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진단 1년 3개월…가정도 ‘풍비박산’
진통제 없이 일상 불가능…우울증에 정신과 치료까지 병행
이승희 코백회 국장 “백신 피해자 및 가족 심리치료 시급”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사지가 마비돼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렸던 40대 간호조무사가 최근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한 것으로 본지 단독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사고 당시 문재인 前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지원 방안을 지시할 정도로 온 나라의 관심을 받았지만 사고 1년 3개월이 지난 현재 모두의 무관심 속에 끊이질 않는 고통에 몸부림 치다 결국 해서는 안 될 선택까지 한 것이다.

간호조무사 남편인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이승희 사무국장은 백신 피해자와 가족들의 심리치료 지원과 피해자 전담 병원 또는 권역별 지정 의료기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일 <메디코파마뉴스> 단독 취재 결과, 지난해 4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이후 급성 파종성 뇌 척수염 진단을 받은 40대 간호조무사 A씨가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다.

해당 제보는 A씨의 남편이자 현재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사무국장으로 있는 이승희 씨에 의해 본지에 처음 공개됐다.

과거 A씨는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였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대상자로 분류돼 AZ 백신을 맞은 후 19일 만에 사지가 마비됐다. 진단명은 급성 파종성 뇌 척수염.

A씨의 사연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AZ 백신 접종 후 사지 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A씨에 대한 지원 방안을 검토할 것을 당국에 지시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A씨는 여전히 병마와 싸우고 있다. 24시간 사지 통증과 저림 증상이 계속돼 현재 진통제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남편의 설명이다.

문제는 A씨가 첫 발병 당시와 비교해 여전히 통증이 나아지지 않아 현재 진통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병원에서는 1년 6개월 이내 호전된다고 했지만 1년 3개월이 지난 현재 여전히 통증은 발병 때와 비슷해 완치에 대한 희망마저 사라지면서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까지 수반되고 있다는 것이 이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결국 A씨의 가족들은 우울증 치료를 위해 A씨를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A씨는 입원 치료 후 눈에 띄게 호전됐고 퇴원했다. 하지만 A씨는 결국 지난 4일 해서는 안 될 선택까지 하게 됐다.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면서 잠시 이성을 놓친 사이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하는 지경에 이른 것.

이승희 사무국장은 최근 <메디코파마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제 40대 중반인 아내는 코로나19 백신접종 부작용으로 인해 1년 3개월 동안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며 “특히 요즘 같은 장마철 궂은 날씨에는 더 아프다고 하는데 도와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통상적으로 1년 6개월 이내 완치되지 않으면 완치가 어렵다는 말을 했는데 벌써 1년 3개월에 접어들었다”며 “완쾌된다는 희망이 점점 사라지면서 아내의 정신적 고통은 더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다른 가족들 역시 우울증, 불안감 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계를 위해서는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데 아내가 다시 극단적 선택을 할까봐 두렵다”며 “백신접종으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뿐만 아니라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고 토로했다.

이승희 사무국장은 백신 피해자와 가족을 위한 전문병원을 지정하는 한편 이들을 위한 심리치료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백신접종 피해자들은 신체적 질병뿐만 아니라 정신적 질환도 같이 호소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자들을 위한 전문병원을 지정하거나 권역별 치료기관을 지정해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족들 역시 정신적 고통이 큰 만큼 이들에 대한 심리 치료도 꼭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백신 피해자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정쟁에만 열 올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1년 이상된 피해자들의 현 상황을 면밀히 조사해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국장은 “백신접종이 시작된지 1년 5개월 남짓 된 만큼 접종 초기 단계에 중증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는 최소한 1년 이상 투병을 한 셈”이라며 “피해자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 경제적 어려움이나 정신적 고통 등 부작용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 이상 투병하고 있는 중증 이상반응 환자들을 전수조사해 현 상황을 진단하고 이에 따른 지원도 필요하다”며 “국가 방역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다 벌어진 일인 만큼 인과성 여부를 떠나 보다 폭 넓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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