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올해 1~6월 ‘간암’ 관련 게시글 4,898건 분석
환자가 주목한 관심 항암제 키워드…’넥사바·티센트릭·렌비마‘
티센트릭-아바스틴 이후, 2차 급여 옵션 없어…숙제로 남아

▲ 본지의 자체 개발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 국내 대형포털에서 접근 가능한 암 환자 관련 게시판을 총망라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다. 위 이미지는 빅데이터 수집 결과에 대한 인포그래픽.
▲ 본지의 자체 개발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 국내 대형포털에서 접근 가능한 암 환자 관련 게시판을 총망라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다. 위 이미지는 빅데이터 수집 결과에 대한 인포그래픽.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일반적으로 간암 치료는 초기 발견 시 간절제, 간이식 등을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보다 암이 더 진행된 상태에서는 방사선 치료, 경동맥화학색전술(통칭 색전술), 항암제 사용을 시도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간암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간경변증 등을 동반한 경우도 많아 수술 치료는 대략 30% 전후의 환자에게만 시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전체 간암 환자 중 약 70% 이상은 간 질환으로 인해 일반적인 간 절제가 어려워 수술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항암제 사용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과거 간암과 관련된 항암제는 경구용 표적치료제인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가 수술이 불가능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었다. 하지만 이후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의 허가 사용이 떨어졌고 ’스티바가‘(성분명 레고라페닙)가 추가 옵션으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도 치료제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엔 티센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의 병용요법이 새롭게 떠 오르고 있다. 넥사바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반응률, 유의하게 개선된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기록하면서 첫 우월성을 입증해서다.

특히 지난 5월, 티센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1차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넥사바와의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이 병용요법이 막힐 경우, 2차 급여라인의 후속 치료 전략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은 상태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창간 30주년 기획 [빅데이터로 본 환자 목소리]를 통해 간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표적항암제 <넥사바>와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을 중심으로 항암제에 대해 환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분석에 포함된 게시글은 올해(2022년 1월~6월 14일) 상반기 간암 관련 게시글로 4,898건의 댓글을 취합했다.

≫ 환자가 주목한 간암 치료제 키워드…’넥사바·티센트릭·렌비마‘

치료 방법에 관한 키워드로는 수술(2,301건), 치료(1,520건), 간이식(1,459건), 약(1,328건), 입원(1,321건), CT(624건), 색전술(596건), 공여자(556건), 초음파(518건), 시술(331건) 등이 주된 키워드로 목록에 올랐다.

항암제 요법치료와 관련해서는 약(1,328건), 복용(924건), 처방(572건), 항암(526건) 등의 단어가 많은 사람의 입에서 언급됐다.

또 부작용과 식단 조절을 위한 키워드에는 복수(579건), 증상(453건), 통증(413건), 회복(373건), 관리(355건), 황달(309건), 부작용(300건), 재발(245건), 간경변(244건), 간성혼수(242건), 음식(식사 포함 539건), 요양(235건), 생활(208건) 등의 단어가 올라왔다.

세부적인 항암제 약명과 관련해서는 넥사바(83건), 티센트릭(43건), 렌비마(30건), 스티바가(22건), 옵디보(14건), 카보메틱스(3건)가 환자와 가족들 사이에서 언급됐다.

넥사바는 2007년 국내허가 돼 2019년 렌비마가 나오기 전까지 진행성 간세포성암 1차 치료에 있어 10여 년간 유일하게 급여가 인정된 치료 옵션이다. 유수의 제약사들이 넥사바보다 우월할 수 있는 후보물질로 임상을 진행했지만, 모두가 넥사바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고 실패했다. 결국 렌비마만 비열등 임상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하지만, 렌비마도 허가 후 사용량이 많지는 않았다. 넥사바는 사용 이후 스티바가를 2차 치료제로 쓸 수 있었지만, 렌비마는 쓸 수 있는 2차 후속 치료가 급여권에 없었던 까닭이다.

