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1~5월 ‘유방암’ 관련 게시글 2만8,750건 분석
환자 주목 키워드, ‘수술·항암·병원·검사’ 등에 주목
완치 이후 삶에 ‘초점’…유방 재건・가발・미용 관심 多
가임기 젊은 유방암 환자 증가, 임신・출산 문의글 이어져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부동의 여성암 발병률 1위 유방암. 우리나라 여성 18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다섯 번째로 흔한 암이다. 그렇다보니 현재까지 연구가 가장 많이 된 암 중 하나로 꼽히는데 실제로 최근 5년 상대생존율이 93.6%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최근 10여년 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유방암 발생률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한창 일할 나이인 30~40대 젊은층이 전체 환자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의 발병률도 늘고 있다.

무엇보다 40세 미만의 젊은 유방암 환자 중에서는 아직 치료 표적이 없는 삼중음성 유방암이나 암이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HER2(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2형) 양성 유방암 환자 비율이 다른 연령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처럼 유방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현재 환자와 그들의 가족은 무엇을 가장 궁금해 하고,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을까.

<메디코파마뉴스>는 창간 30주년을 맞아 자체 개발 빅데이터 시스템을 이용해 국내 대형포털에서 접근 가능한 환자 관련 게시판을 총망라해 올 한 해 동안 ‘유방암’과 관련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분석에 포함된 게시글은 2022년 1월~5월까지 4만4,943건이며, 이 중 ‘유방암’ 관련 버즈량은 2만8,750건에 달했다.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암종인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암으로 5년 상대생존율이 1기는 98.4%, 2기는 91.6%에 달한다.

대부분의 경우 먼저 수술을 한 후 보조요법(보조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항호르몬요법)’을 병행하지만 종양이 크거나 진행성 유방암으로 평가되는 경우 선행 화학요법 후 수술 치료를 한다.

무엇보다 유방암은 다른 암과 달리 99%가 여성에서 발생하면서 유방이나 난소 제거로 인한 여성성 상실 등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그렇다보니 치료 및 진단과 연관성이 깊은 수술, 항암, 병원, 검사, 전이, 엄마, 호르몬, 복원, 보험, 요양병원, 표적, 의사, 보형물, 재발 등의 단어가 버즈량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높은 조기 발견율과 재발률 많은 유방암, ‘수술’ 키워드 ‘최다’

수술(2만2,953건), 항암(1만7,322건) 등의 키워드는 1만 건 이상의 빈도수를 기록했다. 환자들이 진단 이후 알고 싶은 다양한 치료 정보를 병원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활발하게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방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수술’이었다.

통상적으로 유방암은 수술을 우선한다. 이를 방증하듯 조사 기간 동안 온라인에 게시된 글 가운데 2만2,953건에서 ‘수술’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이뤄진 <메디코파마뉴스>의 빅데이터 조사와 같은 결과다.

유방암 환자들이 ‘수술’을 가장 많이 언급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유방암은 다른 암과 달리 조기 발견율과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유방암 검진이 1999년부터 국가암검진사업으로 지정되면서 조기 발견율은 57.7%에 달한다. 대장암 37.7%, 폐암 20.7%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암세포의 성장 속도가 느린 경우가 많아 10년 후에도 재발 또는 전이되는 사례가 많은데 한국유방암학회지에 따르면 유방암 재발률은 20~30%다.

‘항암’ 역시 언급이 많았는데 1만7,322건에 달했다. 재발이 되거나 이후 예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수술 이후에는 항암치료가 기본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치료를 맡겨야 할 의료기관과 의료진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병원(1만811건), 진료(3,756건), 입원(4,274건), 교수님(4,082건), 요양병원(1,487건), 외래(1,421건)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BIG5 병원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전절제 동시복원 수술을 하려고 계획했는데 이럴 경우 수술 날짜가 뒤로 밀린다고 합니다. 전절제 수술 후 나중에 복원하는 게 나은지 아니면 부분절제로 빠르게 수술하는게 나은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지방에서 항암 후 서울대병원 수술 조언 부탁드려요>, <요양병원 퇴원 후 집에서 소독이랑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요? 잘 때 옆으로 못 누워서 불편하다고 하시는데 혹시 재건 수술 한 사람들 어떤 자세로 많이 주무시는지 궁금해요.>, <1년 5개월 전 XX병원에서 부분절제하고 현재는 정기검진만 받고 있어요. 집에서는 SS병원이 더 가기 편해서 가능하면 옮겨볼까 하는데 이런 경우도 전원이 가능할까요?> 등의 질문과 후기가 다수를 차지했다.

