업은 해외의 후진국이나 자연 재난 피해국에 대한 사회기부나 무상 지원 등의 접근성이나 승인 등 제도적, 절차적 어려움이 있는데, 여러 국가에 지부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기업의 경우에는 비교적 개발도상국에 접근이 수월해 이러한 사회 활동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의 제약기업 환경상 인종에 따른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창업주의 이사회와의 분리, 투명성 등이 지배구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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