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O 2022, ‘요로결석’ 위험 감소 효과 발표
‘통풍’ 예방 효과 확인 연구 잇따라, 가능성↑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당뇨병 분야를 시작으로 심혈관계, 신장계 치료제로 거듭난 SGLT-2 억제제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폭넓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영역 확대 가능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SGLT-2 억제제는 지난 2014년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하며 등장했다. 당시 SGLT-2 억제제는 혈당 강하 효과의 지속성과 더불어 체중·혈압까지 부가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SGLT-2 억제제의 입지가 급격히 높아진 시점은 2015년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학술대회에서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계 안전성(CVOT) 임상인 EMPA-REG OUTCOME 연구 결과가 공개되면서부터다.

EMPA-REG OUTCOME 연구는 42개국 7,0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자디앙과 위약의 심혈관계 안전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자디앙은 1차 평가변수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계 사건으로 인한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비치명적 뇌졸중(3-point MACE) 발생 위험을 위약 대비 14%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차 평가변수인 심혈관계 관련 사망 위험은 38%,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32%, 심부전에 따른 입원 위험은 35% 줄였다. 위약 대비 심혈관계 사건에 대해 우월한 효과를 확인한 것.

2018년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또한 DECLARE-TIMI58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SGLT-2 억제제 기전의 심장약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2021년 SGLT-2 억제제는 포시가의 DAPA-HF 연구와 자디앙의 EMPEROR-Reduced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박출률 감소 만성심부전 치료제로 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EMPEROR-Preserved 연구를 통해 자디앙이 미국·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박출률 보존 만성심부전 적응증까지 획득했다. 포시가 또한 박출률 보존 만성심부전 임상인 DELIVER 임상의 탑라인을 최근 공개하며 긍정적인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치료제가 마땅치 않던 만성심부전 영역에서 SGLT-2 억제제가 새로운 추가 옵션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

만성심부전은 앞서 포시가가 DAPA-CDK 연구를 통해 획득한 만성신장병 적응증과 함께 SGLT-2 억제제 기전의 새로운 시장이 됐다.

SGLT-2 억제제의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다. 제2형 당뇨병, 만성심부전, 만성신장병에 이어 또 다른 적응증을 확보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 SGLT-2 억제제, 위약 대비 요로결석 위험 36%↓…요로·신장 결석 예방제 가능성

최근 열린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2에서는 SGLT-2 억제제의 요로결석 예방제 가능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자디앙을 투여한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위약을 투여한 환자보다 요로결석이 발생할 가능성이 36% 낮다는 내용이다.

연구진은 기존에 진행된 무작위 대조임상 20건에서 1만177명의 자디앙군과 4,904명의 위약군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중앙값 2.6년을 추적한 결과 자디앙군에서는 104명, 위약군에서는 79명의 환자가 요로에서 결석이 발생했다.

이는 자디앙을 투여할 경우 100인년 당 0.63, 위약을 투여할 경우 100인년 당 1.01의 요로결석이 발생한다는 결과다. 자디앙이 위약 대비 요로결석 발생 위험을 36%(95% CI, 0.48-0.86) 줄인 것.

신장결석으로 범위를 제한하더라도 결과는 유사했다. 같은 데이터에서 신장결석이 새로 발생한 환자는 자디앙군이 75명, 위약군이 57명이었다. 100인년 당 자디앙군은 0.45, 위약군은 0.72의 신장결석이 발생한 것. 자디앙군의 위험 감소는 위약군 대비 35%였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나온 SGLT-2 억제제와 GLP-1 작용제를 1:1로 비교한 후향적 연구와 궤를 같이한다.

덴마크 보건데이터를 활용해 SGLT-2 억제제와 GLP-1 작용제를 처음 처방하기 시작한 각 1만2,325명의 환자를 1:1로 대조한 결과, 신장결석 발생 위험이 49%(95% CI, 0.37-0.71), 재발성 신장결석 발생 위험 또한 32%(95% CI, 0.48-0.97) 낮게 나타났다.

두 가지 연구 결과는 SGLT-2 억제제가 제2형 당뇨병 여부에 상관없이 요로결석, 혹은 신장결석을 예방하는 치료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다만 두 연구 모두 후향적 분석에 의한 것으로 향후 전향적 무작위 임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요산 수치 낮춰 통풍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 잇따라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는 통풍 위험 개선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제2형 당뇨병 환자가 SGLT-2 억제제로 혈당을 관리할 경우 통풍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

지난 2019년, 미국류마티스학회·류마티스전문가협회(ACR·ARP) 연례학술대회에서는 SGLT-2 억제제와 GLP-1 작용제를 사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통풍 위험을 평가한 코호트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SGLT-2 억제제와 GLP-1 작용제를 처음 처방받은 각 11만1,419명을 1:1로 매칭에 비교한 것.

그 결과 SGLT-2 억제제군의 통풍 발생은 100인년 당 0.49로 GLP-1 작용제의 0.81 보다 낮게 나타났다. 통풍 발생 위험을 GLP-1 작용제 대비 39% 낮춘 것.

이후로도 SGLT-2 억제제의 통풍 관련 효과에 대한 여러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자디앙의 EMPA-REG 연구 사후분석 결과도 그중 하나다.

사후분석 결과 자디앙군의 혈청 요산 수치가 52주 차에 위약군 대비 0.37mg/d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 등록 당시 요산 수치가 높은 환자일수록 감소량이 많았다.

통풍 발생 역시 자디앙군은 100인년 당 0.14, 위약군은 0.22로 위험률을 19%, 통풍치료제 사용률은 37%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역시 지난해 발표된 대만 코호트 연구에서는 SGLT-2 억제제 기전이 또 다른 혈당강하제인 DPP-4 억제제 기전과 비교해도 통풍에 효과가 컸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를 복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 각 4만7,905명을 1:1 매칭 비교한 결과, SGLT-2 억제제가 DPP-4 억제제 대비 통풍 위험이 11% 낮게 나타난 것. 이 결과는 65세 이상 환자보다는 젊은 연령에서 더 확연했다.

연구진은 “SGLT-2 억제제가 요산 수치를 감소시켜 통풍 발생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향후 장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