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싸일라, HER2 양성 조기유방암 수술 후 보조요법 7월부터 급여 적용
2019년 퍼제타 수술 전 보조요법 선별급여 적용 후 3년 만에 접근성↑
2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음 HER2 유방암 치료환경 개선 옵션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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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HER2(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2형) 유전자가 발현된 국내 유방암 환자의 치료환경이 한 걸음 더 개선됐다. 표적치료제의 국민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다시 한번 확대된 것. HER2 표적치료제의 국민건강보험 급여 확대는 2019년 이후 3년여 만이다.

지난달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7월 1일부터 침습적 잔존 병변이 있는 HER2 양성 조기유방암 환자에게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엠탄신)의 급여 적용을 알렸다.

캐싸일라는 1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로 지난 2014년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이후 2017년부터는 트라스투주맙(오리지널 제품명 허셉틴)과 탁산계 항암제에 실패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권에 진입했다.

이후 2019년에는 HER2 양성 조기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의 허가까지 국내에서 획득했다.

이 허가는 캐싸일라의 다기관·무작위·오픈라벨 임상 3상인 KATHERINE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는 탁산 및 트라스투주맙 기반 수술 전 보조요법을 받은 뒤에도 수술 부위 또는 겨드랑이 림프절에서 침습적 잔존 병변이 확인된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 1,48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환자들을 캐싸일라 단독투여군과 트라스투주맙 단독투여군으로 나눠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것.

연구 결과 캐싸일라 단독투여군의 3년 침습성무병생존율(iDFS, invasive Disease-Free Survival)은 88.3%로, 트라스투주맙 단독 투여군의 77.0% 대비 11.3% 개선을 보였다.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 또한 50%(HR 0.50 95% CI=0.39, 0.64; p<0.0001) 감소시켰으며 생존 개선 효과는 하위 그룹 분석에서도 일관성 있게 나타났다.

또한 캐싸일라는 남아있는 잔존 병변의 크기와 상관없이 1cm 이하의 작은 잔존 병변에서도 허셉틴 대비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했다. 수술 후 원발암 단계에서 적은 양의 잔존병변이 확인된 환자 및 겨드랑이 림프절이 음성이면서 잔존 병변의 크기가 1cm 이하인 환자에서 모두 캐싸일라 단독투여군의 유의미한 치료 개선을 확인했다(HR 0.60 95% CI=0.33, 1.12).

현재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해당 적응증에서 캐싸일라를 Category1으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급여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2019년과 2020년 잇따라 급여 절차에 들어갔지만, 약가가 높아 비용효과성 입증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급여 절차에서 최종적으로 한국로슈가 합의한 캐싸일라의 표시가격상 보험상한가는 100mg 1병당 195만6,328원. 기존 위험분담제(RSA) 계약으로 인한 비밀 약가 환급에 이번 급여 확대로 인한 사용량 제한형 환급 계약이 추가된 모습이다.

≫ 2019년 퍼제타 선별급여 진입 후 오랜만에 치료환경 개선

이번 캐싸일라의 급여범위 확대는 2019년 퍼제타(성분명 퍼투주맙)의 선별급여 적용 이후 오랜만에 이뤄진 HER2 표적치료제 치료환경 개선이다.

2019년 정부는 HER2 양성 조기유방암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퍼제타와 트라스투주맙, 화학요법 병용의 급여 적용을 결정했다.

항암제의 경우 환자 본인부담률은 5%이지만, 퍼제타의 높은 약가와 환자접근성 확대를 고려해 본인부담률 30%의 선별급여를 적용한 것. 병용요법에서 트라스투주맙과 화학요법은 기존 5%의 본인부담률이 적용된다.

퍼제타는 NeoSphere 연구에서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퍼제타를 추가한 수술 전 보조요법이 이뤄졌을 때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이 45.8%로, 퍼제타 없는 요법의 29.0% 대비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5년 무진행생존율(PFS) 역시 퍼제타 추가 수술 전 보조요법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 식약처 허가는 2014년 이뤄졌지만, 오랜 기간 급여권 진입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 기간 민간보험이 없는 환자들은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퍼제타를 사용하기에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30%의 선별급여라도 환자들의 반겼던 배경이다.

당시 <메디코파마뉴스>와 만난 상급종합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그간 약제비 부담 탓에 치료 접근성이 낮았다”며 “선별급여 적용 이후 HER2 양성 조기유방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 2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음 HER2 유방암 치료환경 개선 옵션

HER2 양성 유방암에서 치료환경 개선은 앞으로도 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치료제들이 연구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허가는 되지 않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캐싸일라가 1세대 ADC라면 엔허투는 2세대 ADC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엔허투의 ▲HER2 표적치료제 치료 받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2차 치료제 ▲2개 이상의 HER2 표적치료제 치료 받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3차, 혹은 그 이상 치료제로 허가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기존 치료제에 반응이 약했던 HER2 저발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도 PFS 중앙값 10.1개월로 화학요법군의 5.4개월 대비 우월성을 확인했다. 전체 생존기간(OS) 또한 23.9개월로 화학요법군의 17.5개월 대비 효과적이었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허가심사 단계에 있다. 허가가 완료되면 자연스럽게 급여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셉틴의 등장 이후 급격한 개선이 이뤄진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환경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캐싸일라 급여 적용에 대해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최신 국제 진료 가이드라인(NCCN)에서 권고하는 표준 치료를 경제적 부담 없이 많은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게 돼 고무적”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유방암의 재발 및 전이 위험 감소 효과에 따라 의료비용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 또한 절감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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