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윤표 서울시약사회 디지털콘텐츠 이사
약사사회 주요 현안 꾸준한 관심…회무 직접 참여 계기
공감과 지지 얻는 홍보 라인 구축…“성공 사례 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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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표 서울시약사회 디지털콘텐츠 이사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약사회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30대 초반의 약사가 서울시약사회 디지털콘텐츠위원회 이사로 합류했다. 무보수 명예직인 데다 개인적인 시간을 수시로 내야 하는 쉽지 않은 자리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약사회 소통 채널을 활성화시켜 국민·회원과의 접점을 넓혀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그를 만나 약사회 회무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향후 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 약사회로 이끈 것은 주요 현안에 대한 관심

앞으로 약사로서 살아가야 할 시간이 많은 만큼 기회가 될 때 직접 회무에 참여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다. 친구들과 만났을 때 주요 현안에 대해 소신을 종종 밝힌 적이 있는데 사이다 발언이라며 약사회에서 일해 보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그런 와중에 서울시약사회에서 임원 공모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

보통 젊은 약사들이 약사회에 무관심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 어떻게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주저하고 있는 분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 사회 초년생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경제적 불안정성에 대한 불안감도 약사회와 거리를 두게 되는 요인으로 보인다. 저는 30년 이상 성실히 일하면 경제적인 부분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란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었던 터라 약사회의 벽이 그리 높게 느껴지지 않았다.

≫ 젊은 약사 참여 높이려면 청년 할당제 확대 필요

약사회가 직능단체로서 위상이 유지·강화되기 위해서는 젊은 약사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신구조화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때문에 정당들이 시행하고 있는 청년 할당제를 벤치마킹해 참여 기회를 넓혀 주려는 노력이 강화됐으면 한다.

청년위원회가 이런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다른 위원회에도 젊은 약사들의 자리를 일정 수준으로 마련한다면 분명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기회가 정례화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또 여러 위원회에서 젊은 약사들이 참여하게 되면 관련 회무 경험을 축적할 수 있어 향후 약사회의 중요한 인적 자산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밖에서 본 약사회와 안에서 본 약사회는 달랐다

밖에서 바라봤던 약사회는 약사 직능 전체의 이익보다는 소수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단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 주요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이 때문이라는 냉소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서 보니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약사회와 타 보건의료단체, 시민단체 등이 현안마다 다른 생각을 갖고 대립하고 있는 만큼 회원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속 시원하게 내놓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단순히 의지만 갖고는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동안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약사회의 행보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 시대에 부합하는 쌍방향 소통 채널 활성화…디지털콘텐츠위원회 신설 이유

디지털콘텐츠위원회는 37대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신설된 조직이다. 약사회가 회원, 국민과 실질적인 쌍방향 소통을 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준 결과물이라고 본다. 아직 위원회의 명확한 업무나 범위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일단 큰 틀의 회무 방향성을 설정하고, 세부적인 부분을 체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홈페이지 리뉴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홍보 채널을 다양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고, 약사회가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닌 댓글 등을 통해 소통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약사회가 시대에 맞게 소통 방식의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 공감 불러오는 킬러 콘텐츠 발굴 적극 추진

소통 채널을 다양화하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없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아직 기획 단계이기는 하지만 의약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매년 진행되고 있는 건강서울 페스티벌의 온라인 버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좋은 반응을 얻을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이 부분은 꾸준하게 국민들의 니즈가 있는 영역이라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설령 반응이 좋지 않더라도 외부 피드백을 통해 개선점을 찾고 빠르게 바꿔가면서 최적의 대안을 찾아가려고 한다

서울시약사회는 대국민용, 대회원용으로 홍보 체계를 이원화 예정이다. 회원을 대상으로 한 홍보는 약사회 회무 경력이 길지 않아 많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경륜이 있으신 이사님들의 조언을 경청하고 배우면서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나갈 예정이다.

≫ 국민 지지와 내부 단일대오 현안 해결 실마리

서울시약사회가 올해 주요 회무로 제시한 비대면 진료 및 약 배송, 성분명처방 등은 국민들의 지지가 동반돼야 해결 가능성이 높은 사안들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약사사회 내부에서도 도대체 이걸 왜 해결을 못하냐, 의지는 있는 것이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데 일단은 약사회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비대면 진료 및 약 배송은 코로나19 이후 갑자기 부각된 이슈인 데다 국민들의 반응도 전반적으로 호의적이라 의약품 투약 안전성 등에 초점을 맞춰 약사회의 입장이나 반대 근거를 꾸준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약사회가 주도권을 뺏기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

성분명처방의 경우 오랜 기간 답보상태에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민들의 무관심이라고 본다. 일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 직접 체감되는 부분이 제한적이다 보니 그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약사들이 의견에도 반감을 드러내는 것 같다. 때문에 성분명처방 자체를 직접적으로 얘기하기보다는 현실화되면 무슨 도움이 되는지, 어떤 실익이 생기는지부터 차근차근 알려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 단기에 성과낼 수 있는 프로젝트부터 우선

디지털콘텐츠위원회에서 일하게 된 만큼 국민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는데 앞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또 중장기 계획 설정에 집중하기보다는 단기 프로젝트를 우선순위에 두려고 한다. 성공 결과물을 자주 접해 봐야 보람도 느끼고, 회무 의지도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미디어팀과 디지털콘텐츠위원회는 해당 이슈를 담당하는 팀과 위원회가 큰 틀의 정책 방향성을 제시해야 비로소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사업들이 속도를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 “상대의 시선으로 봐야 대안도 보인다”

약사회가 직능단체로서 두터운 신뢰를 얻고 산적한 현안을 하나씩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약사 입장에만 매몰되지 말고, 국민들과 타 직능단체 등의 시선으로도 해당 사안을 면밀하게 살펴보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주장만 내세우다 보니 괴리감만 커져 해결책은 멀어지고, 대립만 더 격화되는 결과가 되풀이되고 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를 살펴봐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논리와 근거를 찾아낼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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