현재 1차 급여라인에는 넥사바와 렌비마가 단독으로 급여사용 가능하고, 지난 5월 티센트릭+아바스틴의 병용 처방이 급여처리 가능하도록 개선이 됐다. 또 넥사바 사용 실패 이후 스티바가는 2차 급여라인에서 적용되고 카보메틱스(성분명 카보잔티닙)도 자기부담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넥사바 사용실패 후 허가초과 요법으로 옵디보의 단독 요법과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사용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이 알려진 넥사바에 대해 환자와 가족들도 항암 약 중에서 가장 많은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환자와 그 가족들은 넥사바에 관한 궁금증도 많았는데 관련 언급 안에는 연관된 키워드로 치료(83건), 항암제(83건), 병원(54건), 종양(54건), 복용(53건), 색전술(TACE 포함, 50건), 부작용(33건), 아버지(29건), 효과(29건), 생존율(23건), 중단(20건), 비급여(17건), 급여(16건), 처방(16건), 걱정(14건), 스티바가(14건), 복수(6건), 황달(4건) 등이 묶였다.

이 같은 키워드 결과는 넥사바가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넥사바의 부작용으로 수족 피부물집, 오심, 구토, 식욕부진, 그리고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황달과 복수가 꼽히고 있다.

때문에 일단 환자의 신체 상태가 좋아야 지속적인 항암치료를 받고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효과에 견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댓글 안에는 <넥사바 복용 후 복수가 조금차셨고 통증은 없는 데 구토증세가 심하셔서 명치 부분이 꽉 막힌 것 같다고 하네요>, <넥사바 복용 10일차 입니다. 팔다리에 발진이 심합니다>, <넥사바 복용하신지 좀 되신 상황에서 가끔 가슴 통증을 이야기 하시네요. 용량을 줄여야 하는 건가 걱정이 됩니다> 라며 부작용을 우려하는 내용이 있었다.

≫ 1차 급여 적용에 티센트릭+아바스틴 관심도↑

주목되는 점은 면역항암제 티센트릭 + 아바스틴의 병용요법이 성과를 내면서 1차 라인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2020년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NEJM에 간암 1차 치료제로서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신생혈관생성억제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을 기존 치료제인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와 비교한 임상 결과가 IMbrave150 연구란 제목으로 공개됐다.

티센트릭+아바스틴의 병용 임상 결과에 따르면 병용군은 넥사바군 대비 사망위험이 42%(HR=0.58; 95% CI:0.42-0.79;p=0.00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악화 또는 사망 위험 역시 41%(HR=0.59; 95% CI:0.47-0.76; p<0.0001) 개선을 보였다.

넥사바군의 OS 중앙값은 13.2개월, PFS 중앙값은 4.3개월로 나타났다. 병용군의 OS 중앙값은 아직 도출되지 않았으며, PFS 중앙값은 6.8개월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RECIST 1.1 기준 전체 반응률 또한 병용군이 27%로 넥사바군 12%에 비해 높았다.(간세포암 mRECIS 기준 33% vs 13%) 이는 면역항암제와 신생혈관생성억제제 병용요법이 표준치료보다 간암 환자의 치료 반응과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는 의미다.

이를 근거로 2020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같은 해 7월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간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 5월부터는 급여로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대한간암학회·국립암센터는 티센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넥사바보다 우월한 효과를 나타냈다며 1차 치료제로서 우선 추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간암 환자들도 이제 넥사바에서 티센트릭+아바스틴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 약의 효과가 좋다는 얘기를 나누면서도 그간 비용의 문제로 사용하기를 주저하고 있었지만, 급여처리가 가능해짐에 따라 환자들의 기대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커뮤니티에는 <티센트릭, 아바스틴 치료 5월부터 급여 시행한다는데, 아시는 분 확인 부탁드려요>, <티센. 아바 함암을 위해 입원을 기다린지 한달 가까이 됐는데 드디어 급여된다고 남편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라며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티쎈트릭과 아바스틴에 대한 병용 처방으로 키워드를 좁혀보면 부작용(16건), 넥사바(13건), 효과(11건), 급여(10건), 면역(4건), 궁금(2건), 정보(2건), 요청(2건) 등의 단어가 포착됐다. 최근에서야 항암 1차 라인으로 급여가 허용돼 이 약에 대한 정보가 적었던 만큼 환자들 사이에서는 이 약 처방에 대해 더 알기를 원했다.

다만, 항암제 사용과 관련돼서는 효과와 비용적인 측면에서 환자와 가족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간암 치료제의 경우 급여 승인된 약이 많지도 않을뿐더러 약의 처방 순서에 따라서도 급여와 비급여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어떤 약을 먼저 쓰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암환자에게 처방․투여하는 약제에 대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에 따르면 현재 1차 급여라인에는 넥사바와 렌비마가 단독으로 급여사용 가능하다.

