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MJ, 독립자금 지원 분석과 비교 결과 보고서 공개
산업 후원 연구, 비산업比 경제성평가 유리하게 나타나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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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신약이 도입될 때 기존 의약품에 비해 비용을 얼마나 더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인가를 판단하는 경제성평가, 즉 비용효과성 평가는 약가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한국과 같이 전 국민이 준조세를 납부하고 공공의료보험을 운영하는 국가에서 비용효과성 평가는 중요하다. 한번 보험 적용 약가를 결정하면 전 국민에게 일괄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런 비용효과성 평가는 독립자금, 혹은 정부 기관이 수행하는 경우와 제약사가 비용을 지불하고 수행하는 경우로 나뉜다.

신약을 개발한 제약사는 당연히 비용효과성이 높게 나오길 바란다. 실제로 제약사의 후원을 통한 비용효과성 분석의 편향성은 앞서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제약사 측은 여전히 결론 도출 과정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임을 강조한다.

이 가운데 제약사 후원으로 진행된 비용효과성 평가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이목을 끈다.

최근 브리티시메디컬저널(The BMJ)에는 제약사가 후원하는 비용효과성 분석이 독립적인 자금 지원으로 수행되는 연구에 비해 신약, 치료법 등에서 더 산업 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는 보고서가 실렸다.

(보고서 링크: https://www.bmj.com/content/377/bmj-2021-069573.full)

특히 약물 중재에 대한 분석과 암, 순환계, 전염병, 대사 질환, 정신 장애와 관련 연구에서 이 편향성은 자주 발생했다.

연구진은 1976~2021년 사이 의학정보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인 메드라인(Medline)에 공개된 더프트 비용효과분석(CEA, The Tufts Cost-Effectiveness Analysis) 레지스트리를 분석했다.

이 분석에서는 제약사 등 산업계의 후원 유무에 따른 비용효과성 특성을 비교했는데, 대조군에는 정부, 비영리단체, 의료기관, 전문회원기관, 등록된 후원이 없는 연구가 포함됐다.

연구진은 비용효과성 비율을 2021년 미국 달러로 조정한 후 공통 임계값으로 5만 달러, 10만 달러, 15만 달러를 각각 사용했다.

분석 대상은 8,192개 비용효과 분석이었으며 이 가운데 2,437개(29.7%)가 산업의 후원을 받았다. 약물에 대한 비용효율성 분석은 산업 후원 연구가 3/4을 차지했다.

연구 결과 산업 후원 비용효과 분석은 비산업 분석보다 모든 임계값에서 비용효과성 결과에 후했다. 임계값 5만 달러에서는 2배, 10만 달러에서는 3배, 15만 달러에서는 3.3배 더 산업 후원 비용효과 분석 결과가 산업계에 유리하게 나온 것.

임계값 5만 달러 기준으로 미국·캐나다 등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 수행될 경우, 이 같은 편향은 더 높게 나타났다.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수행한 분석은 산업에 호의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북미에 비해 2배, 한국을 포함한 기타 지역은 2.5배 높았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비용효과성 분석에 대한 산업계 후원 편향이 일관되게 나타났기 때문에 이 결과에는 놀라지 않았다”며 “다만 이를 20년간 개선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전했다.

이어 “이 결과는 모두가 의료시스템의 지불자이자 사용자로서 약물이나 의료기기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치지만, 비용효과성 분석 역량이 없는 국가는 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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