≫ 수용체 발현 따라 달라지는 치료법…‘검사’ 키워드 상위권 차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검사’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됐다. 유방암은 암세포의 특성과 수용체 발현 여부에 따라 종류가 나뉘는데 이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20%를 차지하는 사람 표피성장인자 수용체2(HER2) 양성 유방암은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퍼제타(퍼투주맙), 캐싸일라(트라스투주맙 엠탄신) 등 표적항암제의 등장 이후 생존율이 크게 개선됐다.

HER2 음성 환자들은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 등장 이후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 키스칼리(리보시클립) 등의 치료제 개발로 생존율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유방암 환자들이 ‘검사’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한 배경이다. 실제로 유방암 관련 게시글 중 ‘검사’ 키워드를 포함한 글은 1만357건에 달했다.

이와 함께 전이(3,189건), 방사선(3,109건), 호르몬(2,174건), 표적(1,356건), 종양(1,172건), 재발(1,375건), 맘모톰(209건) 등이 주요 키워드를 꼽혔다.

실제로 <외래 검진하고 왔습니다. 1기 1.2cm인데 교수님께서 온코프리검사를 하자고 하시네요 이 검사를 하면 항암을 안 한다는 뜻인가요?>, <맘모톰 후 조직검사에서 소엽내암 진단받고 다른병원에서 수술했어요.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 기다리고 있었는데 수술한 병원에서는 암이 안 나왔대요. 이전 조직 슬라이스 다시 가져다주면 검시해서 수치랑 확인해준다고 하네요. 맘모톰으로 거의 다 제거가 잘됐다고 보면 되겠죠?>, <침윤성유관암 0.8cm 전이 없고 호르몬은 양성이며 허투는 음성으로 ki지수 6.1%입니다. 온코검사도 없이 항암패스인데 괜찮을까요?>, <뼈스캔, CT 등 수술전 검사 하면 어디에 있는 암이 나오는건가요?> 등의 질문이 다수였다.

≫ 5년 생존율 94%, 미용 등 삶의 질에도 관심 多

유방암 환자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용 등 삶의 질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다른 암과 달리 99%가 여성에서 발생, 유방이나 난소 제거로 인해 여성성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발생하는 20~40대 젊은 여성 환자들은 치료 표적이 없는 삼중음성 유방암이나 암이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HER2 양성 유방암인 경우가 많아 유방 보존적 절제술을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기에 5년 상대 생존율이 94%에 달한다. 유방암 환자들이 수술 이후의 삶의 질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실제로 복원(1,937건), 보형물(1,556건), 가발(1,446건), 재건(552건), 미용(268건) 등의 단어가 자주 언급됐다. 미용과 관련해 환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삼중양성 유방암으로 4월 30일에 마지막 항암하고 약 한 달 반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머리카락 자라는 느낌이 안 들어요. 마지막 항암하고 언제부터 좀 눈에 보이게 자라기 시작했을까요? 그리고, 자라기 시작한 후 언제부터 탈가발이 가능했는지도 궁금합니다.>, <40만 원 짜리 인모가발을 인터넷으로 구매했는데 두피 닿는 부분이 거칠어서 그런지 쓰면 두피가 따갑다고 해요. 망사처럼 되어 있는 부분이 면처럼 부드럽게 처리된 제품은 없나요?>, <유방암 보형물 재건한지 3년인데 마사지 설명을 듣지 못해 피부유착이 예쁘게 되지 않아 모양이 별로 안 예뻐요. 더 큰 문제는 간혹 과거 유방암이 있던 곳이 팅팅 붓고 아프다. 재건하신 분들도 그런가요?>, <약 1년 전에 확장기를 거쳐 양쪽 재건을 했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혹시 재건한 유방실리콘 제거해 보신 분 계실까요?> 등 미용과 관련한 다양한 글이 게시됐다.