또 지난 5월부터는 티센트릭+아바스틴의 병용 처방이 급여처리 가능하도록 개선이 됐다. 넥사바 사용실패 이후 스티바가는 2차 급여라인에서 적용되고 카보메틱스(성분명 카보잔티닙)도 자기부담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만약, 1차로 티센트릭+아바스틴을 먼저 쓰고 2차로 넥사바를 쓸 경우 비급여로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외에도 넥사바 사용실패 후 허가초과 요법으로 옵디보의 단독 요법과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사용 가능한 상황이다.

실제로 환자와 그 가족들은 비용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아빠가 3주에 한 번씩 항암주사를 맞고 있는데요, 보험 적용이 안되면 약 500만 원 정도 든다고 합니다. 다행히 신포괄수가제로 5%만 내고 있는데 이게 2년까지만 혜택이 되나요>, <넥사바 드시다가 끊었습니다. 표적 항암은 비싸겠죠. 보험이 없어서요. 2차 항암은 뭐가 있고 급여되는게 있을까요> 라며 비용 문제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 티센트릭+아바스틴 이후 2차 치료 급여 옵션은 ’고민‘

티센트릭+아바스틴의 병용 처방이 1차 치료제로 급여가 가능해짐에 따라 환자들의 부담이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다.

다만, 1차 급여적용을 받게 된 티센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막힐경우 마땅한 2차 치료 전략이 없다는 문제는 향후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재 병용요법 이후 2차 급여 옵션은 전무한 상태로 환자들은 넥사바를 비급여로 쓰는 것이 보통이다.

실제로 대한간암학회·국립암센터의 ’2022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신치료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급여) 실패 이후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2차 치료제로 넥사바와 렌비마가 권고되고 있으며 스티바가와 카보메틱스도 이론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봤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도 대체적으로 넥사바와 렌비마 등이 후속 치료로 권고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넥사바나 렌비마를 2차로 쓸 경우 비급여인 데다 뚜렷한 연구데이타가 없다는 점에서 진료 현장에서도 이를 사용하기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이는 환자와 가족들의 목소리에서도 우려했던 상황들이 연출됐다.

<남편이 티센.아바로 면역 항암을 시작한지 여섯 달이 흘렀습니다. 주치의는 넥사바를 다음 치료제로 정하라 하지만 비급여라고 하네요.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비급여 부분에 마음이 먹먹합니다>, <티센.아바 1차 치료로 급여 되었나요. 아직 교수님 뵙기전이라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티센.아바 이후 2차 치료제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간암 4기 입니다. 1차로 티센.아바 했구요. 이후 넥사바 60일 복용했습니다. 이도 효과 없어 스티바가를 추가 처방받았습니다>, <티센.아바 항암 5월 3일 예약됐어요. 아버지는 그나마 티센.아바는 급여라 맞으시겠지만 이것까지만 해보고 넥사바는 비급여라 안하시겠다고 합니다>라며 환자들도 티센트릭과 아바스틴의 급여적용 여부와 2차 치료제에 대한 궁금함 그리고 비용에 대한 고민을 남겼다.

≫ 질환 의심 시, 민간보험 가입 여부 문의 ’급증‘

한편, 환자들은 경제적 비용 부담과 관련해 민간보험 해당 여부에 대한 궁금함도 다수 나왔다. 집계된 (민간)보험 키워드로는 35건이 있었다.

<B형간염이고 약 먹고 있습니다. 암보험 가능한지요>, <엄마가 간경변이에요. 암보험 가입못하나요. 만약 엄마가 암이라면 금전적으로 자유로우셨음해서요>, <비리어드 복용중인데 비활동성으로 바뀌면 암보험 가입 가능한가요> 라며 가입 가능 여부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

또 <암보험이 들어있어서 진단금을 타셨구요. 간암은 조직검사를 거의 안하는 터라 보험사가 조직검사결과지를 요구해서 싸울뻔했지만? 의무기록사본을 제출해서 깔끔하게 받았습니다. 또 암수술 특약이 있어서 색전술도 수술에 해당되서 받으셨어요.>, <렌비마나 티센트릭도 실비보험에서 보장 받을 수 있나요. 병원에선 색전술과 같이 진행하면 항암제는 비용처리 안되다고 하던데 아시는 분 답변 부탁드려요> 라는 문의가 뒤따랐다.

여기에는 의심 질환이 발생했거나 약을 먹고 있을 때 민간보험의 가입 여부와 항암제 비용 혜택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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