≫ 엄마의 ‘마음’, 투병 중에도 끊이질 않는 아이 ‘걱정’

가족과 관련된 게시글도 상당수 있었는데 엄마(3,428건), 아이(1,704건), 남편(1,699건), 가족(1,036건), 아빠(292건), 와이프(115건) 등의 등장 빈도가 높였다.

유방암 환자 대부분은 한 아이의 엄마로 투병하면서도 아이 걱정에 내놓는 넋두리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수술 앞두고 있는데 아이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수술하고 집에 와서 집안일은 안 하더라도 간단히 아이 챙기는 것 정도는 해도 되나 궁금해요(초저학년이라 크게 손갈 일은 없지만 간식이나 숙제 같은거 챙겨주는 것은 제가 해야 할 것 같아요)>, <입원 이틀 앞두고 6살 첫째 소풍이 있는데 직접 챙겨주지 못하고, 입원 다음 날 아이들 등원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항암 전 증후군(?)이 심하게 왔어요.>, <드디어 수술일이 잡혔는데 7월 말이에요. 부분절제 후 등복원을 할 예정인데 등 복원 후 아이 케어 가능할까요? 아이가 셋이라 육아가 힘들까봐 걱정되네요ㅠㅠ> 등의 걱정이 많았다.

≫ 가임기 여성의 투병률 증가, 임신・출산 고민도 이어져

가임기 여성의 투병률 증가는 고스란히 임신과 출산 고민으로 이어졌다. 타목시펜(3,602건), 생리(1,411건), 폐경(353건), 임신(243건), 출산(148건) 등의 키워드 등장 빈도가 높은 것이 그 예다.

유방암세포는 여성호르몬을 먹고 자란다는 매우 특이한 특징을 갖고 있어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수술 후 대부분 에스트로겐 분비를 억제하는 항호르몬제를 5년 간 복용하게 된다.

5년 동안 꾸준히 복용하게 되면 수술한 유방의 재발뿐만 아니라 반대편 유방의 새로운 유방암 발생과 전신전이 등을 어느 정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항호르몬제의 종류는 크게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막는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인 타목시펜과 에스트로겐 생성에 중요한 호르몬인 아로마타제를 억제해 에스트로겐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아로마타제 억제제로 나뉜다.

문제는 해당 약제 복용시 산부인과 질환을 야기시킨다는 점이다.

아로마타제억제제는 기존의 타목시펜보다 항암효과가 더 크지만 폐경 전 여성에게 사용 시 난소낭종 등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타목시펜의 경우 가장 큰 부작용은 자궁내막암의 발생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산부인과 진찰은 필수다.

20~30대 젊은 유방암 환자들의 임신과 출산을 문의하는 게시글이 많은 이유다.

실제로 해당 키워드가 들어간 게시글에는 <작년 2월 삼중음성 2기 선고받고 8월 초까지 항암 16회 수술 부분절제 후 방사 33회 마친 게 9월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항암에 방사까지 하고 8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임신을 해도 될까요?>, <임신하신 분들 타목시펜 몇달 끊었나요?? 의사는 3개월이라 하는데 5년을 복용해서 3개월 좀 짧지 않나 싶어서요 문제 없을까요?>, <지난 4월부터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 타목시펜은 중단한 상태예요. 다른 분들은 임신 준비할 때 엽산제를 먹던데 유방암 환자도 엽산제 먹어도 될까요?>, <부분절제 방사선치료 타목시펜 2년, 졸라덱스 2년 치료하고 남은 타목시펜 3년 복용은 잠시 멈추고 임신 시도해서 지금 36주예요. 출산일 다가올수록 겁나네요ㅠ 치료 후에 임신・출산 하신 분들 분만 잘 하셨나요.>, <항암 패스하는 대신 페마라(레나라)+졸라덱스 처방을 받았는데요~ 제 나이는 곧 만 40인데 졸라덱스를 맞으면 조기폐경을 한다고 하네요. 간혹 타목시펜은 복용하다가 6개월 정도 끊고 임신을 시도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와 같이 졸라덱스와 아로마티제 계열 복용해도 가능할까요?> 등 임신을 문의하는 질문이 다수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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